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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그림>

고인은14년전9월이곳초읍동주민센터에전입신고를했다.

2층짜리단독주택1층단칸방을보증금700만원에월세10만원을주고계약했다.

고인은그때집주인(64)에게"방에는짐만두고생활은절에서하련다"고했다.

집주인이가끔들여다보면,냉장고나취사도구가없고수도·전기사용량도거의없었다.

집주인은수도세·전기세를받지않았다.

처음3년동안은고인이집주인에게월세를직접건넸다.

이후만나는날이드물어졌다.

월세를안줘도10만원씩보증금에서까고대수롭지않게넘어갔다.

보증금이바닥나자집주인이경찰을찾았다.

경찰이문을열었을때,사방에엷게드리운거미줄너머로미미한시취(屍臭)가풍겼다.

얇은요한장이전부였다.

백골하나가반듯하게누워있었다.

겨울에사망한듯,위아래로옷을아홉겹껴입고손에는장갑을끼고있었다.

TV,라디오도,휴대전화도없었다.

한쪽구석에냄비와그릇두어개,가스버너한개가놓여있었다.

경찰관이"지대가높은데다,집뒤가바로산이라냄새가자연스레날아간것같다"고했다

(2013118일조선일보기사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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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소란스럽구나

혹시누군가가까이다가오는겐가

.아니어쩌면가을이깊어가는지도모르겠다.

마당가에심어진오래된팽나무한그루,

그잎들습기말라가며수선스러워지기시작하면이내휘날려내린다.

저희들끼리부딪히거나함께구르는소리들이제법요란하다.

조촐했던삶이아쉬워선지생의마지막시간에

저리소리나게이별하는지도모르겠다.

정말벌써가을이온것일까.

정말이쁘다……여기봐봐..이늙은나무에피어난연둣빛순말이야….’

도무지사람찾아오지않던방문앞에서들려오던정말새순같던목소리를들은게언제인지…..그목소리에봄이가득했었는데

그래서봄이온것을알았는데

하긴그봄이올해인지작년인지혹은그전전해인지도모르겠다.

천년이하루같고하루가천년같을수도있다는것을이젠안다.

쓸쓸하긴했지만….,

사실쓸쓸함이야평생가장익숙한벗이었다.

아주잠깐씩누구와살을대고있을때외에는…..

쓸쓸함이란기포를내뿜는늪하나내안에자리잡고있다는것을,

쓸쓸함이어디먼데서찾아오는것이아니라

내안에서솟아오른다는것을알았다.

그늪을조금일찍발견했다면내생은달라졌을까,

사위는그저고요했다.

조금더그조금보다더조금자꾸만고요해져갔다.

오직고요만이전부였다.

고요는쓸쓸한평안의다른말이기도했다.

하도고요해서세상자체가정지했을거라는생각도해보았다.

거미,

그작은것이다가오지않았더라면….

어찌나작던지움직이는데도아니움직일수록오히려적막해보였다.

마치먼지같은거미였다.

거미는천천히그러나쉼없이줄을만들어선을잇기시작했다.

그리고자신의몸보다몇배더큰집을지었다.

거미줄보다더작은먼지들이가만가만내려앉았다.

먼지는공기속을부유하던내살점들이었다.

눈을감으니떠서는보이지않던,

즉보이는것들이가리고있던무수한것들이보이기시작했다.

눈을감고나서야나는알게되었다.보이는것은보이는것이아니라

무엇인가를가리는것이라는것을,

그작은움직임을헤아리다보니마치깨달음처럼시간이보였다.

내살점들이내려앉는거미줄과먼지그들을바라보는나도시간의더께라는것을….

거미는내방이아주마음에든듯했다.

새끼를낳기도했고어디선가또다른거미들이이사를와둥지를틀기도했다.

무수한거미들과나는동거하기시작했다.

거미는몸안의실을빼내집을지어갔고

나는생각을빼내나를바라보곤했다.

나는어렸을때부터잘체하곤했다.

가슴이답답해져왔고이내머리가아파왔다.

그때마다대나무꽂혀진집으로가곤했다.

