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시 이십 분

다음생애에여기다시오면

걸어들어가요우리

이길을버리고바다로

넓은앞치마를펼치며

누추한별을헹구는

나는파도가되어

바다속에잠긴오래된

노래가당신은되어///강릉,7번국도/김소연

잘닦여진길위에서바다를보다

비내리는시간은하늘의깊이가더욱깊어지는날이오.

창가..나뭇잎사이까지하늘이내려와있소..

비와눈은하늘이사람에게하는다정함의표현,혹쓰다듬아닌가..

그래서시들어가는사람조차

좋아하는사람의그윽한눈길을받은것처럼설레게하는건가.

한참을밖을내다보다가

신문을보다가..

.커피를마시다가

그리고기차는8시에떠나네를듣고있소.

왜하필8시일까….7시도아니고

그러고보니네시이십분이생각나오.

새벽네시이십분에가장많은사람들이자살을하고

오후네시이십분은젊은아이들이마리화나를피우는시간이라하오.

아오늘신문의그들,86세동갑부부말이오.

그들도새벽네시이십분에혹결심을했을까

밤새내침대에누워서도란거리며이야기하다가

기사에는없었지만아마아주좋은포도주두어잔은마셨겠지.

그리고술이주는약간의로맨틱한시선으로

자신들을바라보고세상을기억했을거요.

어쩌면조금냉정한이야기일지몰라도

평생연인이자지적동반자인그들은..

자신들의사랑보다늙음을소진을쇠락을더선명하게여겼을지도모르겠소.

거기에늙음이주는아픔이나고통공포도

섬세하게느꼈을것이고…..

그러나이유야어찌됐던.

누구나다죽는다는그관념을

그들은풍부한지력으로체화했을것이오.

그래서죽음은누구에게나약간의시간차라는….

것을확신했을것이고

그래서떠날용기를지닐수있었던것아닐까.

참결고운사람들이오.

60년을살아온부부가신혼꿈을키우던호텔을

세상의마지막장소로정한것

아마그들은살아오는동안

서로에게아주예의바르게아주친절하게아주로맨틱하게대했을것같소.

그들이평생을서로에게지켜온

신뢰나사랑.관심배려는얼마나그윽하고아름다운지.

낯선여인혹은낯선남자들에게서느끼는

화려하나경박하기그지없는몰입의감정이

그들이라고찾아오지말라는법있었겠소.

찾아오고흔들리고소진시켰겠지.

그러나그들은선택했던거요.

매순간에서로를

어쩌면삶은매순간이시작이기도하지만

매순간이마지막이기도하오.

시작과끝은맞물려있는데

사람들은거의가다시작을훨씬중요하게여기곤하오.

그들의마침,

그들의마침표가아름다운이유기도하오.

나는종교적인이유로자살은절대하지않을생각이오.

누추해지면누추해진대로흉하면흉한대로열심히살다가….

아무도바라봐주지않고아무도기억해주지않더라도

그런그들을내가먼저기억하며

그래도외로울때는

가장가까이에있는나무를벗삼고풀을동무삼아

누군가내영혼을데려가실때까지

새벽네시이십분의스산함과우울,

날카롭고예민한

시간의손길을견뎌낼참이오.

오늘새벽에도새벽기도를할때

세상의무수한일들하찮아보이는시간이다가왔소.

그러나이내대범한마음이생기며

오히려이루지못한것들을서슴없이놔버리는,

지니지못한것들에대한미련을지우기도하는,

시간도다가왔소.

가끔시간은

내게다가오는,

나의것인가생각도들지만,

시간이지닌고유의색채가있어,

마치향수가사람들과의합환작용을일으켜그만의독특한향이되어지듯

시간도내게다가와나아닌어떤것과의합일을이루어가는게아닌가..

.생각도했었소.

가까운여인이눈내리는사진을보여주니

어느여인은문경세재눈내리는풍경을보여주었소.

그리고또다른여인은

아주귀여운눈사람그림아래눈눈눈을적어보냈소.

무엇인가하늘에서내리는날은

어디론가떠나라는사인같기도하오.

특히하늘이보이는곳으로,

적어도열려있는공간속으로.

그리하면나도한귀퉁이하늘의모습이될거라는..

