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금방 올것이다

빨리외출해야할일이없다면

아침시간에꼭하는일이시몇편읽는일이다.

마음에오는시있으면

시가펼치는세상에들어가

여기저기거닐어보기도

톡톡두드려보기도

슬쩍만져보기도하는것

시를아니시가이야기하는삶과내삶을거기거울에비쳐보는이야기다.

시를읽는일도차마시는일과흡사하다.

그냥수욱마시면차가아니다.

입에담기전눈으로마시고

한모금마신뒤다시향을음미하고

그뒤입에서굴리며맛을느끼는것,

물론목으로넘어갈때의향기와맛도….

입에서와또다른잊지말아야한다.

차한잔을드는것은

산의만년명상과마주앉는것과같다고.

영원의하늘과이마를맞대어보는일일수도있다고,,,

꽤유명한수필가의글한줌인데

사람이름은잊었는데

문장은기억에남아있다.

신기한일이다.

최근인데기억을하다니ㅋㅋ

근데정말이렇게차마시냐고?

아니거의그렇지않다.

그냥대강

아주분위기좋을때좋은사람과좋은차가맞물릴때

거기다가장중요한느긋함이함께할때나혹시그럴까.,

이여러가지박자를충족할때가자주있겠는가,.

갈수록음에대한치보다

박자에대한치가늘어가는즈음에랴,

그러니시도마찬가지다.

나보다는그쪽에서풍겨오는것이강할때

겨우멈칫하며조금서성일뿐….

이번설

조금늦은시간에식혜를앉혔다.

그래서꼼짝없이한시까지는잠을자지않고기다려야했다.

엿기름을주물러가라앉히다보니

연두색순이물위에뜬다.

보리가몸에서처음내민순이다.

어디서든사실생명은제살을먼저뚫어야생명이된다.

처음엔엄마를뚫어야하고

나중에는자신을

보리도자신의몸을자양분삼아순을내보내는것이다

강화에서전등사앞을지나갈때땅위에연한연두순이조금스치듯보였다.

아저게뭐지..

보리다.

엄마가말씀하셨다.

‘저것이저라다가도설만지나믄금방새파래져부러야.

아조순식간에자라나분당께.’

울엄마적나라한사투리와그억양사이에서유별나게

새파래지는보리….

눈에어른거렸다.

양파순도제살파먹으며자라난다.

아마도양파순은딱파먹은제무게만큼자라날것같다.

광성보를걷는데

언니가크낙새소리가들린다고한다.

설마크낙샐까..딱다구리겠지.

한참딱따구리의부리에대해이야기했다.

그작고가냘픈것의거대한힘을,

북한산에서보았던

온머리를뒤까지제켜나무를파던..

아주작은딱따구리의처절한몸짓을,

형부는그이야기를했다.

까치가울면손님이온다는이야기….

까치는동네사람들을안다고

그래서낯선사람이오면그를알아우짖는다고

그러니까치가오면손님이온다는말이맞는거라고….

언니는까치들수십마리가

보성우리집딋산

대숲에서서로싸우는것을보았다고했다.

하도시끄러워서가보았더니

세상에잊을수없는광경이었다고….

식헤익기를기다리며

다큐몽골고원의검독수리를보았다.

높은절벽위에사는야생의생명

검독수리가새끼를두마리부화시켰다.

어미는사냥을해와두새끼를먹이는데

언제나앞에있는새끼부터먹인다.

그리고그새끼가물러나야뒤에있는새끼에게먹이를준다.

자그마한쥐토끼한마리는앞에있는새끼의양에도차지못한다.

새끼들이먹지못할털같은것은어미의몫이고

뒤에쳐져있던새끼는어미의주둥이만몇번핥고만다.

그러다가

화면은벌겋게민둥산이된털뽑힌새끼검독수리의머리를보여준다.

언제나앞서서먹이를받아먹던덩치큰검독수리가..

작은독수리의머리를사정없이쪼아댄다.

혐오스러울정도의이비정한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적자생존이라는단순한단어로밀어넣어버리기에는,

그런단순한논리보다는뭔가좀더다른게있지않을까,

마이브라더는어떻게생각하냐는내질문에

지능없는본능적인존재아니겠냐는

돌고래는지능이조금있어친구나어미가체포되거나죽거든

슬픈빛을띄운다는….

특유의스타일대로우회하는이야기를했다.

나는자연을,자연이지닌존재법을

내삶의방법으로자주치환하곤한다.

그러니

조금더들어가보면

형태나깊이양상에있어조금다를지몰라도

사람들의생태에도

분명저런잔혹한양상들이자리하고있을것이다.

우리네삶어딘가에깊숙히부여되어있는,

아니어느사람에게만있는특별한잔혹함같은게아니라

어떤평균,

공통분모같은것,

어린생명들의갑자기한죽음일지

난데없는병마일지

의도치않았던고통같은것들….