처음엔엄마손에이끌려

나중에는혼자서도가곤했다.

엄마와는뭔가조금다른느낌의여인,

그녀가내몸을붙잡고입안으로수욱길다란꿩의깃털을넣을때다가오는냄새….

때문에나는턱숨이막혔고

그틈에무엇인가가내안을성큼후비고지나갔다.

마치센바람이내속저안까지들이차는느낌이었다.

그때마다여인은닭털깃에서작은가시를빼내보여주곤했다.

이게네숨줄을막고있었던거야.

언젠가여인의호주머니에서무엇인가를꺼내꿩깃으로가져다가

거기서빼낸것처럼내게보여주는것을나는보게되었다.

그녀가그때까지거짓말을했다는것을나는알았다.

그렇다고해도나의체기를다스리는아줌마의힘이없어진것은아니었다.

이상하게어지럽거나속이답답할때아줌마네집에가서꿩털을속에담고돌아오면시원했다.

이아이는체질적으로무엇인가가조금다른것같아요.

꼭속이체한게아니라맘이체한건지….’

엄마는그녀의말을건성으로듣는듯했고

나는들리지않은듯..그녀집장독옆에서피어난새빨간달리아를만지며놀았지만

그녀의말은내가슴속에새겨져버렸다.

속이상하면체한다는것을,

뭔가갖고싶은데갖지못할때체한다는것을,

하고싶은일이있는데하지못할때체한다는것을,

정신이힘들면몸이대신앓는다는것을연결시키게된것도그녀의말을들은뒤였다.

내나이스무살에너의아빠를만났다.

착하고순진한사람특유의맹목적인열정으로나에게접근해왔고

나는그런그가싫지는않았다.

경제적으로여유있고좋은집안과심성고와보이는인상때문에

우리집에서네아빠는열렬히환영받았지

너희셋을낳고기르며열심히살았다.

아이를낳으며건강해졌는지

체기도찾아오지않았고

고물거리는너희들을바라보는동안은시간도계절도보이지않았다.

행복불행도생각하지않았다.

너희들먹이는일입히는일오직너희들키우는일가운데빠져서지냈다.

유일한취미였던책읽는일도너희들앞에서는시시해졌다.

어쩌면그런단순한인생이야말로가장고귀하고아름다운것인지모른다.자신을잃어버리는시간이면서타인을위한시간이니….거미는정말쉴새없이일하며자식을낳더구나.셀수도없는거미줄을만들어내고또그거미줄로집을지어갔다.마치방이거미들을위하여스스로확장이라도하듯이짓고또지어도거미집은무한번성해갔다.거미들을보며그제야알았다.해야할일을열심히하면닫히거나정해진공간일지라도스며들자리가있다는것,견디는자에게는언제나피할곳이생긴다는것을하물며거미가그럴진대,좀더참고좀더기다리고아프더라도힘들더라도인내했어야옳았다.옳은길은어이하여그렇게늦게서야선명해지는지….감정에따라오고가는것이삶이아니란것을그때알았어야했다.회한에서오는쓴맛은실패나아픔보다더견디기어려운지극한고통이다.

사랑때문에?바람이나서?아니나는무서웠다.두려웠어.그무서운두려움이찾아오지않았더라면나는아마지금쯤너희들의애도속에서혹은기억속에서살아가고있겠지.그러니내가너희를버린것은소문처럼남자와바람이나서보따리를싼것이아니었다.그를따라나선것은단지내가살기위해서였다.나없어도너희들은살아갈수있겠지만나는그가없으면죽을것같았다.왜생각을안했겠니.그저좀힘들어도어두워도재미가없어도너희들키우며살아야지.수천번수만번했지.번듯한집과번듯한남편그리고알토란같은자식들을세명이나두고집도절도없는떠돌이목수를따라입을옷몇개추려서떠나는것….그게쉬운일같아보이니?남는일보다수만배더어려운일이었어.

어둡고음울하고천박한사랑이었다.사람다운사랑이아니었다.굳이탓을해보고근원을찾아보자면내삶속에서자취를감추고있던체기가시킨사랑이었다.

