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으로 生을 알게하는 연극ㅡ 레드
BY 푸나무 ON 1. 8, 2014
인생은짧고예술은길다!?
히포크라테스의이말은우리에겐너무나익숙해마치잠언같다.
그런데정말그런가….
(그가말한예술은의술과같은기술로
해석해야한다는의견도있다더라만,하여간,)
이오래되고정형화된문장이어젯밤내겐빛을잃었다.
인생은짧지않고…..
적어도마크로스코처럼치열하게살아간다면,
그무게는진중하며깊어장수의어떤생보다차지고길어보인다.
예술도길지않다.
아니오히려예술은매일죽고매일사라지고있다.
예술은‘새로움’이란포획자에게
날마다상처입고조롱당하다가결국은먹히고만다.
예술의새로운사조는먼곳에서길을잃고불시착한외계의생물이아니다.
언제나현존해있는사조속애서
그현재를먹고자라난다.
힘을기른<새로움>은.
이전의예술…그정수리를거침없이내리친다.
새로움이란매혹적인탈을쓴채.
마크로스코의진지함–
삶을의미있게하고가치있게만들어가는아름다운태도–조차
팝아트-
로스코가보기엔가볍고경망스럽기이를데없어절대!작품이아닌–
에밀려난다.
적어도로스코의조수켄에겐그렇게보인다.
선생님도큐비즘을그렇게몰아내셨잖아요.
아버지를존경하지만아버지를살해해야한다고선생님이말씀하셨잖아요.
이제선생님차례예요.
어느수거미는다리몇개를내어주며
그다리를먹는암컷과교미를한다고했다.
거미의교미는사람들이하는섹스가아니다.
자신의다리를내어주면서까지씨앗을심는
역사를위한위대한몸짓이다.
하기는동아속에서자라나는새움도봄이되어햇살이길어지면
그여린몸짓으로도사정없이자신을보호해주던껍질을찢어내질않던가.
가엾은것들
먹고먹히는
자라고사라지는
사랑하고미워하는
그것이가엾은생인것이다.
어젯밤‘레드’를보았다.
겨울답지않게포근한날씨였다.
포근하다해서차갑지않다는것은아니다.
기모든바지에따뜻하고편한부츠에헤비다운파커에
카드와비상금든손폰하나달랑들고지하철을탔다.
지인께서동네차림으로가볍게오라고하셨다.
사실핸드백만들지않아도….
무지자유롭고가볍다.
연극이시작되기전조금이르게만나
지인과함께도란거렸다.
수제비스켓과커피한잔의여유는
연극에대한기대치를한껏높여준다.
코드가맞는,
기분좋은사람과함께
아주좋은그림을보는것처럼….
연극‘레드’는미국의추상표현주의화가마크로스코(1903~1970)의일화에
기반한‘팩션’이다.극작가존로건은1958년뉴욕시그램빌딩에
백만장자들만을겨냥해문을연‘포시즌레스토랑’에걸릴
벽화를의뢰받은로스코가40여점의연작을완성했다가
갑자기계약을파기했던일화에주목했다.
상업적예술과는거리가먼그가지극히상업적인프로젝트를수락한일,
또막대한금전적대가를돌려주면서까지
수락을번복한일의이면에는어떤계기가있을것이라는상상력에서출발했다.
로건은로스코의일상에가상의조수인켄을불쑥밀어넣었다
.켄은젊음의혈기와예술에대한나름의진지함으로
끊임없이로스코에게도전한다.
‘레드’의무대를채우는건로스코와켄의대화다.(펌)
로스코로분한강신일이담배를피며
관중석을바라볼때까지도
나는나를포함한관중이
그가그린벽화….라는것을몰랐다.
극초반이조금지나고나서야
우리가그의그림이되어있다는것을알게되었다.
내가
그의진지한그림이되어서…
그의아이가되어서…
그가한사랑의고백을듣는다.
“그림을파는건앞못보는아이를면도날가득한
방안으로들여보내는것같은거야.
그아인아플텐데,고통이뭔지몰라,전에다쳐본적이없어서….“
그는그림을살아있는생명체로여겼다.
그는사람들이그생명을알아볼거라고여겼다..
그는자신의그림이제의를지닌,묵시를포함한신령한….
사원을생각나게하는아니마치사원처럼…
그림앞에서생각하길묵상하길성찰하길원했다.
그림을거는장소
그림을바라보는자세,
거리도그에겐무지중요했다.
그는자신의그림이비록화려한식당….에걸린다할지라도
그식당이음식먹는곳이아닌
예배는아니더라도
적어도생각하는곳이될것으로여겼다.
그러나음식점은요란한은식기소리와
사람의소음으로가득차있었다.
아마도그의그림은홀로떠돌고있었겠지.
그는엄청난돈을다시돌려주며
자신의그림을식당에서데리고나온다.
로스코와캔과의대화는
정말재미있었다.
나는소리안나게속으로자주웃었고기뻤다.
공감의기쁨.
느끼는즐거움.
앙리마티스의레드스튜디오에대한로스코의표현들은….
소름이돋았다.
그림읽기…..종결자.ㅎ
화가의재능이그림을그리는게아니듯
그림읽기역시화가의시선만으로는어림없다.
그가지닌숱한인문학적지식에….
플러스하여그림을향한열정과고통…이
배인시선으로그림을바라보니
그림이그에게그토록많은이야기를주는것이다.
그렇다,
로스코는자신이그렇게그림을바라보니
다른사람들도자신의그림을
그렇게사원에서처럼……
바라봐주길원했던것이다.
미술가는말할것도없이
니체로부터시작하여ㅡ프로이드…햄릿….
그리고음악ㅡ.
바흐모짤트알비노니의아디지오..비탈리샤콘느…..
음악을좋아하는로스코는음악속에서산다.
그리고음악속에서
캔과하얀캔버스에처음칠을한다.
레드…..
혼신의힘을다하여…
같이연극을본지인께서한숨을토해내듯이작은소리로
야아,진짜그림같다….!!!!
로스코의복사본을10년넘게바라보며좋아하는분이시다.
그러니
로스코의그림에대한고통스러운체화가가득가득스민언어들이
무대위에서날아다니고…
레드가커다란캔버스에그려지니
엄청난소통이이루어졌겠다
.
로스코와켄은상대적접점에서있기도하고
같은곳을바라보기도한다..
노년과젊음.수용과대치,보수와진보.
주류와비주류…갑과을,
그리고결핍과상처가이들사이를관통해흐른다.
로스코는고민한다.
불랙이레드를삼켜버릴거라는……
레드는그림의결정체를말함이었을까?
블랙은???…예술적한계?혹은대중?
캔은분별해낸다
레드도블랙도그저색일뿐이라고
블랙을죽음으로치환하는감성은…
선생님의아포론적성향과배치되는것아니냐고….
로스코는캔의젊음이지닌단순함명쾌함발랄함을
겉으로는사정없이무시하면서도일견속에담는다.
색을이야기하지만결국생을이야기하는게아닌가.
로스코는70이다돼서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