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서신 ㅡ시코츠코 호수

생떽취베리의어린왕자는사랑스럽기이를데없지요.

단순하면서맑은생각,

남의말을곧이곧대로듣는순수함,

누구에게나거부감없이다가서고거부감없이좋아하는투명함.

거기다가상상력이아주풍부하죠.

어른이되면이와같은것들이쉬사라져버리니

오죽애달프면쌩떽취베리가사라져버린보물이라도찾아가듯이

어린왕자를그려냈겠어요.

그래도그중상상력은조금씩남아그흔적을보게하곤하죠.

상상력은삶에대한긍정적인시선을보완유지하는것같아요.

얼굴다르듯이그센서의방향두다르구요.

상상력에대한센서는정확할필요성은없는거죠?

상상이라는것이결국우주보다더한

무한대의공간속에서움직이는기이한물체라.

사람마다그분야가다르기두하구요.

가령내게는나무를볼때마다

나무에게서남성성을느끼는상상력이발현되곤하죠.

야아잘생긴남자….건장한남자….속깊은남자….

저나뭇가지는웃기게생겼어.그러니저나무는유모어도풍부할거야,

저대찬몸짓봐.아무리혹독한시련이다가와도견뎌낼몸짓이야.

여름날무성한이파리를거느리고있는나무는

더욱섹시하야정말기대고싶게하죠.

견디지못하여우리모두

그의아래로들어가그에게슬짝등을들이대잖아요.

결국나무는내가이생에서는다시만날수없는

이상형의그사람이기도하죠.

사실이나이들어남자..에게눈길주면

지가무슨마르그리뜨뒤라스도아니고

우리네시선으로는그게전혀고상하지못한일이잖아요.

그렇다고그런감정들이전혀없는가하면그건아니니

지혜로운그것들이자기들끼리합종연횡을하야

다른결로나타나는거죠.

그런내맘을나무가알아줄리만무하죠.

한결같이무심한거예요.

그무심함이또매혹이라..

그러니결국제가다가가고야마는거예요.

언제나나무와의밀당에서

완패하는선수요.

시코츠코호수..

왠지호반이어울리는단어지않은가요.

차가운듯시린듯….

죠잔케이온천을찾아가는길

눈이정말원없이나폴거리며내리더군요.

쌓인눈위로다시또덮히고또덮히고

눈이지닌정한이야기를했는데뭔가좀눈이달랐어요.

뮤지엄아워스에서코마상태에있던사촌을보며주인공앤이그러죠

의사는변함없다고하는데

자신이볼때는날마다무엇인가조금씩다르며변한다고..

하다못해그녀주변의공기도….

그러면서아니겠죠?

묻는데

나는속으로대답했어요.

아니요맞을거예요.

공기가아무리눈에보이지않는다할지라도실재하는존재인데

그게왜날마다다르지않겠어요.

차라리같다는것이오히려더어려울거예요.

단지둔한심성이바라보지못할뿐이죠.

북해도의눈

다르더라니까요.

표현해내기어려운느낌이었는데

가이드는그러더군요.

북해도눈은아주심한건설이어서미끄럽지가않다구요.

눈의질이아주좋아

그래서두번이나겨울올림픽을치뤘다는거예요.

정말신기하게미끄럽지가않더군요.

우리나라라면그렇게사람이다니면반들거려서

꽈당하기십상일텐데가느다란모래길같았어요.

시코츠코호수….

호수옆의나무…..

주변에아무도없이

전혀외롭지않다는듯홀로서있었어요.

한눈에반했죠.

수종은뭐냐구요?몰라도돼요.

겨울이되면..겨울나무는어느때보다그냥나무죠.

아주섬세해보였어요.

하늘을향해무수한가지들을내어놓고

아주가만히서있는나무.

하두단아해보여

갑자기옷을겹겹이껴입고머플러에모자가지쓰고있는

내가

천박한몸종처럼여겨지는거예요.

에이츠암,

바로그곁에가로등하나가어느순간탁켜지더군요.

나무가바라보던걸요.

아너있었구나….

가로등은밤이되어서야피어나는야화인거에요.

호수주변에

눈조각을엄청만들어놓았더군요.

거대하게

섬세하게

낮에는그얼음조각들이햇살을받아반사해내는데그것을

시코츠코블르라고부른다는군요.

내추럴한블루

밤이면그조각들에조명이비추어형형색색의….빛들이되구요.

제가그호수주변에다다랐을때에는딱해저물무렵이었죠.

해저물녘의특이한블루……..

눈을반사해내는데.

구름덮인호수곁의활화산은

오히려구름때문에더욱신비로워보였고

아무리짙은겨울에도절대얼지않는다는부동의호수

그물빛은

더욱검푸르러지고있었어요.

차가운공기는눈을더욱빛나게했는데

블루의눈

어디에서도보지못했던….

북해도만의눈이라는듯….

그래그러렴…..

문득그눈조각들이녹아내리는장면을

보고싶다는생각이설핏들었어요.

아마도봄비내릴때면

그비에

하염없이녹아내리겠죠.

빗물에섞이며요.

시간도하필그시간이었을까요.

더군다나여행지에서의첫날이었는데요

글을쓰다보니

러시아의눈…

초록과금빛의꽃잎이

새삼궁금해지네요.

그리움/홍난파곡이은상작시

16 Comments

  1. 참나무.

