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품격

어제오후아주잠깐이상한눈이내렸다.

눈이아니라눈줄기였다.

마치세찬작달비처럼눈이하얀빗금을아주굵게그으며내렸다.

처음보는눈발이었다.이런눈도있구나아참사진을찍어줘야지

카메라를가지러방에들어온틈에눈줄기는멈추고희끗한눈발들로변해있었다.

언제그랬냐는듯천연덕스러웠다.

장자가죽을때가되자장례를성대하게치르려고제자들이돈을모으기시작했다.

장자왈

내가죽으면하늘과땅이관이되고해와달과별들이나와함께묻히는보물이된다.

세상만물이내게준선물이거늘무슨부장품을찾느냐.

제자들이말했다..

고명하신스승님을독수리와까마귀가파먹을까봐걱정이되옵니다.

장자가웃으며대답했다.

노천에있으면까마귀가먹고흙속에있으면개미가먹는것이당연한데

왜까마귀의입속에있는것을빼앗아개미에게주려고하느냐이것은편애가아니더냐?

죽음을대범하게직시하며유모러스하게이야기하는장자,

<인생의품격>은쟝사오헝한쿤이공동으로지은책이다.

그리고윗글은이책의네번째챕터

마음관리법중제1부정적인정서를어떻게관리할까’,의주된내용이다.

북경대교수였던지센린의어록

난즐거움을잃는것이희망과재미와모든것을잃는것임을깊이깨달았다.”

지센린의어록은깊이있고장자의죽음에대한태도는배우고싶은해학과해탈을지녔지만

문제는그둘이한강의안에서(강의라기보다는아주짧은에세이지만)

물과기름처럼보인다는데에있다.

책을읽는동안도무지마뜩찮았다.

<인생의품격>

책의내용을나타내주는소제가

북경대인문수업에서배우는인생수양법이다.

책의차례에들어가면제1..2….

그러니나는당연히인문대교수들의강의..

그중에서도엄선된강의를기대하며독서를시작했다.

전혀아니었다.

인문학의대가들.그들이이야기한..혹은저서에쓴

글한토막을가져다가장샤오헝한쿤이마음대로배열하고풀어쓴책이다.

풀어쓴글에도다시공자나맹자장자그리고소식..왕희지등

유명한사람들의일화가태반이다.

북경대인문수업으로여긴것은나의오독때문인가.

이책은다섯개의챕터로나눠진다.

자신에대한예의,

타인에대한예의,

삶에대한예의,

마음관리법,

리더의품격,

첫챕터

자신에대한예의1강은루쉰의어록으로시작한다.

희망이란있다고도할수없고없다고도할수없다.

그것은마치땅위의길과마찬가지다원래땅위에는길이없었다.

걸어가는사람이많아지면그게바로길이되는것이다.

그리고이말보다더큰글자로써진제1강의제목은

가슴깊숙한곳에서울리는내면의소리를들어라

이다.

논리력이일천해선지이해력이풍부하지못해선지나는도무지알수가없었다..

루쉰이한말은어디에서어떻게무엇에기인되어있는말인가.

전후좌우,근원을알아야이해를할수있는일아닌가.

물론채근담도있고잠언도있다.

아주짤막한한마디명징한언어가비수처럼예리할수도

사람의심장을찌를수도있다.

그런데이책은그것도아니고저것도아닌

가령루쉰의말과내면의소리에어떤줄을이을것인가..

물론텍스트적인문장들….자기마음대로적절하게해석해제할수있다.

그러나사실이그렇다면

왜북경대인문대수업이들어가는가말이다.

글에인용된문장을쓴,혹은사용한사람들이북경대교수라는것외에.

그어떤접합점도없어보이는데…..

그리고보다더솔직해보지면루쉰에대한풀어쓴이야기도

썩그다지융화되지않았다.

어느날왕희지가길에서부채를파는할머니를만난다.

부채를못파는할머니가안쓰러워부채에글을써주며

왕우군이써줬다고말하라고한다.

부채는순식간에팔렸다.

아흔다섯번째생일을맞은오늘네나이에한살이보태졌다.

나는또한해를죽은것이다.그러나달라지는것은없다.

나는또다시오늘을산다.

군자는현명해서무능한사람을받아들일수있고

지적이어서어리석은사람을받아들일수있고

박식해서학문이얕은사람을받아들일수있고

순수해서복잡한사람을받아들일수있다.

중국속담

똑같은쌀이100가지모양의사람을키운다.

공자도말재주와외모로사람을취할때가있었다.

탐천이란샘이과연있을까

.

류하혜는

관직이비천해도그만두지않았으며

민간에서자신이잊혀져도원망하지않았다.높은자리에있을때는

재능있는사람을추천했고가난해도걱정하지않았다..

맹자가류하혜를칭찬했다.

1척높이의나무는반드시나무마디가있고1촌크기의옥은반드시반점이있다.

완벽한순금은없고완벽한사람도없다.

남송의시인육유

인간세상의흥함과쇠함을보니

부귀했던적도없고가난했던적도없구나.

그러고보니리뷰를쓴다는것,

글을읽는다는것은그이전과다름이있어야할터,

가령류하혜의태도를보고나서

그가관직이비천해도그만두지않은것처럼

자신이잊혀져도원망하지않은것처럼

책이조금마음에들지않는다하여

이리날카로운눈초리를들이밀어야할것인가.

육유의시를보고나서는

부귀와가난조차먼지처럼여겨야할터

책의제목과안의내용이조금맞지않는다하여

이리발끈한다면

<인생의품격>이높아지겠는가.

타인의행위를나의거울로삼는것이인문의발걸음이라면

분석과잣대는나를향하여야할터.

글줄기가날카롭구나.

어제내린갑자기한눈처럼….

중국속담에

천추의공로와죄과는뒷사람이평가한다

고했는데

오늘도무능한사람을받아들이는현명함이없어서

어리석은사람을받아들이는지성이없어

군자로서의삶은틀렸구나.

오호,애재라!!!

*색깔있는글씨는책내용

4 Comments

  1. 벤자민

    2013년 11월 27일 at 3:14 오전

    인생의품격이라
    오늘은솔직히어려워서댓글은좀ㅡㅡ

    대신
    손가락을보니까
    머리가상당히비상하시겠고재능이뛰어나시겠네요
    우린손반만봐도압니다^^

    커피는평소안마시니사양합니다ㅎㅎ   

  2. 푸나무

    2013년 11월 27일 at 5:23 오전

    ㅎㅎ
    손만봐도아신다구요.
    근데저사진은손가락두개반이네요.
    언제나
    유쾌한
    벤님   

  3. 소리울

    2013년 11월 28일 at 4:57 오전

    품격을갖추어산다는것이쉬운일은아니라는걸느낄수있네요   

  4. Lisa♡

    2013년 12월 25일 at 2:45 오전

    주문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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