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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잔상
BY
푸나무
ON 11. 29, 2013
글이란게태반이기억속을뒤집는일이라서
가끔은똑같은소재가전혀다른모습으로나타나기도한다
.
조금길다란글을하나써서혼자만보다가블에올렸다
.
이젠점점부끄러움이없어져가는증거다
.
조금있으면금방한발자국더육십에다가섰으니
부끄러움은무에
,
오히려부끄러움있는것이부끄러울일아닌가
.
호의어린이야기를해주셨지만
내가나를모르랴
.
소설의형식을빌리긴했지만저글은소설이아니다
.
소설이지녀야하는진득함이없다
.
좋게말하면해맑은수필같은글이다
.
수필이맑으면야첨화지만
소설이맑으면말짱도루묵이다
.
소설은찐득하고차져야한다
.
촘촘해야하고줄기차야한다
.
소녀보다는아줌마여야하고
무엇보다용감해야하고
그아줌마는통찰력을겸비해야한다
.
문체로말랑거리는감동을줄게아니라
캐릭터로승부해야한다
.
어느때는아줌마의가방처럼글은날아야한다
.
지하철에서발이늦을것같으면핸드백을먼저던지는아줌마
..
핸드백이휙날아가자리를잡아주듯이
글은저혼자날아갈수도있어야한다
.
핸드백을던지기는커녕
지앞자리가나도멈칫거리는아줌마
….
글쓸자격없다
.
인격이야기가아니라단호함
.
목표를향하여돌진하는에너지이야기다
.
독백체는소심한사람이즐겨하는어법이다
.
편하거든
,
여기저기너무내디밀지않아도되고
지만봐도되거든
.
그러니여무진글이되랴
.
되지않을수밖에없다
.
전에어느분이
사람이클래식해가지고무슨소설을쓰고싶어하느냐고
그냥이런글쓰며살라고하셨다
.
생각해보니정말클래식
…
은아니더라도적어도글을쓰려면
사람과도맞짱을뜰수있어야하고
글과도맞짱을뜰수있어야한다
.
근데난맞짱뜰일있으면
,
생기겠다싶으면
오리갈길삼십리라도돌아서피해간다
.
너무차진사람도싫다
.
특히집요한사람무섭다
.
그러니안될수밖에
…
전에외갓집에가면울아짐각시샘으로빨래를가곤했다
.
논한가운데에있는샘인데
…
왜하필이름이각시샘일까
각시처럼어여뻐서…
각시처럼수줍어서…
각시처럼고요해서….
각시처럼신선해서…
나무로물솟아오르는곳이막아져있고
물흐르는곳에는판판한돌몇개놓고그위에서빨래를했다
.
겨울이면각시샘주변은자욱한김에덮혀있었다.
밖은춥고샘안에서솟아나는물은따스햇으니
.
눈에보이게퐁퐁물이솟아오르곤했다
.
동그란물방울을그리며
소리까지내며
아무리한겨울이라도아니한겨울일수록
물은따뜻했다
.
아주자그마한새우도
..
이름모를물고기도그안에서살았다
.
어린나이였지만
아니그뒤조금자라서덧입혀진생각인지도모르지만
그샘은정말자연스럽고맑았다
.
따뜻하고아름다웠다
.
누가일부러만든것도아니고판것도아닌
저혼자샘이된샘새우도살고고기도살고
흐르는물에빨래도하는
그런각시샘같은글을쓸수있으면좋겠다
.
나는아직러스킨의책을본적이없는데하여간이분아주유명한문예비평가셨다고한다
.
그림에음악제목을붙이기를좋아하던
휘슬러가
‘검정과황금의녹턴’이란그림을전시회에내놓았다
.
존러스킨이평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