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되게 하는 영화 뮤지엄 아워스

어쩌면사랑은눈같은게아닐까?

하늘에서눈이내릴때하늘을보신적있으신지

거기잿빛공간에서눈은마치먼지처럼내리다가

공간은

그러니까아무것도없는,

존재를바라보는데인색한것처럼여겨지기도하는데

혹너희도그러라는은일한사인..

땅가까이다가오면서점점흰색으로화해가거든요.

이눈가까이

땅으로다가올때

그제야하얗게변하는데딱거기가눈자리아닌가

땅위에내리면녹아서형체가없거나

쌓인다하더라도이미눈은눈이아니라

짐이나쓰레기혹은치워주기라도해야할부담으로변하니.

그러니까길이로잰다면한자반..

사람의키만큼….

그사이에서눈은정말눈이라는거예요.

그리하여

사랑도딱그만큼의길이일것같다는요설.

그요설은사랑은아주짧으며

그정체는흐름속에있음을의미합니다.

사랑의원론은물론아니구요.

‘뮤지엄아워스’를보며정리해지던

사랑에대한담론

머리카락한오라기라고나할까요.

뮤지엄아워스는

미술사박물관의경비원요한과

캐나다에서낯선도시빈을찾아온앤의만남과만남속의일화를그린영화인데

거기그들의사랑을보며

새로운사랑의한모습을발견하게되더라는거죠.

이젊은감독은언제그렇게짙은생을살아봤는지

이렇게살아봐도살수록모르는게인생같은데

젊은친구의시선은깊디깊어

마치진정한고수처럼움직임이없더군요.

단한번도그들의감정을보여주지않고영화가끝나요.

보여주지않는감정들이더진한향취를지니고있다는것은

또어떻게설명해야할까요.

보여줘야뻔한것….으로여긴것일까

사실별로중요하지않다는것일까

아니면공간처럼빔처럼그냥흘러가는것,

지극히무심하게시간도세월도그리고사랑도그러하다는것,

이젊은감독은선지자적인시선으로이미알고있는걸까요.

아주가끔남의이야기를하듯

앤은사촌을이야기하고

요한은빈을이야기하죠.

가끔그런그들의이야기가맞물리기도하구요.그림을이야기할때

그렇다고둘다그림에대한깊은지식이있어보이진않아요.

그러나삶에대한혜안이그러하듯이

지식없는그들의이야기는오히려그래서더깊죠.

어릴적친했던코마상태의사촌….에게는앤뿐

앤에게도..역시아무도없는듯했어요.

있는거라고는

혼자와늙음과낯선도시앙상한겨울나무들…….

,영화의첫장면…..

브뤼겔의눈속의사냥꾼왼쪽윗장면이살짝보이다가

실제현실의장면도거의흡사한장면이나타나요,

나무와새……

아마이감독의속깊은의도가거기집약되어있을것같다는생각을

영화말미쯤되어서야눈치챘어요.

명화속상황과현실의소통

경중이나우월이아닌자연스러운관계

명화만을고집하는게아니라

그시선으로삶을응시하게하는,

웅시하는삶이삶의면면들이작품이되는,

가령이런경우죠.

램브란트의자화상이보이고….난후

그다음부터사람들의얼굴이천천히화면속에나타나면

누구든사람의얼굴이램브란트의자화상처럼그만의자화상으로읽어지는거요.

처음미술사박물관의그림들이

마치전람회장에서감상이라도하듯이천천히스쳐지나가죠.

영화를보는게아니라

마치그미술사박물관에제가있는듯하더라니까요.

그리고다시풍경이나타나면

그풍경들이누군가가그린그림이되는거예요

술집벽면조차그리변한던걸요.

앤이코마상태의시촌앞에서노래를부르는장면이나오죠.

죽기전

그리고죽고나서

세상어떤어려운일이다가온다하더라도여유가잇을것같은이감독은

그녀의노래를영화속에담죠.

잘부른다고도머그렇다고딱히못부르는것도아닌노래..