니들아버지인물에비하면댈수도없이꾀죄죄한그사람이마당으로들어섰을때왜내가슴속에서는쿵하며소리가났던것일까그의눈과내눈이마주쳤을때유리잔부서지는소리는어디에숨어있다가내게들려온것일까,.걷잡을수없이세차게뛰노는맥박은누가그렇게움직이게한것일까….언젠가심장수술을하려고입원한아이를본적이있다.

심장이어찌나와랑거리며뛰던지환자복이위로들썩아래로들썩였다.딱그렇게내가슴이뛰놀기시작했다.지금도알수없다.도대체무엇이,어떻게,,그사람을바라보는한순간에내안의모든기능이일시에그렇게변할수있는지….보이지도않고들리지도않는지점에서자기들할일을아주자연스럽게해내던내안의그숱한몸의기능들이어찌그렇게일시에달라질수있는지나의무엇과그의무엇이만나강렬한스파크를일으켰던것일까,나는마치전기에감전된것같았다.알수없는블랙홀의세계로순간이동되었다.

나는자연이지닌센서에민감한편이다.봄이무르익어갈무렵활짝핀벚꽃나무아래서있으면꽃이주는에너지가몸안의기능들을순간적으로향상시키는게느껴진다.어깨는펴지고호흡은깊어지며갑자기삶속의모든것들이아름답게여겨진다.곁을스쳐지나가는모르는사람도아는것처럼여겨지고살아있다는것자체가고맙게여겨지곤한다.그런데그정도가아니었다.훨씬더했다.내안에생겨나던생기라니벚나무수천그루가뿜어내는아우라라고하여그만할까,갑자기너희들은더욱사랑스러워졌고익숙한부엌은낯설고아름다운공간으로변했다.점심을짓는데내발은마치공중을걷는듯가벼웠다.국화꽃져버린가을뜨락에창열면하얗게무서리내리고….부르지않던노래가흘러나왔다.나는놀랐다.이게뭐지?이게뭐야?그리고급기야어지럽기시작했다.가슴이답답해져왔다.나는잊었던그녀를떠올렸고그녀의꿩의깃털을떠올렸다.

아니,변명이아니다.이제나에대한너희들생각을고쳐보자는것은더더욱아니다.지나고나니그저선명해진이야기일뿐이다.

고요가깨졌다.

누가저리세차게방문을두드리는가

저소란스러운소리들을기다렸던가….기다리지않았던가………벽에걸려있던달력이흔들거린다.그곁의단한장의빚바랜내사진….처음절에봉사를할때절에서찍어준사진이다.자식버린년의사진…..이라도혹시너희들과만나면기억을도울수있을까하여버리지않는사진이다.거미들도흠칫거린다.아거미들이놀라겠구나.저수많은거미의집을저들이부셔버리겠구나.가엾어라,어떡하나….

문열리는소리..저벅거리는발소리….

아이거미줄좀봐,온방이거미줄천지네……..’

거기사람있어요?’

700만원을받고내게방을내준주인남자의목소리다

아있는것같은데요거미줄이가득해서….세상에….’

이것시체썩는냄새아니에요?’

시체썩는냄새라면더독해야지…..’

낯선목소리들….우왕좌왕한소리들한두사람이아니다.

아글쎄우리는할머니가이곳에안계신줄알았죠.

절간에서식사를한다고했어요.잠도거기서자고그래서아예전기세물세도받지않았죠.처음에는직접만나서집세를받기도했는데몇년전부터연락을안하시더라구요.저두뭐사업에바쁘다보니월세야보증금에서까면되고….‘

황당함과당혹감이어려있는주인남자목소리다.