    2014년 2월 11일 at 8:36 오전

    가다리던푸님의겨울왕국-설국왕국으로할까요
    해거름의불루…시코츠코블루…
    이것도욕심많은일본인이고유명사로등록한건가요

    근데푸님의겨울왕국읽으실분이따로계시다셔서첫답글드리기가미안하다요…;;
    몇탄까지이어질까요…^^

    여름에가서눈올땐위험할것같아안가야지
    봄…은방울꽆필때한번…했는데..
    눈이특이하게미끄럽지않다니…저도언젠간?해봅니다만…

       

  2. 조르바

    2014년 2월 11일 at 10:38 오전

    우와~나무푸님동화나라겨울왕국다녀오션네요…
    좋으셨겠다
    말투도유난히사근사근ㅎㅎ

    한편저도나무를애인처럼느낄때가있는대…ㅋㅋ   

  3. 푸나무

    2014년 2월 11일 at 10:44 오전

    예당에콘트라바스연주들으러왔어요
    차가막혀늦을까봐
    일찍출발했더니널널하네요
    딸래미는아직오지않았고…

    몇번이나쓸까요
    제가글로하는장난을즐겨해서
    괜히이말저말했나…ㅋ
    머…다들이해하시겠죠?

    댓글달아주시니감사하죠.
    약간머쓱한데….ㅋㅋ
    참나무님맨날멋진숙제내주시는보답으로…   

  4. 푸나무

    2014년 2월 11일 at 10:48 오전

    크아재주좋으신
    조르바님께서도…
    나무애인?
    그럼저랑삼각관계??ㅎㅎ
    빨간바지넘멋졌어요.
    내일은더사근거려봐야지.
    이즈음배엄청사근거리던데….ㅎ   

  5. 선화

    2014년 2월 11일 at 11:21 오전

    저도가고프네요~^^

    푸나무님!책은안나오나용?ㅋ~~   

  6. 푸나무

    2014년 2월 11일 at 2:01 오후

    선화님
    전제주도가가고파요.
    가서아무데나하염없이
    빡세게바람맞으며걷구싶어요.
    올봄에는울릉도도꼭가보려구해요.
    가서걸어야지….
       

  7. 2014년 2월 11일 at 2:23 오후

    우와..엄청근사하네요..
    여기는프랑스,저기는태국,요기는북해도..
    이웃님들께서여행을즐기시니,저는덩달아서눈이호강입니다.

    북해도눈은폭신폭신한눈인가봐요..
    러시아추운곳은어쩌면눈이유리가루처럼단단하고작게내리는것아닌가모르겠어요.어디서들었는데,온도차이가눈의차이를만드는데제일큰결정요소라고하던데요.
    눈사람만들수있는눈,눈사람만들수없는눈….
    음..말하자면..밀탑빙수얼음?vs.시장빙수얼음?ㅎㅎㅎ   

  8. 나를 찾으며...

    2014년 2월 11일 at 3:16 오후

    마르그리뜨뒤라스의연인이푸나무님에게있어선
    무뚝뚝함이매력인저나무들요.ㅎㅎ
    전그런나무하고늘생활하고있는살함이라서리..ㅎㅎ

    음..
    나무…그래서저두좋아해요.ㅎㅎ

    김용택시인,새로운시집을내셨더군요.
    삶은곧예술이다,,라는느낌이감도는…ㅎㅎ(제목은이게아니구요.또오해하실라!)

    푸나무님께숸~
    넘흐도뭇진당신의삶을그려나가시는것가터서..ㅎㅎ

    북해도사진…넘좋아요.
    저~기엘럿님은춥다꼬남쪽으로여행다녀오시드만
    푸나무님께선더추운북해도를…헉~!^^   

  9. Anne

    2014년 2월 11일 at 11:42 오후

    사진…좋군요.
    푸나무님은나무마다남자…를느낀다니ㅎ
    저도잘생긴젊은소나무르보고
    정말잘생긴’그’를느낀적은있어요.   

  10. 산성

    2014년 2월 12일 at 12:47 오전

    눈이시려올정도로맘에오는풍경입니다.
    그립기도하고요.
    반짝!하면서도은은한가로등불빛에
    저녁이왔을까요.
    여전히환한…여전히그리운…^^

       

  11. 최형진

    2014년 2월 12일 at 4:40 오전

    북해도서신,잘읽었습니다.
    혹시어느여행사를따라가신건지요?시기는언제쯤이었나요?
    저도내년에한번가보려구요…   

  12. 푸나무

    2014년 2월 12일 at 10:17 오후

    나찾님엘럿님아직조블에계신가요?
    아니죠?

    ㅋ그냥반…안부전해주셈….
    그러니가나찾님남편이
    그런무뚝뚝한나무같은분이라는거지요.
    아무리무뚝뚝을걸쳣다해도
    나무시라면….
    겁나훌륭하신거죠.   

  13. 푸나무

    2014년 2월 12일 at 10:17 오후

    밥님
    가이드말로는북해도눈이파우더눈이래요.
    그래서눈의질이좋다고하는데
    아니보습….피부….생각하면
    조금습기가있는눈이좋은눈이아닐까…
    생각햇다는,
    시장빙수같은생각인가요?하하   

  14. 푸나무

    2014년 2월 12일 at 10:20 오후

    산성님은일본에서많이사셔서….
    일본에대한그리움있으실것같아요.
    북해도는일본사람들도벼르고오는곳이라던데요.
    멀어서…
    네에
    반짝할때
    밤의연주가시작되었어요.
    우리끼리그리정하죠머.ㅎ   

  15. 푸나무

    2014년 2월 12일 at 10:21 오후

    앤님두요?
    어,진짜나무애인…..둔사람많구나….
    근데그가누구인지..
    저는그게궁금하네요.앤님.ㅎ   

  16. 푸나무

    2014년 2월 12일 at 10:22 오후

    최형진님
    여행은지난주에다녀왔구요.
    하나투어로갔습니다.
    내년에다녀오셔서…북해도서신쓰시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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