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미니멀리즘 ㅡ 무등산
BY 푸나무 ON 1. 20, 2014
기실걷는일처럼변화없는일이또있을까,
한발한발앞으로내딛는일…
뒤로도옆으로도걸을수없는두다리로
그저앞으로만향하는변함없는몸짓,
이제걸음이조금보인다.
앞으로왼발한번다시오른발한번
이단순한움직임을위하여
얼마나수많은기관들이서로를배려하며격려하며
이끌고밀어주는지
맥박처럼호흡처럼내안의모든기능이
얼마나단순하고쉼없는반복에의해
지금내가존재하는가를
느끼게하더라는것이다.
<걸음>이
생각없이살아온시간에대한성찰을
<걸음>이하게한다는것..
쓸데없는지성의교만에경도되어
(그러나지금도여전히별처럼그리워하는마음항존하니)
사소하고지루해보이는몸을얼마나경홀히여겼던가.
몸이사유의근간이며
오히려정신의핵이라는것을….
그안의하나만부실하여도
나는무등산을오를수없었을것이다.
오,걷게하는보이지않는힘들의위대함이여
사람의영혼을
천하보다소중하게여기라는가르침속에는
이런위대한철학이스며있는것이다.
범사에감사하라는권유도
결국은미미한것들에대한
찬사받아야마땅할,
찬사의존재에대한
베리에이션아닌가.
아주소소한생각의한줄기라고
폄훼해버릴수있는사안이기도하지만
잘하는일엽지추로생각해본다면
어디를
가는것
보는것
생각하는것보다.
이제더기특한것.
모든생의줄기가
미미하고사소한것들에연계되어있다는것,
<걸음>처럼
그보이지도않는무수한것들의개별성과
그개별들이이루어내는하모니를
걸음에서느끼게된다는것이다.
걸음은보이지않는
그러나확실하게
내안에내재된천상의오케스트라
그들이빚어내는연주라는것이다.
그러니까
<걸음>은
이제내게
겨우일상을떠나는일,
겨우아름다운그림을대하는일.
겨우조화로운음악을듣는일보다
한수더윗자리를노리고있는
아직은언타이틀인새로운예술사조라고나할까,
물론지극히개인적인,나만의,
그래서이즈음나는그의유혹에자주빠지곤한다.
걷자나랑함께….
마치내가아무도손내밀지않는무도회의초라한여인이라도되듯,
마치그는잘생긴남자처럼
마치그래서적선이라도하는양
손을내밀곤하는것이다.
사뮈엘베키트의‘고도’가나타났을때
아니지고도를기다리는사람들이나타났을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