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눈도무참하게내린다.

정말그렇게무참하게내리는눈처음봤다…..면아닐수도있겠지만

그렇게바로창앞에서

커다란통유리앞에서한시간을넘게흐벅지게쏟아지는눈을바라보았던경험은

단언컨대요즈음이단어유행이라는데사소한일에부담없이

강한체하는방법재미있다ㅎㅡ없다.

새벽에내린그제눈

울엄마표현대로라면

아야,아가새복에눈이와서내다봉께….

세상에누가눈을던지더라막던져

속해있는회의모임이있어

오후에눈이온다는예보를찜찜해하면서도

날씨맑아차를가지고나갔다.

그리고회의하고밥을먹으러갈때쯤눈이내리기시작했다.

11월에내리는서설같은눈이었다.

바람결따라나폴거리며아주작은것들이리저리휘날리는눈.

사실가장마음깊이와닿는눈은그런눈이다.

앞으로내릴눈을기대하게하는기대감때문인지도모른다.

올해초늦겨울이던가..

연천윤작가집을갈때

그렇게눈이사위에가득내려앉았다.

시골길들판이라선지….아니면혼자여서였든지하여간내내설레며

운전한기억이한폭의그림처럼마음에남아있었나보다.

거기그들판이펼쳐지고운전하는내가보이고그리고내마음이

화가가그리고싶다던시간처럼…..흘러간시간이펼쳐졌다.

현실이야왁자한아지매들

식당을가는중에눈이함박눈으로변했다.

그리고창가에앉았는데

온통통유리집이었는데

내리는눈은점점더커지고

아기새순만하다가아그게떡갈나무였는지

떡갈나무만한눈이파리가너울거리며내리기시작했다.

설마떡갈나뭇잎?

하며눈과떡갈나무크기를재노라멈추지마시고그냥패스하시라….

무엇에는약간취하면술마신것처럼흐릿해지나니,

계수나무이파리만한눈떨갈나무라고좀하면어떤가

그사이로사랑도흐르고감탄도흐르고무엇보다공감이흘러가질않겟는가.

더군다나<>임에랴

아아,눈없는겨울없는곳에사는사람들그리고그나무들은얼마나불행한가

나무들이지닌그섬세한가지들위로결결이쌇여가는눈….

변해가는나무…..는연분홍꽃이문제가아니다.

붉은꽃은더멀리가라….

저하얀눈꽃은그런꽃들과격을달리한다.

꽃이야가지에두어개..

아니지벚꽃도제법피긴핀다….

구름처럼피는구름나무도있으니

그러나어디눈꽃처럼섬세하랴

가지들전부꽃이되어간다.

아주자그마한가지에도아주공평하게피어나는꽃들.

수많은가지들은잎에가려있고꽃에가려있던…..

가지들이오롯이꽃으로피어난다.

꽃이저만보여준다면

눈은나무를보여준다.

순백의아름다운존재…..

너무무참하게내리니

눈이점점무서워지기시작했다..

그리고돌아오는내내눈쌓인길은

나무를아름답게변모시킨만큼

딱그만큼무서워져있었다.

기아브레이크로가는데도신호등에서멈출때

차가멈춰지지않고지맘대로움직였다.

다행히

차아래서지팡이가나와서멈춰졌다.呵呵

두번그랬다….

이십분정도면도착할길한시간삼십분걸려서집에겨우왔다.

오르막길도피하고

나래비선길도피하고/

비스듬히/정현종

생명은그래요.
어디기대지않으면살아갈수있나요?
공기에기대고서있는나무들좀보세요.

우리는기대는데가많은데
기대는게맑기도하고흐리기도하니
우리또한맑기도하고흐리기도하지요.

비스듬히다른비스듬히를받치고있는이여.

17 Comments

  1. Anne

    2013년 12월 13일 at 2:10 오전

    재노라멈추지도않고
    숨도쉬지않고
    단숨에눈이야기를읽었습니다.
    너무너무부러워하면서…..   

  2. 푸나무

    2013년 12월 13일 at 4:03 오전

    하하,눈이
    귀한곳이라서…
    저두어제같은눈…
    밖에서맞은눈처음이었어요,
    사진은그제눈이구요.
    어젠집에도늦게시간도늦었고
    하늘도어두워서….
    잘지내시죠/앤님…
       

  3. 아카시아향

    2013년 12월 13일 at 7:57 오전

    눈사진이풍성하니…좋습니다~
    아직우리동넨저런정도의눈소식은없습니다.
    오는눈반기고
    녹는눈박대하긴하지만요.ㅎ~

    무참한눈은어떤눈일까?궁금~~
       

  4. 참나무.

