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 화장터에서
BY 푸나무 ON 12. 28, 2013
장례식으로이틀을보냈어요.
저를많이사랑해주시던권사님이소천하셨거든요.
그게벌써구년전일이더라구요.
눈이아주많이온날이었어요.
그래서제기억에는한겨울인데
권사님따님은3월2일이었다고하더군요.
그러니까삼대가살던집이었는데
홀로된딸의딸외손녀가5학년으로올라가던첫날등교일이었다구해요.
그날눈이많이와서
권사님옆에서새벽예배를드렸는데
권사님이나가시고나서생각이드는거예요.
혹눈에넘어지실까…
부랴부랴저두신을신고나갔죠.
그리고팔짱을끼고걸어가면서이말저말을하는데
말씀이없으신거예요.
몇번이나대답이없으셔서…
그제야머리가돌더라구요.
권사님댁에연락을하고…119에연락도하고…
더심할수있었는데빨리발견해서……그나마몸은움직이실수있었어요,
말은못했지만.
그후로차츰쇠약해지셨고…
요양원에계시다가결국돌아가신거죠.
말을할수없으니
눈물이언어가되더군요.
반가워서눈물..말대신눈물.슬픔대신눈물….아픔대신눈물
회한의눈물도왜없었겠어요.
전도서에있죠.
<잔칫집에가는것보다초상집에가는것이좋다.
산사람은모름지기죽는다는것을명심할필요가있다>
다른것은몰라도
모름지기죽음은명심하고살려구해요.
내게죽음은…
욕심을없애주는소박한묘약이기도하고
일희일비에서벗어나게하는대범한묘약이기도하지요.
부자들..누리는자들앞에서도
전혀꿀리지않게하는담대한묘약이기도하구요.
어떤사람이든일단은이해하고보자는…
긍정의힘을주는묘약이기도해요.
임관예배
곱게화장까지한그러나이미물체가되어있는….
생명이,영혼이떠난..몸은물화되어요.
물화된육체는내가알던그분이아닌것같아요.
차라리제이십대외할머니처럼어디우리주변…공간.어디에계시는가
허공으로눈길이가요.
슬픔보다는쓸쓸해요.
그렇죠.
나도저러리..
금방저러하리…권사님일이아니고내일이리…
생명은무정해요.
그런생각을하면서도
먹고…커피도마시고커피향기가괜찮네…
춥구나…바람이차가워…
하며시간들은흘러가죠.
너무도여상하게…
벽제화장터는호황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