정원의 주인이 된 정원사
BY 푸나무 ON 10. 16, 2013
나는세상을떠도는집(양장)
저자
조병준
출판사
샨티(2007년09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시인들은어쩌면부끄러울지도몰라
시를가득가득써내는것은
안을비우는일이거든.
비운다는것은언제나‘부시다’’청결하게하다’를품고있어.
품고있을만하면왜비워내겠어
지저분하거나
천박하거나
사랑스럽지못하거나
증오나
미움,….
결국비우다비우다또비우다비우다보면
괜찮은것들까지비워내게돼
알게모르게습관이들어버리거든.
샤워하는것과비슷해.
샤워안하면잠못든다고…
아그러셔요그러면평생목욕안하고사는티벳인가몽곤가그즈음어느동네사람은
날마다죽겠네요.
의사가말하곤하지
체중을낮추시오다리에관절에무리가가잖아요.
맞습니다.맞아요.
시인은더욱열심히비워내기시작했어.
어느때는그속에얇다란주걱을넣어아주싹싹긁어내기도해.
시인은겨우조금시원해졌어.
다비워내버리니….얼마나시원하겠어.
어느날시인은가벼워진몸으로산책을나갔어.
근데아주익숙한것들이여기저기걸어다니는거야.
아니저게뭐지?
그럴듯한옷까지차려입었네
저익숙한포즈는또뭐야/
시인은황망했어
자루를찾아쓰레기들을담으려고했지
너무나가벼워서이리저리날아다니는거야.
시인은후회했어.
오마이갇,……
시를읽을때마다이와같은생각이조금들곤했어.
좋겠다.시를토해내서
좋겠다.비워내서
좋겠다.부끄러워서
좋겠다.틀림없이가벼울거야.
////////
조병준의시하나…
기니까아주짧게
단하루만이라도자신의정원을갖는것이꿈인솜씨좋은정원사이야기
머리좋은사람이계약을맺어딱하루그에게정원을소유할것을약속….
정원은너무나아름다워지고또아름다워지고주인은정원으로돈을많이벌고….
일년중하루무지막지하게정원아름답던날정원사는그하루주인이되었다.(요약)
다음날아침사람들은가지하나없이모조리잘려나간정원을보았다.술병에미끄러져자빠지면서정원사는폐허가된정원을한없이돌고있었다.
‘내소원이무엇이었는지알아
내몫으로정원하나를갖는거였어.
내평생에하루였는데,손봐줄가지가없었어‘/조병준/
나지막한콘트라베이스가함께웅웅거리는….
음유시처럼느껴지던이시를보며
나는현대미술을떠올렸어.
당신은
정원사를
이해할것인가
이해하지않을것인가…..
시인이사랑했던기형도에게바치는시도있더군.
(전략)
비내리면기억들이함께내린다
비에약한마을
작은빗소리에도커다란그릇들은잠을깨고
어린아이와늙은개도쉽게올라가도록
지붕이낮은집(후락)
시인은기형도와절친이었대
시인의그집에서기형도도자주있었대.
시인의집에서시인을생각햇네
세상에없는시인의시를
비오는날의
그리움같은,
이승에없는사람에대한그리움은얼마나지독한가…를
어린아이처럼궁금했네
왜사람들은빨리죽는걸까,
사랑덩어리
사랑해서데려가고
사랑으로남고….
나도세상을떠도는집이되고싶네.
여행가라집을지고다닌다는시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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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軒
2013년 10월 16일 at 9:05 오후
정말시를쓰시는분들좋겠어요
속의감정을다털어내어서요
근데아는분시인으로등단하셨는데
이분만나면좀부담…
만난다음만남을분석,,글로올려놓는수에당췌…ㅌ
몇일만이예요..푸나무님..
그래도오늘은일등했네요..ㅋ
좀산만한며칠이었거든요
쌀쌀하지만기분좋은아침입니다…
글읽으며아침부터힐링됐어요….ㅋ
좋은하루되셔요….ㅋ
푸나무
2013년 10월 17일 at 2:17 오후
송헌님무지부지런하신가봐요.
일찍부터
제글과송헌님댓글이
주인이되어있었네요.
제글만있었으면쓸쓸했을것을
송헌님댓글과둘이다정하게잘놀았겠다싶네요.
오늘아침일찍저어기화천다녀왔거든요.
무엇때문에산만하셨을까,.
오늘종일서늘하더군요.
아주열심히걸었는데도
바람막이쟈켓을벗지않고다녔으니
가을이정말깊어가나봐요.
아카시아향
2013년 10월 17일 at 6:41 오후
올려주신정원사이야기를읽다보니
옛날국어책에서읽었던무슨정원얘기가떠오르네요.
멋진정원을가졌으나
아무도들어오지못하게하는바람에
그정원엔일년사시사철찬바람에마른가지만휭~
어느날,담사이로동네아이들이하나씩들어와놀게되자
온정원이꽃들로만발하게되었다는…
(올려주신시와는전혀손발을못맞추는정원얘기였네요;;)
조병준씨가누구신가?찾아봤습니다~
어디선가?성함이익숙한듯해서요…
덕분에시감상!!^^
참나무.
2013년 10월 18일 at 2:12 오전
본문과상관없는…
오늘조간이우환씨수상소식듣자마자왜푸나무님이젤먼저생각났을까요
역사박물관(18일)에서수상식있다던데-언제였다…질문하고싶다셨잖아요..^^
푸나무
2013년 10월 18일 at 3:12 오전
아하,
그정원도있었네요.
시인을알고읽는시와
시인을모르고읽는시가차이가좀있겠지요?
푸나무
2013년 10월 18일 at 3:23 오전
참나무님글읽고여기저기검색해봤더니서울역에서하는군요.
19일
그럼내일인데…
근데갈수있을까요?
시상식이면가족들…주최자들그리고관련인사들로만원일텐데…
나같은소시민…
질문아니고이야기듣고싶다/….였어요.
이우환푸나무
연상을하셨다니
그것만으로도감읍…하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