산자락에다세대주택들이미로처럼얽히고설킨달동네다.젊은이들은출근시간이되면썰물처럼빠졌다가깊은밤들어왔다가잠만자고또빠져나가곤하는곳,대문만닫으면앞집,옆집에누가사는지아무도모르는곳이기도하고,익명으로살기에는그럴수없이좋은동네였다.살아갈수록부끄러움만쌓여가는나같은사람에게는알맞은동네였다.특별히이집은마음에들었다.산자락바로아래이층집의일층방한칸짜리였는데드나드는쪽문도따로있었다.주인도살지않고객들만사는집이어서다른사람을의식하지않아도좋았다.문만나서면산이있어서산책하기에도안성맞춤이었다.숲에꽃이피어나면방은향기로가득찼다.오월이면아카시아향기가진동했고하얗게피어나는고광나무향기도좋았다.여름이면칡꽃향기로절에서돌아오면향기가주인이되어맞았다.집은약간의짐만놓아두는장소였다.밥은해먹지않아도되었다.가까운절간에가면식권을천원에팔았다.배고프면그곳에가서밥을사먹었고외로우면그들사이에끼어서잤다.누군가와얼굴이익으려고하며며칠그곳을가지않았다.그곳에서는누구나다공평하게꽃보살이란이름으로불리웠다.이름대신얹힌꽃이라니.그어울리지않는단어와그래서더욱무기명적인느낌이좋았다.사람이많아서아무데나속해도아무데도속하지않았다.벽에얼굴붙이고누우면수많은사람들이있어도혼자였다.

우리들도살기바쁘다보니안보이시면절에가계신가부다했지요.워낙할머니가누구와과이야기하는것을싫어하셨어요.보통할머니들과조금다르셨죠.할머니들이누구나붙잡고말을못해서안달인데이할머니는우리들이인사를해도인사를받는둥마는둥말씀도없으셨고조금차가우신분같았어요.처음에는벙어리신가했다니까요.’

이집에서가장오래산여자다.나이가제법들었는데도짧은치마에화장이짙어서볼때마다거슬렸는데그래도두아이건사를잘해대학보낸것을알고그뒤로는그녀를존경했다.

산책길에서가끔봤어요.사람은쳐다보지도않고풀이나나무만을바라보며걸으시곤했죠.길을보고걸어야할텐데뒤에서걱정하기도했다니까요.외롭고쓸쓸해보였어요.’

누굴까….윤기있는목소린데모르는목소리다.

,세상에몇년흐른것같은데요.뼈밖에없어요.옷을두껍게입고세상에장갑까지끼고있어요.일단사람들을차단한고검시관을불러야할것같아요.’

그러고보니먼저들어선사람이거미줄휙휙걷어낸사람이경찰인가보구나.

그나저나내거미들은….저거친발길에혹시죽은애는없는지모르겠다.

그러고보니가을이깊었구나..아까열린문사이로보니팽나무잎이마당에소복했어.너희들과살던집뒤뜰에도아주오래된팽나무한그루있었지.가을만되면지붕넘어안마당가지무수하게떨어지는팽나무잎들과니들아버지아주참볼만하게씨름을하곤했지.아침에일어나서쓸고출근하기전쓸고퇴근해서막돌아오면바로빗자루부터잡았으니까…..마당에낙엽이구르고있으면사람안사는집같다며나는낙엽구르는마당이좋았는데..암말도안했지.니네아버지참좋은사람이었는데….

그좋은사람떠나서자식까지버린년.사람에서년이된거지.자식버린년의삶이란게뻔하고또뻔했다.살려고나선길이었는데사는게아니었다.아니살긴사는데사는곳이지옥이었다.이리치이고저리치이고….그럴때마다생각했다.혹시다시태어난다면기도하며살겠다고….건조하고메마른삶을살아가게하소서…..음습하거나은밀하거나은일한감정을사랑으로여기지않는지혜를허락하소서….

누군가를기다렸던가그러고보니나는평생누군가를기다리며살아온것같기도하다.생의신비사랑의매혹이라고,아니야이것은병이야,주절거려보기도했다.새로운것.다른것,신기한것,나는언제나다른계절속에서살았다.여름이면가을을그리워했고겨울이면봄을기다렸다.나는가볍고경박했다.태생이그랬다.사소한것에자주혹했고혹한것에싫증을잘냈으며익숙한곳보다새로운곳을탐했다.사랑과감정을분별해내지못하는무지함이었다.

그러니내가유령이라고..유령과마찬가지의삶이라고이야기한당신들이야기맞다.살이없어서지문을찾을수도없었다고,그러니그냥유령이거니여겨태우거나묻어버리지.