    2013년 12월 13일 at 2:20 오후


    꽃은저만보여준다면
    눈은나무를보여준다…밑줄

    정현종시인…가끔씩사람놀래키지말입니다…

    강영숙사랑…맞나요?
    나옛날에좀잘불렀는데…^^   

  5. 푸나무

    2013년 12월 13일 at 2:59 오후

    향님…
    저사진의눈은아주조금내린전날거예요.
    어젠
    아니그젠가….엄청나게내렸죠.
    너무많이내리니
    도무지부끄럼도없는체면도없는…거침없는….

    눈이야
    양면이죠.
    운전해야하는일상에는….
    ㅎ   

  6. 박수진

    2013년 12월 13일 at 3:01 오후

    시너무좋네요푸아줌마!빨간열매위에에눈사진도귀엽고요^^
    오늘도공짜로예쁜마음잘담아갑니다   

  7. 푸나무

    2013년 12월 13일 at 3:03 오후

    아진짜요?
    참나무님노래듣고파라….

    저노래를백창우가작곡했더라구요.
    누가작곡했다고하니
    알던곡한번더봐지는심보는또뭔지…

    예리하신감각으로밑줄쳐주시니….
    숙제가하밀려서
    댓글도달지못하고…..   

  8. 푸나무

    2013년 12월 13일 at 3:06 오후

    오수진이….
    잘있었어?
    여전히씩씩하고?
    공부도욜심히하고….
    엄마에게잘하고…
    남친과도.잘지내고….ㅎㅎ

    저빨간열매는찔레꽃,열매…..
    나의가장어린독자…..수진.반가버…..
       

  9. 박수진

    2013년 12월 13일 at 3:17 오후

    네덕분에!!여러가지다잘되고있어요^^
    추운데감기조심하시고좋은글계속많이많이써주세요~~ㅎ   

  10. 푸나무

    2013년 12월 13일 at 3:30 오후

    그래우리지금같이있나보다….

    수진이도
    좋은마무리,좋은시작….해야해,
    꼬옥~~~ㅎㅎ

       

  11. trio

    2013년 12월 13일 at 7:36 오후

    눈없는,겨울없는곳에사는사람…여기있어요.
    진눈깨비만보고도좋아하는…ㅋㅋ
    함박눈이펑펑…너무좋았겠어요.
       

  12. 凸凸峯

    2013년 12월 13일 at 10:02 오후

    눈이무참하게내린다는표현,재미있습니다.
    나도무참한눈,무참하게맞으며무참하게
    걷고싶습니다.
    눈에는여섯가지가있다고합디다.
    1.봉아(蜂兒):한잎짜리눈
    2.아모(鵝毛):두잎짜리눈
    3.찬삼(瓚三):세잎짜리눈
    4.취사(娶四):네잎짜리눈
    5.매화(梅花):다섯잎짜리눈
    6.육출(六出):여섯잎짜리눈

    한번눈을붙잡아몇잎인가
    세어보세요.   

  13. 푸나무

    2013년 12월 14일 at 5:31 오전

    트리오님
    정말정말함박눈이펑펑…..
    처음에는좋다가나중에는정말고생했지만요.

    천사의도시에
    진눈깨비도오나요?
    그곳도나무나이태있을까요?   

  14. 푸나무

    2013년 12월 14일 at 5:34 오전

    아,철님.
    제무참보다
    철님의무참이훨더낭만적입니다.ㅎ

    눈이야기는처음이예요.

    1.봉아(蜂兒):한잎짜리눈
    2.아모(鵝毛):두잎짜리눈
    3.찬삼(瓚三):세잎짜리눈
    4.취사(娶四):네잎짜리눈
    5.매화(梅花):다섯잎짜리눈
    6.육출(六出):여섯잎짜리눈

    기억해야지….
    근데지금진눈깨비비슷한눈이오시는데
    함박눈올때
    떡갈나무잎같은눈내릴때살펴보아야겠지요
    근데보일까모르겠어요.
    눈이
    눈을보기에는어두워서말이지요.ㅎㅎ   

  15. 인회

    2013년 12월 14일 at 9:01 오전

    지금흐르는노래는제18번지인데…
    사무실에서블로그를보면음악을들을수가없는데..
    모처럼집에서보니음악을들을수있군요.

    눈이야기저도공부해요..   

  16. 디오스

    2013년 12월 19일 at 9:34 오전

    ‘찬바람이점점강해졌다.
    난옷을벗었다.
    그길밖에나를표시할길이없었다.

    -나목’

    이런나에게,
    “눈은나무를보여준다.”..
    (Oh,it’sBEAUTIFUL!)

    응원군은커녕관중도하나없는그오랜음달에서
    겨울나무가바랄건아무것도없는줄알았습니다.
    그냥..
    잊혀가는약속마냥길어지는그림자를
    보는것밖에.

    눈이왔을때면이제저를한번씩봐주…
    흩뿌린눈까지털어버리고가실값에라도.ㅎㅎ
       

  17. 푸나무

    2013년 12월 19일 at 1:43 오후

    디오스님.

    나목

    선문하시는것….
    문에대한답…
    네,
    알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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