점점어두워져가는병실

맑고단순한그녀의노래소리

그림자화되어가는앤….

그대로어느한장면을똑떼어놓아도

그림이구나

어둡고쓸슬한삶을농도깊게나타내주는그림말이죠.

비인의어느동굴인가….를나올때

앙상한나무들….

그들의앞과옆을스쳐지나가는대형버스

그버스가주차를하고

요한은전화를받아요.

앤의사촌이운명했다는….

요한의전화받는소리를들으며그래도뒤돌아서지않는앤…..

앤은빈방에서다시노래를부르고

요한은뮤지엄에서

그만의시각으로관람객을생각하고작품을바라보는거에요.

거기어디사랑이있던가

거기어디사랑이없던가.

거기어디예술이있던가

거기어디예술아닌것이있던가…..

이영화의또다른주인공은브뤼겔입니다.

브뤼겔의그림…..,

<이카루스의추락>

이카루스라는영웅보다

오히려일하는농부가더큰자리를차지하고있죠.

이카루스는겨우그림한모퉁이에서바다로빠지는다리만보이네요.

주변의바다는약간격랑이있는듯하지만

저기조금먼바다는눈부시게환하고평온하구요.

돛이멋진배는항해를계속하고양들은열심히풀을뜯고

목자는그런양과는다르게누군가를기다리는듯보이는군요.

농부는이카루스의추락같은것은전혀관심없다는듯아주열심히밭을가는데

저참한밭고랑좀보세요.

영화속에도등장하는오든의시….

오든의시로그림을보라는큐레이터의해석이있었지요.

미술박물관//W.H.오든

고난을이해함에있어옛거장들은

그릇됨이없었다.고난이인간삶의어떤곳에

위치하고있는지그들은잘알고있었다.

다른사람은식사중이거나,창을열거나,혹은맥없이걷고있을때

고난이어떻게발생하는지.

노인들이경건하고열렬하게기적같은탄생을기다리는동안

숲속연못에는스케이트를타며이를별로원하지않는

어린애들이늘있음을.

거장들은잊지않았다.

무서운순교조차어떻게든어느한구석,

개들이개처럼살아가고고문자의말이애꿎은궁둥이를나무에

비벼대는어느지저분한곳에서이루어지고있음을.

예를들어브뤼겔의이카루스를보자.어쩌면모든것이

그처럼유유하게재난을외면하고있는가.농부는아마도

그첨벙소리,그외로운외침소리를들었으련만

그에게그소리는대단한실패가아니었던지.태양은

푸른바다로사라지는하얀두다리에예사롭게

내려비췄고,값비싼유람선은뭔가놀라운광경을,

한소년이하늘에서추락하는것을보았으련만

어딘가갈곳이있어조용히항해를계속해갔던것이다.

/////

브뤼겔의응시는이카루스의추락….

거대한사건이기도한…..조차소박하게처리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올고통이나고난혹은죽음조차

저한귀퉁이의모습으로응시하라는이야기를해주는것같아요.

네겐거대하지만..

사실은아무것도아닐수있다는,

세상이무너질것같은일이닥쳐도

사실세상은무너지지않는다는것을….

죽음이나고통에대한백신이넘쳐나는그림이죠.

에세이필름이라고분류되는

다큐멘터리시각이다분한

<뮤지엄아워스>

그런생을바라보는시각이녹아있는것같아요.

앤은도무지쓸쓸하기만해요.

도시도낯설고병원도낯설고사촌도낯설어서말이죠.

겨우요한과의만남이전부죠….

우리네삶처럼말이죠.

그러나그런주인공들의관계조차아주아주미니멀해요.

오히려이영화를만들어가는이는관객이죠.

열려져있는공간속에서무한대의상상을펼쳐가는…,

영화보는동안무수한생각들이해일처럼몰려오는데

랭보의표현대로라면

영화보는동안

견자가되게하는….

영화.