아니면아무데나내백골버리고말지…….왜내자식들에게연락을했나….그아이들어미잊고산세월이삼십여년이흘렀는데이백골을그아이들더러어쩌라고…..내새끼들얼마나당황했겠는가….

난살았으나산것이아니었다.죽었어도……나는나를바라보고있었으니…….내살이소멸되어가며먼지로화하며시간의더께가되어가는것을응시하고있었으니죽어도죽은것이아니었다.

다시고요해졌구나.

어쩌면이런고요함도얼마못갈것이다.보나마나경찰들이다시들이닥칠테고….이제나는여기를떠나야할것이다.바라기는부디너무소란스럽지말기를바란다.죽음은탄생처럼누구에게나참으로공평한것이다.그저조금쓸쓸하고조금외로울뿐이다.약간은두려운먼길일것이고.죽음은누구에게나다가오는범상한것아닌가,혼자죽었다하여그게무슨대수인가.그래사랑하는가족들앞에서애달파하는눈물과함께세상을떠난다면조금더다른죽음인가….울고불고하다가도숨을그치게되면그즉시어두운냉동고로들어가게된다.혹시숨을쉬고싶어도이미숨을쉴수없게만들어버린다.그리고이내어두운땅속으로묻히거나활활타는불길속으로들어가게되지.그게나쁘다는이야기는아니다.거침없는이별.필요하다.하지만나처럼죄많은인생이라면고요한절대침묵의감옥필요하지않겠는가.고독사는사회의병리현상이아니다.저주도아니다.어쩌면살아온삶의양태때문에벌어진인과응보의장일뿐이다.어쩌면지은죄가많은나같은사람…..그런외로운죽음으로인해절대자앞에설때혹시긍휼함을받을수도있지않겠는가.

안데스산맥고원에자리잡은고대잉카제국의후예들은살만치살았다고생각하면스스로좋은날을택해가족과친지,은인,더불어살고있는마을사람그리고척지고등돌렸던사람들까지모두를불러성대한잔치를연다고한다.그렇게한바탕놀고나면세상일에손을놓고더이상관여하지않는다고.남은삶은그렇게살아있으나죽어있고혹은그렇게존재하거나사라진다고한다니삶의방법은죽음도참으로가지가지인것이다.

죽음그것참으로별거아니다.

아주난데없는친절한위로와관심속에서도살짝돋아난다.

그해겨울은무지추웠다.옷을위아래로다섯개씩포개입어도몸속으로한기가스며들었다.아주추운날이었는데이상하게집으로가고싶었다.늦은밤이었다.나는절간을나서집으로돌아오는중이었다.길가에군밤장수가있었다.동병상린인가그는내가애처로웠을것이고나는이춥고깊은밤에군방장사를하고있는그가애처로웠다.

밤한봉지주세요.’

아이,추우신데이렇게늦은밤어딜다니시는거예요.넘어지기라도하시면어쩌시려고….’

나보다두댁이더추우시겠수.오늘은너무추우니그만들어가시구려.

아그렇지않아도들어가려고요.여기있습니다.그냥가져가세요.이미구워놓은것이라내일팔수도없거든요.’

아안돼요그럴수는없죠.’.

결국은내가졌다.그의친절을받아들였다.속으로는내일군밤을좀사서꽃보살들에게나눠줘야지마음먹었다.그가그냥준군밤봉투를일러준대로품에안고돌아오는데따듯했다.친절한군밤장사는내가이승에서만난마지막사람이었다.집으로돌아와서불을켜고….이부자리를펴고이불속에들어가서군밤을몇개까먹었다.목이조금막혔지만물을뜨러나가기에는너무추웠다.가슴이답답해왔지만이제체기는무섭지않았다.그대로누워서잠을청했다.

내고요가시작된첫날이었다.

17 Comments

  1. 오드리

    2013년 11월 28일 at 4:15 오후

    아니고,소설이네요.참좋네……
    글이좀작아서눈아파라.
    돋보기끼고끝까지읽느라그래도순식간이네.   

  2. 참나무.

