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싫으신 분 클릭하지 마시오(+ 그림 재중)
BY 푸나무 ON 11. 28, 2013
<기사님그림>
고인은14년전9월이곳초읍동주민센터에전입신고를했다.
2층짜리단독주택1층단칸방을보증금700만원에월세10만원을주고계약했다.
고인은그때집주인(64)에게"방에는짐만두고생활은절에서하련다"고했다.
집주인이가끔들여다보면,냉장고나취사도구가없고수도·전기사용량도거의없었다.
집주인은수도세·전기세를받지않았다.
처음3년동안은고인이집주인에게월세를직접건넸다.
이후만나는날이드물어졌다.
월세를안줘도10만원씩보증금에서까고대수롭지않게넘어갔다.
보증금이바닥나자집주인이경찰을찾았다.
경찰이문을열었을때,사방에엷게드리운거미줄너머로미미한시취(屍臭)가풍겼다.
얇은요한장이전부였다.
백골하나가반듯하게누워있었다.
겨울에사망한듯,위아래로옷을아홉겹껴입고손에는장갑을끼고있었다.
TV도,라디오도,휴대전화도없었다.
한쪽구석에냄비와그릇두어개,가스버너한개가놓여있었다.
경찰관이"지대가높은데다,집뒤가바로산이라냄새가자연스레날아간것같다"고했다
(2013년11월8일조선일보기사펌)
///////////
밖이소란스럽구나…
혹시누군가가까이다가오는겐가…
.아니어쩌면가을이깊어가는지도모르겠다.
마당가에심어진오래된팽나무한그루,
그잎들습기말라가며수선스러워지기시작하면이내휘날려내린다.
저희들끼리부딪히거나함께구르는소리들이제법요란하다.
조촐했던삶이아쉬워선지생의마지막시간에…
저리소리나게이별하는지도모르겠다.
정말벌써가을이온것일까.
‘아…정말이쁘다……여기봐봐..이늙은나무에피어난연둣빛순말이야….’
도무지사람찾아오지않던방문앞에서들려오던정말새순같던목소리를들은게언제인지…..그목소리에봄이가득했었는데
그래서봄이온것을알았는데…
하긴그봄이올해인지작년인지혹은그전전해인지도모르겠다.
천년이하루같고하루가천년같을수도있다는것을이젠안다.
쓸쓸하긴했지만….,
사실쓸쓸함이야평생가장익숙한벗이었다.
아주잠깐씩누구와살을대고있을때외에는…..
쓸쓸함이란기포를내뿜는늪하나내안에자리잡고있다는것을,
쓸쓸함이어디먼데서찾아오는것이아니라
내안에서솟아오른다는것을알았다.
그늪을조금일찍발견했다면내생은달라졌을까,
사위는그저고요했다.
조금더그조금보다더조금…자꾸만고요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