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시 이십 분
BY 푸나무 ON 11. 27, 2013
다음생애에여기다시오면
걸어들어가요우리
이길을버리고바다로
넓은앞치마를펼치며
누추한별을헹구는
나는파도가되어
바다속에잠긴오래된
노래가당신은되어///강릉,7번국도/김소연
–잘닦여진길위에서바다를보다
비내리는시간은하늘의깊이가더욱깊어지는날이오.
창가..나뭇잎사이까지하늘이내려와있소..
비와눈은하늘이사람에게하는다정함의표현,혹쓰다듬아닌가..
그래서시들어가는사람조차
좋아하는사람의그윽한눈길을받은것처럼설레게하는건가.
한참을밖을내다보다가…
신문을보다가..
.커피를마시다가…
그리고‘기차는8시에떠나네’를듣고있소.
왜하필8시일까….7시도아니고…
그러고보니네시이십분이생각나오.
새벽네시이십분에가장많은사람들이자살을하고
오후네시이십분은젊은아이들이마리화나를피우는시간이라하오.
아오늘신문의그들,86세동갑부부말이오.
그들도새벽네시이십분에혹결심을했을까…
밤새내침대에누워서도란거리며이야기하다가…
기사에는없었지만아마아주좋은포도주두어잔은마셨겠지.
그리고술이주는약간의로맨틱한시선으로
자신들을바라보고세상을기억했을거요.
어쩌면조금냉정한이야기일지몰라도
평생연인이자지적동반자인그들은..
자신들의사랑보다늙음을소진을쇠락을더선명하게여겼을지도모르겠소.
거기에늙음이주는아픔이나고통공포도…
섬세하게느꼈을것이고…..
그러나이유야어찌됐던.
누구나다죽는다는그관념을
그들은풍부한지력으로체화했을것이오.
그래서죽음은누구에게나약간의시간차라는….
것을확신했을것이고
그래서떠날용기를지닐수있었던것아닐까.
참결고운사람들이오.
60년을살아온부부가신혼꿈을키우던호텔을
세상의마지막장소로정한것…
아마그들은살아오는동안
서로에게아주예의바르게아주친절하게아주로맨틱하게대했을것같소.
그들이평생을서로에게지켜온
신뢰나사랑.관심배려는얼마나그윽하고아름다운지.
낯선여인혹은낯선남자들에게서느끼는
화려하나경박하기그지없는몰입의감정이
그들이라고찾아오지말라는법있었겠소.
찾아오고흔들리고소진시켰겠지.
그러나그들은선택했던거요.
매순간에서로를
어쩌면삶은매순간이시작이기도하지만
매순간이마지막이기도하오.
시작과끝은맞물려있는데…
사람들은거의가다시작을훨씬중요하게여기곤하오.
그들의마침,
그들의마침표가아름다운이유기도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