    2013년 11월 28일 at 9:55 오후

    단몇줄기사로이런단편소설을쓰다니…
    푸님남은생은글로쇼부를보셔야쓰것겄네이러며

    긴글일것같아150으로확대해서다읽었어요.
    바로크음악듣는시간이라끄질않았어요
    헨델도하이든도흘렀지만제목은기억못하고글에취해서리…

    첨엔푸님자전인가하다아이셋부분에서아니구나했고요
    꿩털로체기내리는비슷한분들시골엔꼭있지요
    체기내릴때당신이먼저’끄억’트림부터하던…울애들도기억하고있답니다

    그리고’원더풀라이프’영화속에서떨어진꽃주워답던할머님이랑이입시키기도하며…아주자알읽었어요…
    한번도쉬지않고…
    오모나바로크시간끝나나봐요-제컴시간6:59
    헨델오라토리오전곡중아멘이흐르네요…저도끝
    크리스마스전에채송화어머님선물전해야쓰것네…

    아끝곡한곡더들려준다는데제목은또깜빡…;;
    주말잘보내시구요…
       

  3. Anne

    2013년 11월 28일 at 11:35 오후

    사실은이전에몇포스트가
    푸님’긴글싫으면클릭하지말라’는엄포에’합당’한거있었지만
    이’소설’은아닌데요ㅎ
    미낀가??   

  4. 松軒

    2013년 11월 29일 at 12:28 오전

    전이글..새벽3시넘어태블릿으로확대하면서읽었어요

    기사문은얼마전얼핏읽었고
    근데이글이뭐지???
    왜긴글싫으면피하라하셨지???왜지???하면서
    몇줄읽자마자막빨려들어가듯읽게되더군요

    읽으면서떠오르는모습은
    우리서실에혼자사는아저씨가암에서벗어났지만
    늘허깨비같은모습으로나오는분이계신데
    글쓰기목적보다훈훈한분위기가좋아그냥나온다며
    궂은일마다하지않는분,,,이분생각이나더군요
    사람의훈기가그립겠구나….하는생각이..

    거미줄이의미하는바를나나름대로상상해가며
    바싹바싹해질때까지의사람의훈김이얼마나그리웠을까…에긍….하는
    애석한마음이글을몰두하게만들었나봐요.

    새벽녁에댓글쓰기가뭐해서이제야들어왔습니다..

    중편한편잘본듯….

    근데요,
    그혼자산다는분의친구분이샘을놀아요???….ㅋㅋㅋ
    에긍…시샘은남자가여자보다더하다는뭐어….ㅋㅋㅋ
    다음서예시간에샘놓으며혼자사는친구상처주는
    나쁜남자부셔버릴꺼예요….ㅋㅋㅋ

    추천따따블놓구시퍼요….   

  5. 아카시아향

    2013년 11월 29일 at 8:40 오전

    마지막문장읽으며…
    포크너의’내가죽어누워있을때’라는책이생각났어요.

    멋집니다~!!
    (혹시연속으로?)
       

  6. 푸나무

    2013년 11월 29일 at 9:13 오전

    오드리님의참좋네…가.
    참좋군요.^^
    글을아시는분이라…
    근데
    눈아파라.
    그사랑스러운어투와돋보기…어울리지않잖아요?ㅎ   

  7. 푸나무

    2013년 11월 29일 at 9:45 오전

    앤님
    미끼아니구요.
    진심이어요.

    좀길잖아요.
    어디서나글길게쓴다고구박을받아서리.,…
    미리자복하고회개하는거죠.ㅎ
       

  8. 푸나무

    2013년 11월 29일 at 9:49 오전

    송헌님도은근글을즐겨하시는듯,
    재미없는글
    기다란글
    확대까지해서읽어주시니,,,

    훈기가그리워서나오시는분…
    잘대해주세요.

    아잘대해주니
    다른분이샘을..하하
    그서실분위기잼있네요.
    언젠가한번봐야지….ㅎ
       

  9. 푸나무

    2013년 11월 29일 at 9:51 오전

    향님.
    사실은저기사를보고
    굉장히….오년이란세월을아무도몰랐다니….
    좀충격이었고
    생각이많더군요.