그러니까내가느꼈던충격은

생명을가장존귀한것으로여기는

한계적상황에대한인식같은것이고

생명을넘어선

어떤영원불멸…being…의자리에서본다면

다른해석이가할지도모른다는것,

겨울을지내기위해,

소모되는에너지를줄이기위해

나뭇잎을떨궈내는나무도……비슷하다.

더냉정하고차가운판단이거기기다리고있을지도모른다는것,.

나무가돼야겠다

다음생이오기전에

눈쌓인숲길에하얗게벗고서서영하를견디는

눈부신은사시는말고

누군가를멀리보낼때언덕에서

내게어깨를빌려주었던느릅나무도말고

약수터에서물마시느라고개를들면

이마에그늘을장만해주는상수리도말고

아프게죽은조선의민씨여인이아까워

백년을울고서있는느티나무도아니라

나무가돼야겠네

뿌리에줄을친친감고

4.5톤트럭에묶여누운채로

흔들리며뒤채며

의금부로압송되던혁명가처럼머리채를끌리며

어디로가는지모르고

어디심어질지알지못하네

알수없어

애태우며마음쓰며

머물지못하고매일어디론가가는나무

길떠나는나무가돼야겠네//나무남자//윤성학

되고싶은나무는오히려아니라네.,

이미되어있는나무이니차라리되야겠네..

체념과관조와승화

승화에대해서설명해보자면

그게꼭아름답고조금더좋고조금더높은것이아니라는것,

승화의본질은자연스러움에오히려있다는것,

이시는존재와실재사이

딱그사이에있는시같다.

일월이가고이월이왔다.

이제진짜나이는한살더먹고.

봄은금방올것이다.

꽃들도사실그연약한이파리로나무를찢고세상으로나선다.

그럼에도우리는그사랑스러움에매혹되어

꽃들의질긴존재부분에는눈을감는다.

그저바람에하르르떨리는연약함만바라볼뿐이다.

사진들은강화도

시레기밥집풍선덩굴

광성보에서바라본손돌목과나목

11 Comments

  1. 순이

    2014년 2월 1일 at 12:38 오전

    명절잘보내고계시지요?
    새해인사새로해야하나?
    새해건강하시고은혜로운한해가되길바랍니다.
    평안하시구요.

    며칠글이안보여서걱정했다는….

       

  2. 푸나무

    2014년 2월 1일 at 12:41 오전

    딱일주일글안썼네요.
    바쁘기도했고
    내언니는뭘그리자주쓰냐?고나무라고
    어느분께서는잡초나겠다고하시고…ㅎ

    설잘쇠셧지요?   

  3. 쥴리아스

    2014년 2월 1일 at 12:52 오전

    봄이곧오겠지요?
    저는계속겨울을향해치닫기위해뱅기를창문너머바라보고있습니다…푸웁   

  4. 선화

    2014년 2월 1일 at 12:57 오전

    그러게요…기다렸어요푸나무님의글!!
    제가일산에산적이있는데그땐강화에자주갔었어요
    장날에도가고…
    제주는동네마다다른계절이지요중산간넘어소는초겨울
    아랫동네는봄…요즘은겨울옷을입기엔약간더워요(울동네)
    늘건필하시구요~^^   

  5. 푸나무

    2014년 2월 1일 at 1:16 오전

    쥴님추운나라가세요?
    저두다음주쯤한겨울나라며칠가보려고하는데…
    오래계시다가오시나?뭘물어?푸웁,   

  6. 푸나무

    2014년 2월 1일 at 1:18 오전

    선화님…
    이름에서풍기는느낌대로
    아주다정하신분같아요.
    제주에사시다니..
    얼마나부러운지요.
    봄은바람과는다른세상인가봐요,
    우리는바람불어서추워도
    봄은바람무시하고다가오잖아요.
       

  7. 데레사

    2014년 2월 1일 at 3:05 오전

    어느새1월도다가버리고…
    세월이너무빠르고무상합니다.

    어머님모시고형제분들과함께강화다녀오셨나봅니다.
    겨울바다,겨울산사,좋지요?

    곧봄이올겁니다.우리아파트마당의목련도뾰족뾰족멍울을
    매달고있거든요.   

  8. 산성

    2014년 2월 1일 at 1:18 오후

    연두를기다리는마음.
    어제,오늘..
    내내이어지는겨울비
    하마봄이가차이온듯합니다.

       

  9. mutter

    2014년 2월 2일 at 6:23 오전

    어미검독수리의새끼먹이기의순서는
    아마도
    두마리다비실거리게커서생존경쟁에뒤떨어지는독수리로키우기보다
    한마리라도제대로키우겠다는욕심이아닐런지요.

    지금젊은엄마들이자식을하나만낳으려는욕심과비슷하지않을까요.   

  10. 벤조

    2014년 2월 3일 at 4:25 오전

    울엄마적나라한사투리와억양사이에서새파래지는보리…"
    나는그시가조아~
       

  11. 벤조

    2014년 2월 3일 at 4:27 오전

    그리고멋들어진대니보이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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