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서신 ㅡ 오타루 운하와 삿보로 눈축제

눈의무게로강원도에엄청난피해가생겼다는보도를봅니다.

바라기는오늘더욱포근해져서

수주의봄비

나즉하고그윽하게부르는소리있어….처럼

도란거리며비내려

무거운눈이빗물처럼흘러가면얼마나좋을까

가을이되면엄청난가로수낙엽들

커다란봉다리에묶어서어디론가가져가던데

사실나무가지탱해야하는나뭇잎들

그게무게가엄청나다하더군요.

비라도오는날이면비를함빡머금어서더욱더요.

순한것들이품고있는곤조??(이상스런일본말ㅋㅋ흥이있습니다.).라선지

의외로사람두그렇고식물도.그렇고

순해보여서무람없이대하다가는

어느순간놀래곤하죠.

겨울언땅을뚫고나오는풀들의힘이

몇톤의에너지라는

결국에너지는눈에보이지않는신비로운품성이니까

신의어떤성향에부합되는일이어서

눈에보이는일로풀이되지는않지만요.

하여간사람의순수한감성을일깨우는눈발도

결국은뭉치면엄청난폭력을휘두르게되는데…..

다수가지닌

혹은힘을지닌사람들이은연중빚어내는폭력을

거기그즈음에서바라보게됩니다.

작은소유가빛나는대목이기도하구요.

한때청어잡이로유명햇던오타루항구는항구로서쇠락한대신

그운하에새로운옷을입혀오래된창고오래된건물….

그러나그안은화려한

현대가지닌外華內貧과는약간다른….외빈내화…..의도시였어요.

그날도눈때문에눈에쫒겨

해가다저물무렵도착했고

조금서성거렸고

여자들이들어가면나오기싫어한다는오르골가게….

예쁘긴했지만무에사고싶은마음은안드는

가이드말대로라면저는이미여자가아닌

대신가이드가맛있다고찜해주는고로케집에서고로케를사먹었고….

아이스크림집에서아이스크림을사먹었고

과자거리에서과자를사먹었고

북해도는유제품이좋다고해서…..우유도사먹고

프레인요구르트…..맛있더군요아주진하고고소했어요.

이것저것사먹다보니문득그런생각이들었어요.

이제보는것만으로는충일하지못하여뭔가를새기려고먹는건가.

며칠전어느분을만났는데

제글속에서가끔등장하시는울엄마를채송화엄마라고부르시며

지구의반대편나라남아공에서사온선물을주시는거예요.

나무로만든부로치였는데

아주예쁜빛깔의투명한보라색….주머니에선물이담겨있었어요.

브로치는그보다더안손수만든퀼트손지갑에넣어져있었구요.

향수와함께넣어뒀다고하시던데은은한향기는

선물이쉬지닐수없는….

매화의암향~~같은거아닌가….싶데요.

차근차근열어보는마음이아주좋았죠.

도무지무데데한….촌사람인제가감동을할수밖에요.

여행이기억이란특별한주머니에그리움을담는일이라면

그기억의주머니는이런투명하고어여쁜주머니가아닐까……..

몇년전하루기차여행을했어요.

이름하여눈꽃열차…..

우리나라가장높은곳에있다는기차역

유럽에서가장높은곳의기차역,

스위스의융프라우처럼웅대하거나장엄하지는않지만..

,,,물론놀랍고놀라웠죠

그러나기억이라는섬세한그릇에담는그리움은

화려하고거대한것이아니라

아주소박하고정치한장면….

자연들이함께할때가아닌가……..

추전역에내렸을때

이름에걸맞은눈이….바람에나부끼며내렸어요.

역주위를휘감고흘러가던자그마한냇물

그리고다리….

마을앞을지나자그마한소롯길로들어섰죠.

거기피어나던겨울숲…..

그사이를휘감고날리던눈발들….

그고요한풍경은차경을지나

오직나만의풍경이되어…..

어느때나펼쳐볼수있는나만의그림이되어있죠.

그러니여행은나만의풍경을만드는일이기도할거예요.

기억들로만들어진가장섬세한그림들…..

삿보로에서는

세계3대축제의하나인눈축제가열리고있더군요.

일부러맞춘것은아닌데우연이그렇게되었어요.

기분업시키는재주가있는가이드는

우리더러최고의행운아라고하더군요.

우리나라도하축제가많아서

오히려축제시간을피해서다니는저라도머나쁘지는않더군요.

그래서수많은인파속에서두세시간….축제장을걸어다녔었죠.

거대한….눈으로만든작품들….

그작품들에비추던조명들….

근데그보다는정말놀라운광경이있었어요.

갑자기무슨요란한소리가들리기시작하는거예요.

아니이게무슨소리지…?

