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BY 푸나무 ON 12. 30, 2013
늦은밤인데타이레놀을먹었다.
쌍화탕을먹을까하다가타이레놀로바꿨다.
마시는것보다는약두알이간편하다.
귀엽게생겼다타이레놀,
갸름한하얀색의타원형,
빨갛고자그마한글씨,
나의만병통치약…
두통감기등….
가장흔한몸의두드림에내가내려주는하사품,
신기하게조그마한알약두개가초반두통이나감기에는안성맞춤이다.
지금은감기도두통도아니다.
머리뒤쪽한군데가실시간
그러니까머릿속이아니라
누군가내머리그자리를밖에서톡날카로운것으로때리는것처럼아프다.
몸살이올무렵시작되는나만의제증상이다.
일종의몸살전령사…
무슨귀한왕림이라도하실것처럼꼭미리알린다.
하긴친절일수도있다.
나나갈테니조심해…라는,
누워서책을보다가한삼십분가량잤다.
혹시혈액순환을그날카로운처자가좋아할지도,
아싫어해야하나?ㅡ
삼십분초저녁잠이준에너지로반신욕을했다.
그리고리가재미있다고극찬한,
출판사까지뒤져선물한,고슴도치를읽었다.
참고로재미있는책이있을때반신욕은상당히길어진다.
어제도조금읽고오늘도읽는다,
생각해보니늙긴늙었다.
내젊은시절이렇게재미있는책을어찌하루밤을넘길수있으리,
상상할수없는일이다.
밥도하기싫고,끝을봐야직성이풀렸다.
호기심탓도있었을게고
재미있는글을놓기싫다는욕심,
무엇보다넘치는에너지가그리했을것이다.
그런데이제그렇게끝이궁금하지도않고.
오히려천천히읽어간다.
‘문학적으로피로를풀어주는’.
재기발랄한문장이마음에든다.
맞는말이다.
좋은문장은피로를풀어준다.
주인공..두여인은문학녀이다.
나도그러니감정이입이잘된다.
한사람은제대로된교육을받지못해서
또한사람은천재지만아직어려서
그것들이얼크러져보이는데그게꼭나다.
대개잘쓴글은영리해보인다.
가령아주오래된일본감독오주를등장시켜그의영화이끼속에피어난
동백꽃의아름다움….에대해이야기한다.
작가의성향이자지성을나태내주는세련된대목이다.
깊은지성은의외의존재가필수다.
상대방은잘모르는아득한곳,
그러면서도매우일상적이며보편성을지녀야한다.
독특한시각..인듯하지만실제는.평범한것에서,
그러나혼자만이느낄수있는…우아한지성이다.
이런책을읽으면서도이상하게몰입이되지않는다.
하루이틀남은시간탓이다.
해돋이하러가는사람들에게
무슨..변함없는태양을…수선은참,….하면서
지는해를보낸다는
새로운해가다가온다는울증에사로잡혀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