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그립다

올들어가장추운날이라구요.

말이옷이라도되듯

따뜻한옷입고나가라는말을식구들에게세번이나했어요.

하긴조금걷다차탈거고다시조금걷은후

따뜻한실내로들어들가겠지만요.

차라리하지말걸그랬어요.

겨울답게추위를좀느껴보라구말이죠.

아침부터산책을합니다.

추운날어디를그렇게돌아다니느냐구요.

추운날일수록많이움직여야지요.

따끈한메밀차한잔마시면서말이지요.

어제도식구들다잠든

깊은밤에메밀차를아주커다란머그잔으로두잔이나마셨어요.

추운것은아니지만괜히추운듯

찻잔을두손으로감싸쥐기도하면서요.

두손으로찻잔을감싸쥐는형태는마음을아늑하게하죠.

냉랭하던두손이서로를의식하는시간이니까요.

깊은밤이라더더욱그랬는지도모르겠어요.

마음까지그들,

손의생각이밀려왔거든요.

,우리….가장친한사인데….

그치잊고있었네.

손은언제나거의서로를의식하지않아요.

가장많이함께하는데

가장많이협력하는데

씻거나핸드크림을바를때

무슨일인가를힘을합해해야할때

더없이친근한듯,

마치지극히사랑한다는듯

안고부비고힘을실어주기도하지만

의식없는일이죠.

내심은서로에게도무지관심이없어요.

그러고보니내두손

마치나이든부부같아요.

열심히사는데

열심히한방향을보고같이걸어가는데

너무나가까운사인데.

도무지설렘이없는

하긴항상함하는두손이

서로를의식하며맨날함께하려고하면

오히려기이한일이겠죠.

나이든부부의자연스러움은

설렘이없기때문이에요.

데면거림,무심함,평안,공존,사이

거리가주는자유…..로움그런것말이죠.

오래산부부는

그래요마치손같네요.

설렘이없으면어때요.

대신자연스러운것을요.

그러면서도가끔은설레고싶긴하죠.

설렘은배워지는것도아니고

사고싶다고살수있는것도아니니

너무나익숙한시간속에서

덥고습한바람가운데있다가..

어느숲에선지휘익불어오는청랑한바람같은건데요.

우연히조우한

타래난초를보는것같은화~~한느낌….

그역시지나가며흐릿해질거라구요.

알죠.

사람관계처럼

잘낡아가는것흔치않을걸요.

오늘아침은고흐의도비니정원까지왔어요.

밤엔그림책이좋아요.

아마도늙어가는제증상이긴하겠지요만,

겨울밤은메밀차두어울리구요.

곡식이주는순후함이있는차를마시며

고흐의도비니정원을보았어요.

아무래도어젯밤책속그림은좀답답해서

컴에서

도비니정원을찾아산책하고있는중이라니까요..

산책이라하니고흐처럼어디나간줄아셨구나.

고흐는정말산책을좋아한사람이죠.

테오에게도그랬잖아요.

산책을자주하고자연을사랑하라고..

그래야예술을사랑할수있다고

산책없이

관찰없이보리밭을,나무를,별을그릴수있으려구요.

그런데지금은초록이없어요.

초록이없는황막함.

,나름대로좋죠.

어쩌면초록이있는세상보다

더깊은사고를하게하는

좀더엄격한스승일수도있죠.

그러나이렇게일월속에포옥들어가있으면

정말초록이고파져요.

초록이눈을시원하게해주는것아시잖아요.

그러니대신

초록대신도비니정원이제는반고흐정원을거니는거죠.

그가그린아니표현한….나무와풀들….생기있게움직이는그들

끝없이팽창하는나무

정원으통채로구름으로만들어어디론가이끌고떠나려는나무

그러고보니왜곡을우리는….경원시하는데

고흐의왜곡은표현이기도하잖아요.

너무도멋진고흐의왜곡

그림….에생명을부여하는….표현이요..

풀들은바닷물처럼움직여멀미가날듯한데

고양이는의젓하네요.

저두저고양이처럼걸어야겠어요.

담담하게요.

1에있던검은고양이가

2에서는사라지고없으니

죽음의암시라고이야기하는사람도있던데

너무예민한눈길아닌가요.

지나치게예민하다보면

길을잘못들어헤맬수도있으니까요.

고양이는

숲속어딘가자신의안식처를찾아갔겠지요.

고흐가죽기전테오에게했던말도생각해봐요.

슬픔은끝이없는거라는,

너무나아름다운세상

그너무나아름다운세상을그리는남자

그러나너무나외로운남자

한없이외로운남자가

그래서너무나슬픈남자가

그린그림을보며

겨우

초록에고파…하며

눈이나씻겟다는이는

얼마나가벼운가요

빚진자의경망함이러니가벼이여기시길…

총총

침묵의로망스-비에니아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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