    그할머니에대한일종의조가죠.
    연속은?ㅎㅎ
       

  10. 푸나무

    2013년 11월 29일 at 9:54 오전

    참나무님
    남은생글로쇼부…..는안될거에요.
    만약에그리될것같았으면
    삼십후반에…
    내글이사람들눈에띄었을때정진을했어야해요.

    이젠쇼부는안되고…
    그냥즐김…
    가까운사람들과함께공감….

    그만도훌륭하죠.
    나무에전혀관심없던분께서…
    마가목사진을찍어서보내주시며
    니탓이요…..
    하시던가
    마트만가면
    보성…자붙은것이눈에띈다는…

    그만도훌륭하죠ㅎㅎ
    ….
    여기까지써놓앗는데
    참나무님께만자랑겸.ㅋ~
    이야기하나할생각이들어서
    삭제하고다시밑으로내려왔어요.ㅎ

    저기사가팔일이었잖아요.
    근데구일날생각이나고
    딱하룻만에다적은글이에요.
    이것은자랑이고
    써놓고보니
    제가남의글날카롭게보듯
    제글을보니
    얼마나빈자리가많던지…..
    ㅠㅠ
       

  11. 벤자민

    2013년 11월 29일 at 10:33 오전

    클릭하지말아주세요
    뭐요로콤공손하게안내를하셔야지
    뭔도로교통법위반을적발한경찰마냥
    하지마시오ㅡ오?이렇게나오면은
    보는사람성질나서다봐버려야것쇼ㅎㅎ

    건데사실은
    지금은반만읽고가니
    저녁먹고와서나머지다읽고
    뭔말하시는지밤새고민좀하고
    내일댓글달아드리겟읍니다ㅎㅎ   

  12. 푸나무

    2013년 11월 29일 at 10:43 오전

    클릭하지말아주세요.
    하면
    벤님
    벌써벤님부터
    흠슬쩍미소지으시면서
    클릭하라는소리구나하실것아녜요.

    그래서하지마시오.오?한거예요.

    성질?
    성질내지마시고어디가서산성님이나찾아오세요,.
    아그리고글후반부도읽으실필요없고…ㅎ.
    산성님이나찾아오시라구요.
       

  13. 푸나무

    2013년 11월 29일 at 3:33 오후

    설마요,
    정말요?
    그럴다면..지송ㅎ   

  14. cecilia

    2013년 11월 29일 at 4:31 오후

    ‘주홍글씨’라는소설이생각나네요.

    결혼한여자가바람이나면중세시대에는가슴에주홍글씨를새겨서벌을주었었죠.

    그런데현대에도마찬가지인것같아요.

    순간적인사랑의유혹을이기지못해서남은인생을주홍글씨의흔적을갖고살아야했던

    할머니인가보죠.   

  15. 푸나무

    2013년 11월 30일 at 12:33 오전

    아뇨,
    세실리아님
    저기사를보고난후…
    저할머니가
    오년이나그대로잊힌채
    미이라가되어서발견되었다는….

    그래서픽션으로써본거예요.
    100%픽션이요.ㅎㅎ   

  16. 騎士

    2013년 11월 30일 at 11:28 오전

    부라보
    짝짝짝
    김동리가다시태어난듯
    새로운지평이열립니다
    사람의이야기
    있는그대로
    내가창작으로
    같은사람의이야기
    인간의이야기처럼
    사람을감동시키는것은없지요
    내얘기기도하니까요
    푸님의다른천재성을보고
    이제나는글질하지말아야지
    제길헐~~~
    쭝얼쭝얼하면서
    감탄하고물러갑니다

       

  17. 푸나무

    2013년 12월 1일 at 5:34 오전

    사람의이야기에
    기사님처럼경험이란체중치가실리지않어서
    좀가볍죠….
    오랜만에제길헐하셧으니ㅎ
    그리고
    정말
    눈꼽만큼…감탄비슷한것하셧으면
    심심하실때
    저할머니위
    거미줄가득히내려앉은방….
    그림한그려주시죠.
    글에넣어놓게.
    고르와도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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