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ㅡ 인생 최고의 맛은 무엇일까?

저자 뮈리엘바르베리(MurielBarbery) 출판사 민음사(2011년10월1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겨울과일로귤만한게있을까.

크지도작지도않는알맞은몸피에노오란색깔이어여쁘고사랑스럽다.

거기에아주작은초록이파리하나꼭지에살짝붙어있으면

귤은더욱싱그러워진다.

먹기도전에군침이도는데

군침은생래적인것으로

몸이손수걸어나오는

아주친절한,맛에대한접대이다.

손에들면다가오는부드러운느낌…..

탱글거림과말랑거림이딱알맞게조화되어있어.

사랑하는내아이들어릴때

통통하게살쪄너무도귀여운종아리를만질때의느낌.

귤은부드러울수록껍질이얇다.

살짝벗기면어쩌면그렇게쉽게도벗어주는지

칼이필요치않는과일흔치않다.

그러니저와나사이에상기도흐르는친근감은다정하기이를데없다.

가끔귤과오렌지를같은선상에놓는사람들이있는데

비슷하지만전혀다른세상이다.

우선껍질부터가다르다.

귤은자연스럽게몸을내어주는아무도두려워하지않는천진함을지녔다.

소박하며순수하기도하지.

오렌지는끝까지도사린다.

거칠고두껍고사납다.

자신만을위한준비한칼이다가올때서야….항복을하는질긴과일이다.

식감은어떤가..

굴은입에넣어살짝이빨이살짝닿기만해도톡터지며온몸을던져안겨오지만

오렌지는딱딱한알로부서진뒤에서야못이긴척즙을내어준다.

내숭이심한과일이다.

귤은너무큰것도상품이안되고너무작은것도상품이안된다고한다.

주로5,6,7,…표시로시중에나오는데

나는그중큰것7번을주로산다.

큰것이값도약간싸다.

5번은조금작은대신새콤달콤한맛이강하고

7번은새콤한맛이적은대신그자리를약간싱거운맛이차지하고있다.

알토란같은퍽퍽한맛보다여유있는맛이좋다.

아마도미식가들은당연히새콤속에어린달콤을

혹은달콤속에어린새콤을선호할것이다.

새콤은달콤보다혹은싱거움보다는더분명하고선명한맛이니까..

그러나내취향은

새콤한맛보다는싱거운물맛이배인귤이좋다.

손에잡히는맛도풍성하다.

맛에는인생이있다고뮈리엘바르베르는<>이란소설에서적고있다.

<>은최고의요리평론가가죽음앞에서서

단이틀이라는숫자는너무의도적인감이없지않아있지만…..

그가평생누려왔던그수많은맛들중에

기억속에는있는데잊어버린,

어떤맛을찾는과정을적은글이다.

<어머니에게나는신이었다.>

주인공이자신에게하는말이다.

그리고실제그는맛의세상에서신처럼군림한다.

그가하는맛에대한표현들은

맛이상으로사람들을매혹시킨다.

과연그런맛이존재할것인가

의심이가지만어쩌면사람들은

특히프랑스사람들은

설령존재치않다하더라도

음식에지극한의미를부여하는그과정을즐기는지도모른다.

세상의허무를직시하는일보다

가치가있다고여기는쪽이더쉽고흥미롭기때문이다.

읽다보면맛에대한기발하고재기발랄한표현이

맛은맛이아니라표현된어떤것….인가…..싶기도하다.

하긴프랑스요리….그길다란시간동안

생각도느낌도할말도많을것이다.

살아있는채불위에놓여진

구운정어리는치아의방벽을뚫고들어서는라는

구운정어리에대한묘사는정말구운정어리를먹어보고싶게한다.

미천한고등어와세련된연어

고기는낯설고강하지만생선은낯설고잔인하다

회는고체의편에서는무에저항하는견고성을간직하고

기적같은유동성과부드러움을빌려온물질이다.

비단같은우단먼지도회에대한표현이다.

다양한음식들은

실제음식의맛으로도기억되지만

우연히먹게된시골동네에서의식사는

젊은남자들의이야기속에서무르익어가는,

음식과함께삼킨것은그들의말이었다.

마요네즈와채소의사이는매우성적이다.

성적관능의행위가그러하듯

함께있음에광란하면서도자기자신으로영속한다.

(모호한문장이주는상상이상당히섹시하니

잘못된번역이라고함부로치부할수는없을듯,ㅎㅎ)

그래서음식의맛….에대한너무나멋진표현으로

세계음식책상문학부문과바쿠스상을

수상했다고한다.

아내의배속에서나온무미건조한세물건

이라는표현은

이맛의대가가자기자식들에게사용하는표현이다.

아내를사랑했고지금도역시사랑한다는

그리고유일하게사랑하는여인이라고하지만

그는다른여자들에게로갔다가돌아오는일을숱하게반복했다.

아내는그가자신에게로다시돌아오는<자리>라는것만해도

행복할정도로남편을사랑한다.

글은다초점으로쓰여진다.

그러나모든시선은그를향해있다.

그리고

그가맛본가장기억나는음식들의향연이펼쳐진다.

마지막순간에

그는자신이가장원했던

그러나잊어버렸던음식을찾아내는데

유명한제과점에서만든빵도아닌

공장에서만든반죽과당밀이되어버린

설탕으로만든슈퍼마켓의슈케트이다.

맛있는음식의숫자는어머니의숫자와동일하다는말이있다.

시장이반찬이다라는말도

맛에대한..그접근에대한무한한범위를나타내는말이다.

따라서음식은상대적인게아니라절대적이다.

우리가먹는모든음식의맛은무한절대다.

오늘아침처럼….

단하루….

시간들..분이나초

그보다더작은

청정이나허공같은시간들이모여

우주의생을이루나니….

그참얄따란책하나읽고말도많다.

책도음식처럼

맛을지녀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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