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대한 예우

국화분하나를샀다.가을에대한일종의예우였다.그렇지않은가.빨갛게열매익어가는남천나무도없고시들어가는맨드라미도없으며찬서리에색깔미워져가는과꽃한그루도없다면,그러니가을뜨락없는사람이라면필히국화분하나는사서거실에두고국향호흡이라도드문드문해야하질않겠는가.제주도에가면자생으로크는선인장단지가있다.그곳엘가면선인장국수선인장수제비선인장차선인장닭볶음등등온통선인장음식이다.해저물무렵그동네에들어섰는데그때쯤초록선인장은옅은회색빛으로변해가더라.어둠은엿기름이쌀알삭혀내듯빛을삭혀낸다.당연히어둠이삭혀낸빛은달콤한감주처럼몽환적인색이된다.선인장두그렇더라니까그밝은회빛이낮의초록보다….더새겨지더라는것,호흡이라하여뭬다를게있겠나.국향이깃든공기를호흡하면국향호흡이되는게지.정치하는사람들의손바닥뒤집기보다더쉬운말바꾸기나어조바꾸기혹은위치바꾸기비슷한가벼운어조가없지않아있지만그래도그네들에게는없는쓸쓸한로맨스가거기자리하질않는가.서글픈대체요법이라치더라도그도안하면너무가없는일아니겠냐며가을이나무랄것같기도했다.화분을하나고르고난뒤핸드백을여니카드가든지갑이없다.기이한일이다.분명이핸드백을들고나오면서보라색작은지갑..평소에는카드와운전면허증만달랑들어있기가십상인그지갑에돈도구만원들어있었다.그래서조금더큰노랑지갑을보면서아지갑이두개구나라는생각을하면서백에작은지갑을넣었는데사라진것이다.차에이미화분은실어놓아서어떡하죠화분다시내리시겠어요.아니면제가나중에송금해드릴까요.했더니떼먹을사람처럼보이지는않았던지보내달라며명함을준다.그리고그때부터조금전의행적을뒤집고또뒤집어보았고도무지잃어버릴곳이없는시간과곳이라는진단을내렸고그대로음악회를갔다.정경화의연주보다지갑생각이심각하게더많이났다.생각해보니돈도지갑도없으니주차료는어쩐다.다시집으로갈까하다가생각해보니지인이음악회를온다고했었다.카톡을했다.주차료좀주세요..주차료뿐아니라음악회팜플렛까지사주신다.그나저나이지갑은도대체어디로간거야.아무리여기저기가령집이나차안을잘찾으면나올것이라고기대를했는데나오지않아서결국오늘카드분실신고를했고주민등록증보다더부담없이내품에있던운전면허증은어디가서또재발급을받아야지….근데이게무슨문젠가분명지갑이두개네하고넣었는데사라지고그러고보니기억속한자락에그지갑을만지작거린기억이나기도했다.그때가언제인지….한참전것인지바로조금전것인지이문제를어떡하면좋은가멀티테스킹은고사하고바로앞손에들고지갑에넣으며생각까지한이상황속에서어디에무엇이잘못된것일까,돈구만원도그렇다.이럴줄알았으면그사람주는건데사실며칠전지하철을탓을때나이많이들어보이는뇌성마비이신분이전단지를내무릎위에놓았다.다가오는사람에게작은거라도가지론이기도하지만그분에게는왠지마음이더갔다.지갑을보니딱오만원짜리두장….결국인색한마음에못주고말았는데이럴줄알았으면그사람에게한장이라도주었으면….그런데여기까지생각하다가인생자체가통째로이럴줄알았으면…..으로풀이될수도있다는생각이불의갈라진혀처럼보이더라.결국생은무수한선택으로이루어진,생이촘촘이스웨터하나만들어가는뜨개질이라면잃어버린코와빠트린코로인해그스웨터는과연…..종일집에서책읽다신문읽다인터넷에서글읽다를반복했다.가끔엄마랑감먹고포도먹고보성에서부쳐온양식토하젖에밥비벼먹고전화몇번카톡몇번….오늘하루무엇인가를전혀잊어버리지않는하루라면오늘내코는빠지지않는것일까,엄마는오늘도내게그러셨다.아야니가인자앞으로안늙고딱그대로만있으믄조거신디말이다엄마지금도이미늙었고앞으로도계속늙어갈거예요.그러고보니울엄마참나무님붙여주신이름대로채송화같은꿈을꾸고계신것아닌가

사진은시월하순제주

12 Comments

  1. 참나무.