그러나나숨쉬는이곳은아직도눈전이오.

베르나르와조르제트카제

그들의죽음으로알게된이들의이름을

아는듯불러보는….

저물어가는십일월의끝무렵이오.

카톡으로보내온오늘눈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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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1. J cash

    2013년 11월 27일 at 12:13 오후

    남자가늙어가면테스토스테론이떨어지며
    쉽게감정이여려지고여성화된다는데..
    저도아침에그기사를읽고…
    가슴이아리며
    울컥한마음이들더군요

    최고의지성인이며
    평생연인이자지적동반자였다는
    동감의노부부가
    60년전의신혼의추억이어린호텔에서
    스스로생을마감했다는것이…왠지
    아름다운생의마감같기도하면서ㅡ
    그부부의60년간의지적대화가흔적도
    없이사라진다는것이허무하더군요

    그기사를읽으시고
    잔잔하게정리한푸..님의글을
    읽으니..
    마음이차분해집니다
    .   

  2. 지안(智安)

    2013년 11월 27일 at 1:47 오후

    아그네스발차의기차는8시에..
    너무좋아했어요.

    오늘은춥고쓸쓸한날이맞군요.
    프랑스정부는법제화를추진한다는데..
    품위있게죽을권리.   

  3. 푸나무

    2013년 11월 27일 at 11:49 오후

    제가좋아하는두분께서나란히…ㅎㅎ
    사실어제저글쓰려고마음먹을때는
    저위의시가좋아서
    그리고노래와엮어서써야지하며
    시작했는데
    일곱시여덟시시간속에서
    의도없는글속으로훌쩍글이넘어가버렸습니다.
    아마제이님블탓인지도…ㅎㅎ
    대화만사라질까요.
    사실죽음은모든것이사라지는일이기도할테니까요.
    사실보이고느겨지는것은
    조금더많았는데
    차가워보여서…
    숨이멎으면몸도차가워지니
    주변이라도따뜻해야할것같아서요.
    엄청추운날인데
    이제외출해야합니다.
    따뜻하게지내셔요.
       

  4. 푸나무

    2013년 11월 27일 at 11:54 오후

    구채구여행을같이간고등학교때쌤도
    아그네스발차의기차8시를엄청좋아했어요.
    이상하죠어떤노래는수십년을자주들어도
    여전히좋으니요.
    마치새로운노래처럼좋아요.
    모든새로운것들에혹하는
    내안의얇은것들이
    노래좋아하는세포에게
    배워야할미덕같아요.
    저는이제
    나가서아는사람모른느사람에게
    미소를띄어야할자리에가요.ㅋㅋ
    이상한연상이드네.
    근데이제나이드니
    이런표현이느긋해요즐겁고…

    언니도오늘추운날따뜻하게지내시길….

       

  5. 소리울

    2013년 11월 28일 at 4:44 오전

    희망이란단어가살아있는한죽음이라는쪽으로기우는것보다는삶이란단어에비중을더두고싶네요.
    그기사는정말충격적이었어요.
    행복전도사의죽음에서와마찬가지로…   

  6. 騎士

    2013년 11월 28일 at 5:20 오전

    D에게가생각나는아침
    마누라를화장장화구에넣을용기가
    없어서같이죽는다는

    늙음은추함이라고
    추한꼴보이기싫은
    그러나생의본능은
    그어느것보다강한것
    인간의마지막소원이
    단하루라도더살고싶다는
    것이라는데

    그강한본능을초월하는
    그무엇

    영혼의실체는사랑이라고
    영혼을잃은육체는좀비가되듯이
    사랑을잃은육체도좀비와다를바없어
    좀비로사느니죽겠다고?

    인간은자기의지로
    생명으로태어나지못했고
    누군가가주신것인데
    내맘대로
    누가주신생명을감히?

    죽음을찬양함은
    신을조롱하는것
    죽음은아름답지않은것
    찬양해서는안될
    어두운것

    내의지로태어난생명이아닐진대
    거두어가실때까지기다려야하는것
    그러나한편으로는
    때에따라아름답기도한것

    그래서어쩌자는거냐구요?
    잘모르것시유
    인생을잘모르니…..