*영화의주요배경이자,중요한모티브인빈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sMuseumWien)은독일의건축가G.젬퍼의설계로1891년개관하였다.이집트조각,그리스공예품,르네상스와바로크회화작품외에도옛왕궁의보물,무기,화폐를비롯하여16세기이후합스부르크왕가와17세기중엽레오폴트빌헬름이수집한소장품을시작으로세계미술사전반에걸친진귀한작품들이있으며,특히그림으로는브뤼겔,벨라스케스,렘브란트,베르메르,루벤스의작품으로유명하다.()

카니발의아침/흑인오르페ManhadeCarnival

20 Comments

  1. 松軒

    2014년 2월 15일 at 12:58 오전

    사진속으로쏙~~~빠져들게되는것이
    이영화보고나서돌아서며나올때는
    잔상들의머리속으로마구마구들어올듯

    이영화오늘보러가야겠군요..

    제가가장큰미술박물관으로본곳은
    맨하탄의메트로폴리탄뿐…
    하루쓱본것이아쉬워3일연속으로갔었더랬어요

    미국에계신작은엄마가하시는말씀
    너무좋다했더니
    그렇게좋았니?하시면서
    그럼유럽의미술관들을언젠간꼭돌아봐라하시더군요.

    유럽의박물관근처에방얻어한달쯤있어살아봤으면
    하고가끔은꿈꾼답니다…ㅋ   

  2. 푸나무

    2014년 2월 15일 at 1:02 오전

    아송헌님꿈과제꿈이딱같네요.
    울둘이방비를내면여행경비기조금싸질텐데…ㅎㅎ….
    맞아요
    이영화보세요.
    머리속으로마구마구생각이넘쳐나는영화에요.   

  3. 선화

    2014년 2월 15일 at 2:31 오전

    이영화꼭보고싶어요~^^

    유럽의박물관은…..꼭"사랑"과같아서
    넘대단하게크고보고있으면귀한지모르고…
    뒤돌아서면아쉽고…….수박겉핡기식으로결국은~ㅎㅎ
    (물론작은곳도있지만..)

    어짜피..우리인간은사랑하기위해서태어난거라하던데…
    유행가가사처럼모든것을걸면외롭고~ㅎㅎ

    그나저나제주에선원제나볼수있을까나요~~ㅠㅠㅠ
       

  4. 지안(智安)

    2014년 2월 15일 at 3:48 오전

    얼마나좋았으면영화깨나본다는사람들
    다본듯한데아직도하나요?
    꼭보고싶은데푸나무님이조근조근얘기해주는거같아서
    더보고싶음!
    빈미술사박물관너무오래전에가봐서가물대지만
    방대한그림들속에서도부뤼겔의그림들생각나요!   

  5. 凸凸峯

    2014년 2월 15일 at 10:58 오전

    컴퓨터앞에앉아영화한편을감동있게감상합니다.
    영화관에서보는것보다생생합니다.
    요즘성행하는영화나드라마의소재나표현방법이참
    역겨울때가많아요.남들은감동깊다하는데전왠지
    구토증이올라와요.
    오래간만에좋은영화눈으로읽고갑니다.
    안녕하세요….
       

  6. 해군

    2014년 2월 15일 at 12:32 오후

    사실이영화를보고났는데기대보다는훨못했거든요
    스토리도별로없고세미다큐같아서…
    왜그런가생각해보니미술에대한무지함때문이더군요
    미술,음악,문학…등등전부알아야하니너무어려워요ㅠ.ㅠ   

  7. 좋은날

    2014년 2월 15일 at 3:40 오후

    그래요

    사랑은눈같은것은아닐까..하는의문부호.
    그것이맞을수도있습니다.

    실체가있듯하나가
    실체가없는사랑.

    그것으로평생화두를풀지못하며살아가는것은아닌가합니다.

    하지만하나를주면여러개로돌아오는것
    부부지정이이제쯤에서는최고라고여겨집니다.

    자식사랑도옅어지고
    우정도그런들저런들하고
    이제남았느니
    부부지정이었습니다.

    사랑을
    사랑합니다.
       

  8. 참나무.