    2013년 11월 4일 at 1:40 오후

    어쩜이리도비슷할까…
    카드,지갑,손전화,이어폰.얇은책..아참디카까지
    완벽하게다챙겨나갈때가거의없답니다

    어제예배마치고’선재2시’…이거적을때영화제목안썼는데
    매표소에서2시시작하는영화가뭐지요물은사람여깄습니다…

    한강까지가서아기재워이제사겨우눕히고시간이나네요…
    영화리뷰올리다만거완성할기력이남았을까요…

    한며칠간당밤음이미선대신이상한진행자여엉낯설어혼났는데…
    오늘은돌아왔나봐요…엘그레꼬’도서관에서만난사람듣고있는중…

    주루룩읽고그냥나가려다참나무소리에까무작놀라서주절주절…

    자꾸정들어어쩌나’아야채송화어머님’

       

  2. 푸나무

    2013년 11월 4일 at 2:06 오후

    글세참나무님하고저하고엄청비슷한게많다니까요.
    계묻을까요?^^*
    아마도제생각에저두
    선재에가서
    두시에머하죠?그것주세요….
    할것같아요.하하   

  3. trio

    2013년 11월 4일 at 2:57 오후

    계하시면저도끼어주실래요?ㅎㅎㅎ
    밀린글주루륵읽고서울생활이부러워지네요.ㅋㅋㅋ
    그동안이웃이아니었었나봐요.고마워요.
       

  4. 쥴리아스

    2013년 11월 5일 at 12:18 오전

    가을에대한예우는’돌아다니며노는것’이아닌가요?ㅋ이휴이제그만놀아야지…   

  5. 푸나무

    2013년 11월 5일 at 2:07 오후

    그러게요
    트리오님과제가이웃이아니라면누가믿겠어요.
    기사님이라면혹몰라도….

    근데정말계할까요?
    기억계,,,,
    엄청큰계다요억이들어가니ㅎㅎ   

  6. 푸나무

    2013년 11월 5일 at 2:10 오후

    쥴님.
    지금자랑하시는거맞지요?
    단풍이랑아주놀기좋은시간이죠.   

  7. 조르바

    2013년 11월 5일 at 2:47 오후

    지갑은찾으셨어요?
    엉뚱한곳에고이모셔져있지않을까요?^^

    건망증도사여기도있숨메다..ㅋ   

  8. 푸나무

    2013년 11월 5일 at 2:52 오후

    하하
    어디선가나올까….
    기대해보고있는데
    아무래도어디선가빠뜨린쪽으로가닥을잡아야할것같아요.
    동지반갑수다래!ㅎㅎ   

  9. 인회

    2013년 11월 6일 at 7:55 오전

    저도가을에는꼭다발로묶어진국화를서서커다란항아리에꽂아놓던지..
    화분을통째로사서놓던지합니다.

    푸나무님말씀대로가을에대한예우지요.
    또그렇게해야할것같아요.

    "저도몇년전카드에운전면허증이있는지갑을마트에서계산까지하고나왔는데살아졌습니다.지금도몇년전복사해놓은운전면허증을재발급도안한채가지고다닙니다.ㅎㅎ

    분명히잘두고못찾는것인데…이젠포기했습니다.ㅎㅎ,
    손에들고차키찾고,손에들고전화기찾고..ㅎㅎ

    이렇게하루가갑니다.   

  10. 푸나무

    2013년 11월 6일 at 2:24 오후

    아하복사해놓은운전면허증….
    저두그것가지고다닐까봐요.
    재발급하려면가야하고사진찍어야하고….
    요즈음은머차번호
    생년월일대면주르륵나오던데….
    주민증면허증그것없이손지문이나홍채인식….
    이러면좋을텐데요,

    아직도어디서나올까…하는데
    흘렷으니이렇게안나오는거겟죠?
    리본달린아주맘에드는보라색지갑인데….
    인회님다니시는곳,
    보기도숨차요….ㅎㅎ
    하여간대단하시다요.   

  11. Lisa♡

    2013년 11월 10일 at 10:06 오전

    결국못찾았군~~~   

  12. 푸나무

    2013년 11월 10일 at 3:20 오후

    여러분….그제야지갑찾았습니다.
    어디서찾았냐면
    차뒷칸의자이상한사이에서요…..
    차를여러번뒤집어보았는데도저는못찾고우연히마이브라더가찾았답니다.
    혹시밥에티들어가면
    저에게는안나오고브라더에게
    나오거든요..
    여러동지님들께보고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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