       

  7. 푸나무

    2013년 11월 28일 at 9:35 오전

    소리울님
    아마우리모두에게
    그랬을것같아요.
    저위의제이님께서는정말울컥하셨다구요.

    조금서늘햇어요.
    약간의오한….
    그러다가도
    둘이함께라서덜무서웠을까
    덜외로웠을까.
    그런데그전에그들은얼마나많은죽음에대한이야기를나누었을까요.
       

  8. 푸나무

    2013년 11월 28일 at 9:41 오전

    기사님저는울엄마를보면…
    삶에대한의지긍정기쁨이런모든것들이
    사람의정서한가운데에아주큰자리를차지하고있는거아닌가.
    늙음은
    즐거움도없고
    재미도없고
    볼품도없고
    제가보기엔그럴것같은데
    아주작은것들이엄마를즐겁게해요.
    따뜻한날씨,
    다정한한마디말,
    맛있는음식,
    그리고울엄마효녀보다더효녀인전동휠체어….
    무엇보다하나님….
    아이고허순덕이것이머시길래….ㅎㅎ
    아마우리도그렇게늙어갈거에요.
    기사님만인생을모르는게아니라
    인생을아는사람이
    어디있겄시유.

    이년전글
    기사님덕분에재탕한번했어요.
    그림기억나시죠?
       

  9. 디오스

    2013년 12월 1일 at 1:01 오전

    부드러운11월의밤을돌아
    깊고도흰
    12월로왔습니다.내가태어난달
    마침일요일,내가났다는..
    오늘은태어나니새얼굴이있군요
    보이진않지만분명활짝웃는.

    이날죽는이야기가있네요…

    내가나의인생과헤어지는때,
    보내야하는그인생에는이제
    새웃음하나더큰획되어담겨있겠습니다.

    (이거원,Hi도하기전에Bye부터신고해두는게마치
    애기들말배우기같습니다.
    아기들보면ByeBye부터배우데요,Hi전에.)
       

  10. 디오스

    2013년 12월 1일 at 4:06 오전

    PS;
    그들부부의죽음에는신도예측못했을순진함이있네요.죽는인생,죽는아내-그것도내꺼라고,그것도주어진책임이라고,팔십여섯나이에성실히보듬어마무리짓는..그걸자살이라고부를순없지요.생을함께건넌동지에대한의리이며생을내린조물주에대한예라고보입니다.창조주도그런철저한자존심은인간에게기대하지않았을것입니다.인간이단한번,신을떼어놓네요;ThisisMYbusiness.라고…내일이니간섭말라고.
       

  11. 푸나무

    2013년 12월 1일 at 5:28 오전

    아진짜요?ㅎㅎ
    정말깊고도흰12월이기도하네요.
    음,
    맘에들어요깊고도흰12월.

    오늘이생신이시라구요.
    우리교회에서도어느장로님생신이셔서.
    떡이랑…케익이랑….찰밥이랑풍성하게차려서먹었습니다.
    어린아이어른생일축하노래부르구요.
    그래도이만하면….
    아주짧은순간이라도기뻣을것같습니다.
    기쁨은순간이지요.
    거의가다요.
    생일축하…는당연히많이받으셧을것같구요.
    대다수사랃들은…
    눈앞에사람들만으로만족하는데
    아마도디오스님께서는
    엄마생각을하셨을것같기도하네요.

    큰획은아닐지라도
    새웃음…
    으로
    덧입혀진기념으로
    이따만하게….
    (양팔벌린)
    축하드려요.ㅎ

    그러고보니바이…부터배우네요.
    글한꼭지거기엿보이는데요.ㅎㅎ

    PS로쓰신
    글에는생각하신부분이
    커다란호수라면,
    제그릇은작은쪽배구오.
    혹시정련된증류수라면…
    그래본적이없어이해불가
    불가사의해요,

    순진함이란단어부터…턱걸리는데요.ㅎㅎ
    그리고그이후부터계속걸려요.
    조물주에대한예>>>>자존심도일상적으로쓰인것같진않구요.
    기대는…무슨기대신가….예배외에별로생각해본적이없구요.
    마이비지니스…
    와간섭의거리두요.

    오늘아침우리동네는엄청나게많은안개가
    끼었어요.
    안개의모호한기운이….
    제게침범해오는것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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