面面 시대의 얼굴

주일늦은밤에텔레비전을봤어.

장롱정리하려고….

오십대준할매와박근형아저씨가아마도연애를하나봐….

근데박근형아저씨가멋지긴한데

어둡더라고.얼굴이아니얼굴빛이,

이론정형화를좋아하는사람이라금방

늙음과어둠은동일한환경인가.

쌩뚱한문장이써지더라고,

그나저나두사람

자질구레한옷들양말가지들정말왜이렇게많은거야.

아정말물건없이살고싶어.

단촐하게또단촐하게….

그이야기를썼을지도몰라

친구들과강원도휴양림에서하룻밤잘때.

콘도생각하고아무도수건을가지고오지않은거야

수건비스무리하게생긴거라고는세상에,

싱크대위에걸렸던자그마한수건처럼생긴행주

우리셋그날밤샤워한뒤

그손바닥만한행주로다닦고

다음날머리감고

다시그행주로닦았어.

수건이있었다면틀림없이하던버릇대로

아침저녁해서최소여섯개는사용했을텐데

가끔그생각이나.

그렇게단출하게살수있는건데….

워낙평생부자로살아오질않아서그런지

텔레비전에엄청나게넓은집나오면

그런집에서살고싶다는생각은정말눈곱만큼도없어.

아프리카를별로돕지도못하면서

아프리카생각도날것같고

전기생각하면

지구생각도날것같고

작은집살아도그러는데

청소는……

무엇보다저렇게넓으면아늑할까……

남의집구경하는거라면

아이고참좋네요.멋지네요.

진심으로할수는있겠는데

작은내집이좋네…..

이런이야기하면꼭자신의눈길대로

여운가봐신포도논리를좋아하는거보니’….

하는사람있더라.

진심이랑께

그사람참얼굴없겠다.’

뭔가해서는,

혹은일어나서는안될일을한사람에게하는말….

얼굴이체면이란말이겠지.

얼굴이살아온삶의전시장이라는이야기는

너무구태의연한가.

그드라마였나.

어떤나이드신분..

주름없애려고주사를너무많이맞은걸까.

얼굴로사는사람이니까..이해는하면서도

본인이볼때만족할까….

주변의사람은뭐라고할까….

세상에내가보기엔

헨젤과그레텔의마귀할멈이었거든,

온얼굴에주름가득찬울엄마가훨씬더예쁘셔.

수선화가되어버린미소년이야기가

꼭신화속이야기는아닌것같아.

자신에대한혹함이없다면

혹함까지는아니더라도너그러운시선이없다면

세상살기가너무팍팍할거야.

거침없이뒷담화하는

타인의시선으로자신을냉혹하게바라본다면,

어디살맛나겠느냐는거지.

그런의미에서습자지같은

옅은안개같은..

운무같은

미묘한기운이살짝서려있는

그관계가어쩌면진짜관계일지도몰라.

그대와나사이뿐아니라

나와나사이에도

성찰과는조금다른….

성찰하면서도이해사랑거리..

이런것합리화일수도있는데…,

서설이기네.

面面시대의얼굴

어제가나아트센터에서얼굴에대한전시를한다해서벼르다가갔거든.

한시간반가량

혼자여기저기얼굴들사이에있었어.

크고작은

기이하고이상한,

복잡하고단순한

그생각이들데.

작가는모든사물에게서혹은보이지않는생각까지도

보여지는것을보는게아니라

혹보고자하는것을보는게아닌가.

똑같은세상을살면서도

숨겨져있는삶의비의가

어느순간시인에게잠간열리듯

그순간을시인이기록하듯

그잠간의열림으로

상당히많은세상의존재들을바라보듯,

2014년조선일보신춘시첫대목

<부슬비는계절이체중을줄인흔적이다>

화가에게도그런비의의시간이있는게아닌가.

고흐는자살하려한것이아닐지도모른다고

우리나라법의학자께서말했다고해,

고흐의그림마다

넘치는생명력을보면법의학자말이맞을것같아.,

오베르의교회

사진과함께그림을보면

사진은죽어있는것같고

고흐가그린오베르교회는

그대로살아서펄펄움직일것같아.

문도저혼자스윽열릴것같고

문안에있던누군가가저벅거리며걸어나올것같고

지붕은금방이라도하늘로승천할것같고

페터한트케가

세잔을이야기하듯

그흉내를내본다면

고흐는오베르교회를그린게아니고

오베르교회를표현한거지.

어제가나아트에서화가들이그린얼굴들을보며

인류의그수많은얼굴도각기다른데

그이미다른얼굴들을

그들은정말로그들만의시각으로

오메세상에!!!!!!

근데지금

글을쓰다보니

혹시

그들은

사람의얼굴을묶음묶음묶어

그묶음으로

현대라는거대한괴물체를보여준게아닌가,

아름다운괴물체

슬프디슬픈괴물체

희한한괴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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