    2014년 2월 16일 at 12:14 오전

    맞다새로운사랑의형태에밑줄좌악!
    ‘몬도가네’에삽입된’more’가사처럼’세상에흔히떠다니는’그런사랑이아니었지요

    아직골골이파혜칠이야기마니남은…
    브뷔겔그림보고이런영화만들수있는우리나라감독…누가있을까요…;;

    카니발의아침으로주일아침을열었어요좀전에…^^

    푸님만쓸수있는시적인리뷰최고!!1

       

  9. Marie

    2014년 2월 16일 at 12:46 오후

    보고나오면서,한번더잘보고싶다는생각이들었던영화예요.
    뭔가이것저것다놓친것같아서말이지요.
    푸나무님리뷰보니새록새록총총해집니다^^*   

  10. 산성

    2014년 2월 17일 at 12:47 오전

    들어서면고통의바다일줄알면서도
    어쩔수없이들어서게되는문이있긴하지요.
    살다보면…!
    푸님이야기듣는게더나을듯.
    약간헤매기도하면서요^^

    영화를만나기위해서는
    버스를타고어디에선가내려표를사고입구를찾아
    다시어두운문을…이런그림부터그려대니그참…

       

  11. J cash

    2014년 2월 17일 at 2:56 오후

    음…
    미술사박물관경비원…
    일찍손놓고
    뭐할거없나찾던중인데ㅡ
    우리나라엔어디없나찾아봐야겠다….   

  12.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18 오후

    선화님….
    사랑과같다는유럽의박물관……..
    그러니선화님은필히보셔야할듯….

    제주도요….
    맨날가고싶은곳이그곳이죠.
    누가간다고하면아부럽네…하는곳,..ㅎ   

  13.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22 오후

    지언니께서는정말보셔야겠다
    기억이아삼삼하실듯,
    가보신곳이고
    브뤼겔그림이기억나시니…

    여기저기검색해보셔서가까운곳에서…
    필독하셔욤.
    우리만날때..이야기…하게…ㅎ
       

  14.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23 오후

    해군님맞아요다큐…성향이짙은영화죠.
    참나무님께서
    해군님리뷰는넘차분하셔서아주좋으시대요.
    언젠가수요일
    해군님생방송하실때한번가기루했습니다.
    프로그램보내주세욤.ㅎ   

  15.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24 오후

    철님.영화보시는것보다
    더생생하시다니
    글쓴보람이납니다.ㅎ

    가끔적시에
    적합한칭찬잘해주시더라요.ㅎ
    감솨!!   

  16.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28 오후

    커피와치즈케익…..학림다방…
    공감해주시는밑줄좌악….과더불어
    넘좋아요.ㅎㅎ

    아거기그대목있잖아요…
    거기요거기….
    영화뒷담화가그토록재미있는영화
    쉽지않을걸요.그쵸…..ㅎ

       

  17.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30 오후

    마리님
    새록새록총총…에마음이갑니다.
    정말생각하게하는영화였죠…..
    마리님댁에가봤더니영화많이보셔요….
    전아직베일…못봤거든요.
    반가워요.마리님.   

  18.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31 오후

    산성님은그러시구나..
    전보고싶은영화보러..버스타면
    아니타기시작할때부터..
    아니생각할때부터
    좋은데요….

    어두운곳으로수욱빨려들어가는기분….도좋구요.ㅋㅋ

    혹시산성님어둠에대한트라우마???
    트라우마없는제가손잡고걸어가드릴께요.ㅋㅋ
       

  19.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34 오후


    제이님께서요한이되신다….
    그럼제가앤이되어서….ㅋㅋ

    근데실제로영화속에서
    요한…디게멋져요.
    그러니한번알아보셔요
    매우어울리실듯….
    더군다나좋아하시는그림
    휙….ㅋ~이
    아니라
    지긋이보실수있을테니깐요.

       

  20. 푸나무

    2014년 2월 17일 at 10:46 오후

    부부지정이참좋아보이신다했더니…
    안해라고꼭적으시죠?
    좋은날님..
    아내는안의해…..

    사랑을사랑합니다.
    네에저두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