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천년의 기록 ㅡ 채근담

菜根譚

사람은누구든지나물뿌리를씹으며살아도만족할줄안다면

세상에안될일이없을것이다라는뜻으로,

송나라왕신민이말한소학(小學)’에서연유했다고한다.

나는가만히혼자내식으로채근담菜根譚

채소의근원에대한어록이라고직역해보았다.

어쩌면생명을이어갈때가장필수불가결한

식물의근원을안다는것,

태어나고자라남열매맺고소멸됨이

삶의근원을아는일과도합치되지않는가.

시절이하달라져서

이제오히려나물….소채.

옛사람들이가난해서어찌할수없이먹었던나물들이

귀한것이된시절이다.

결국무엇을먹고살더라도

생을바라보는<시각>에의해

삶이달라진다는,

즉채근담은

동양의탈무드동양의팡세인별호처럼

가치관에대한잠언으로보인다.

전집(前集)222조는주로벼슬한다음,사람들과사귀고

직무를처리하며임기응변하는사관보신(仕官保身)의길을말하였다고하는데

그래서채근담을처세학으로보기도하는데

사람들사이에서기능을강조하는태도가처세라면

채근담은적어도처세론은아니다.

그보다는훨씬더깊고진중한

어쩌면숭고하기까지한

존재에대한담론으로읽힌다.

채근담은실제불교도교유교를아우르는글이다.

석가모니가나오는대목에서자주공자가거론되며

노자도등장한다.

여기에저자전재동은한양대교목을지낸목사로서

기독교인의시각까지덧입혀

로채근담을전혀새롭게편역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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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따른다는석가의말씀과

본분지킨다는유교의가르침

이두말씀은바다건너는구명대다

세상길은그렇게망망한것이다.

한생각이잡히면만가지걱정거리가

분분하게일어나는구나.

평화를만나면가는곳마다

얻지못함이없으리리

불교나유교의진리에는

세상을알아가는인간의길이없다.

그러나그것은온전한구원이

이루어지는것은결코아니었다.

시로풀어쓴글밑에는원문이실려있다.

아쉽기는이원문곁에직역이있었으면

더욱좋았을뻔했다.

그러면시로풀어쓴평역은더욱자유로웠을것이고

독자들은어디까지가원문이고

어디가평역자의글인가….

헤아리기쉬웠을것같다.

가령인상적인윗시의마지막연은

채근담에는없는평역자의글이다.

꾀꼬리노래하고꽃이곱게피면

산과골짜기가아름다운천지가된다

봄의자연은환상같은아름다움이고

사람을들뜨게하는환경이된다

가을이되어물이마르고잎이지면

들은앙상하고벼랑이다드러난다

비로소세상은꾸밈없이제모습으로

다드러나니천지의참모습이보인다

봄날은황홀하고가을은쓸쓸하다

명예권세그허물을벗고나면

그사람의참모습을알게된다

죽은뒤에참된평가를할수있다

채근담의전체수에

,한가윗날,여름가을겨울6편을추가해총365편이실려있다.

읽기쉽고

마음을울리는맑은구절들이향기롭다.

평역자가서문에밝혔듯이

그는경주의한서점에서채근담을만나서

반세기를품에안고지냈다고한다.

그러니

시는자연스럽고평화로우며

평역자의시선이과감하게미치는곳도

그다지거슬리지않는다.

곁에두고

마음이심란하거나평강이없을때

아무데나휙들춰보아도괜찮을책이다.

당신의마음이열려만있다면

거기당신의마음이보일것이다.

마음을비추어주는

거울같은책!

4 Comments

  1. 松軒

    2014년 2월 10일 at 1:29 오전

    예전에채근담에나오는글귀를
    여러번써먹은적이있는데

    동양의팡세나탈무드급으로일러주시니
    아~~~그렇군요…

    마음비춰주는거울같은책!!!이라는말씀에
    이책도옆에두고볼책으로추가해야겠군요..

       

  2. 인회

    2014년 2월 10일 at 2:42 오전

    동양의탈무드….
    저도뭔가안풀릴때가끔휘리릭어느대목이든펼쳐보는책중에한권입니다.   

  3. 푸나무

    2014년 2월 11일 at 1:37 오전

    송헌님은
    묵으로쓰셨다는게지요?
    한달포즘지난뒤에
    주소주시면붙여드릴께요.

       

  4. 푸나무

    2014년 2월 11일 at 1:41 오전

    아인회님그러시구나…
    휘리릭…
    맞아요.
    휘리릭…
    펼쳐서읽으면좋을책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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