이구동성전부소리나는곳으로눈을돌렸더니….

세상에

새들이

무슨새냐고묻지마세요.저몰라요.

하여간참새같은….새들이나무에붙어있는데..

새가아니라마치나뭇잎들처럼보였어요.

캄보다아…..사원에서

갑자기스콜이형형한모습으로다가올때

바람과비에흔들리던

오래된사원의거대한나뭇잎들처럼

너무나수많은움직이는나뭇잎들….

새(?)로된나뭇잎들이흔들리고있었어요.

수많은눈을가져다가거푸집을만들고굳게한다움

거푸집을빼내고조각을다듬는….

눈작품보다

훨씬더놀라운장면이었어요.

아마눈축제의눈조각보다

오래오래기억에남을거에요.

어제부클멤버인내가좋아하는여인이그러더군요.

며칠전아들과둘이서이박삼일교오토..

자유여행을다녀왔는데

민박집가까이있던아주유명한팥빵집….

장사를딱열두시에끝내더라구요.

그게자신은너무나인상적이었다고해요

뭔가그장면은

탐욕스러움배제된….삶처럼보였다구요.

같은돈이야기라도상승이나욕구를향한돈이아니라

만족을향한돈이야기를하는

그녀가좋아보이듯

정성들인눈조각보다

자연이빚어내는순간에취하는것…..

축제속에있으면서축제를벗어나는것,

삶이지닌블루를떠나는일아닌가…..

들길따라서/홍성란

발길삐끗,놓치고닿는
마음의벼랑처럼
세상엔문득낭떠러지가숨어있어
나는또
얼마나캄캄한절벽이었을까,너에게

7 Comments

  1. 데레사

    2014년 2월 17일 at 11:02 오후

    두곳다가본곳인데역시북해도여행은눈오는겨울이
    제일멋진것같아요.
    오타루운하의분위기가연애하고싶은마음이들정도로
    날들뜨게만드네요.

    겨울에다시한번가보고싶어요.   

  2. 산성

    2014년 2월 18일 at 12:13 오전

    우와멋진데레사님!!^^
    저도걸어본길이라다시걷는듯한느낌이…
    발은시리지않으셨나요?
    저창고에저렇게덧문이있었던가..하고다시살펴봅니다.
    그동네에파는오르골은저도맘에들지않았어요.
    그냥작고밋밋한(?)나무통을열면
    애틋하게연한멜로디가들릴듯말듯흐르는…
    이거이제가꿈꾸는오르골입니다.ㅎㅎ
    굿모닝.

       

  3. Marie

    2014년 2월 18일 at 2:08 오전

    요며칠티비뉴스에눈축제를많이보여줘서
    화면으로나마즐겨봤어요.
    저도겨울의삿보로를가보고싶은데
    몇해전다녀온아들이너무추웠다고,고생스러웠다고하는바람에
    추위라면벌벌떠는저라서그냥접고있답니다.
    봄의삿보로도좋을것같기는한데말이예요^^*   

  4. 소리울

    2014년 2월 18일 at 2:20 오전

    사뽀로눈축제곡가보고싶은여행이었는데구경시켜주시는군요.
    제가갔을때는눈축제도지나고파시같은분위기
    전통극장에서앵앵거리는일본음악과게이샤들의춤을본기억은있네요   

  5. 조르바

    2014년 2월 18일 at 3:47 오전

    으악~충격먹었음
    중간나무사진에케오~패

    조간조간글읽어내려오다….
    글은다시와서읽갔숨다…ㅠ   

  6. 김성희

    2014년 2월 18일 at 7:53 오전

    참부지런한푸님!!ㅎ
    열심히다니시네요,,
    집안일은어느틈에하는지?
    가사도우미가있으신지?
    전요즘지방출장이많아요~~
    그간대전,음성등등다녀왔고,
    낼은아침부터군산으로,오는길에서천도들려,,,
    오롯이혼자서다니는길이라,,
    홀로도좋지만,때론누군가대화상대가옆에있었음하곤하지요,,
    더구나혼자서밥을먹을땐,,1인분은안되는메뉴도꽤있어서,,ㅎ
    군산에도유명한팥빵집이있다던데,,
    작년에는전주출장시풍년제과센베와초코파이도사왔는데,맛나던걸요,,ㅎ
    흐,먹는얘기가,,,
    푸글은열심히읽는,,방도없는,,그렇다는,,ㅎㅎ또봐요!!   

  7. 쥴리아스

    2014년 2월 18일 at 2:51 오후

    눈이구나…눈…나따라다니는눈…크로스컨츄리라도하면좀좋게보일눈…2월중순이넘어가는데아직눈얘기라는게기상이변은맞는얘기일듯…아님수만년에이르는점진적인기상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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