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치료해주는 비밀 책

어제아침에마티네,모닝콘서트를가며

시간이빠뜻했다.

신문커피

정말특별한일아니고는우선순위….

채우고나서야움직이게되는습관탓이다.

그래서아침약속은거의언제나촉급하다.

앞차는왜저리느린거지?

신호등은왜이렇게자주걸리는거야

아니이시간에차는왜이렇게많은거야.

점점마음이사나워졌다.

원인은난데나를향하기보다는

나아닌곳을헤집어서더욱사나워지는마음조각들,

다른때보다유별나게아람누리로비도시끄럽고산란하다.

아이들학생들이많다.

아봄방학이지.

얼른..자리를찾아간다.

열다섯정도되는의자줄에딱가운데다.

이상하게왼쪽으로들어오면될사람들이오른쪽에서

왼쪽에앉을사람들은오른쪽으로들어선다.

가운데자리라일찍앉아있어도괜찮겠지..라는생각이무색해진다.

재종이울리고무대위에불이들어왔는데도여전히소란스럽다..

뒤를바라보았다.스커트를입은아이가발을의자에올리고있다.

발내려.단호한손짓으로말했다.

망설이는듯하더니내린다.

첼리스트양성원이무대위에등장했다.

그런데도그제야뻔뻔하게들어서서자기자리찾아가는사람

저것입구에서차단해야되는거아냐,

기침소리의자소리

늙어서기침이나혹은특유의몸짓,특유의소리들을제어하지못한다면

음악회는안가야지

음악회때마다명심하며마음속에새기는대목이다.

내가음악을아무리좋아한다하더라도

옆사람에게피해가된다면

쓸쓸하지만삭혀야될일아닌가.

오늘이것은음악회장모습이아니다.

연주를시작하려다가분위기가하도소란해서인지

연주자도가만히첼로를바라보며앉아있다.

그렇게한참있다가연주를시작한다.

울려나오는첼로소리..

바흐다

그는연주여행을가서도마음이심란하거나피곤할때는

아주느리게바흐를연주한다고한다.

누구를위한연주가아니라자신을위한연주….

~~저소리

소리란무엇일까

물체의진동으로인해발생하고매질을통해파로서전달되어

고막에까지이른다는사실을알기까지오랜세월이흘렀다고한다.

근데그런펙트가음악과무슨상관이있을까.

음악은전혀다른세계다.

악기와악보와연주…..

겨우이셋의합일이빚어내는신천지.

어쩌면눈에보이지않는.

그러나존재하는,

가장대표적인형상없는존재..

첼로의낮고부드러움….

안든지

안기든지..

빠지던지..

편안하고그윽하고매혹적이고아름답고순수하고…

숱한형용사의세계.

내안에서저절로솟아나는풍성한샘..

아니분수..

아니폭포……..

그런데그중요한소리들이아주사소하고천박한것들에의해박살난다.

기침소리말소리

아이구

내옆의초딩은엄마에게엄마저게바이얼린이야?질문을한다,

에미는사랑스러워죽겠다는듯,

아이구대견한내아들….

아무리아이들을이뻐하는나라도

나는눈을크게뜨고입에손을댔다.

악화가양화를구축하는현상.

당연히음악소리가주이고더크게들리는데도

왜내귀는그보다훨씬작은소음들에더욱민감한걸까.

소나타를연주하는데악장마다박수를쳐대니

그막간에프랑스인바이얼리니스트와그의아내하피스트….에게

주최측인양성원은

아마도..

모닝음악회는주부들을대상으로하는대중적인음악회라

그리고봄방학이라아이들이많아서

그런변명을하는것같았다

사실마티네음악회는지역난방공사에서후원을해서

아주좋은음악회를부담없이즐길수있는

우리동네좋은동네하게되는프로그램이다.

순수음악만!은아니어서

약간의잡다한..사회자의음악에대한소개..유머어연주자의목소리….

지역발전공사를넣어서하는멘트등

그리하여조금낮아보이는느낌도드는….

그러니까,그래서머어떤가더친근하지….하며좋아하는음악회인데

한사람의영혼이천하보다소중하다는진리를품고사는사람이라.

그리고무엇보다나역시부자가아니라

돈으로

사람이든물건이든그무엇이든간에

평가하고평가받는일을아주저급하다고여긴다.

그런데어제음악회에서들던생각

음악회입장료가비싸야겠구나.

비싸면적어도….생각해서표를살것이고

좋아하는음악회에와서이렇게산만하지는않을것이다.

음악을듣는다는것은음악으로나를채우는일이다.

음악이나를채워서

내가풍선처럼부풀어올라서가파토키아를바라보는것…,

(터키에서는날씨가받혀주질않아서시도도못했다ㅠㅠ).

잠시지만..

나를잊고시간속을떠도는시간.

이슬픔많은세상을잊는시간.

그러고보니그동화생각이난다.

부모님을떠나이모네집에살게된롤리..슬퍼진다.

이모와함께오래된가방에서슬픔을치료해주는책을만난다.

그책에는롤리의슬픔을없애주는일곱가지처방이적혀있다.

사과를천천히먹으라

사과나무를생각하며

씨앗을심고지키기위하여특별한무엇이든만들라.

롤리와이모는허수아비를만든다

먼곳까지걸기

그동안에전에보지못하던것발견하기

야생동물에게먹이주기

누군가에게쓰는편지

평화로운자세로책읽기

좋은한대목기억하기

내일할수있는멋진일을생각하기….

부엉이가잠든롤리에게묻는다

효과가있었니?

잠들어가던롤리대답한다.

슬픔을치료해주는비밀은무엇인가

시간의흐름이다

그렇다면음악회의소음은

담이었을까,

시간의흐름을차단하는…

아오늘이이월마지막날이구나이천십사년

LastSpring

8 Comments

  1. 데레사

    2014년 2월 28일 at 12:22 오후

    어디음악회뿐이겠어요?
    곳곳에서공중도덕을무시하는사람들을보면때로는한대
    패주고싶다는생각이들기도해요.
    낯뜨거운짓은안해야되는데말입니다.

    어느새2월도마지막이네요.
    절기상으로는3월1일부터는봄에들어가지요.   

  2. 참나무.

    2014년 2월 28일 at 1:24 오후

    …그래서라지오로듣는실황도좋다니까요
    잡음은잡아주고필요한해설도해주고…
    좀전에곽승지희KBS교향악단정기연주회실황중계끝났답니다

    오늘속으로만흥얼거리던
    "정이월다가고삼월이라네~~
    강남갔던제비들돌아오면은
    이땅에도보오오미보오오오미오온다네~~~

    이노래혹시아시남요..ㅎㅎ
       

  3. Marie

    2014년 2월 28일 at 2:17 오후

    양성원씨를무대에서못본지꽤됐어요.
    가까우면달려갔겠지만..아침음악회에가기엔먼곳이군요.

    음악회에가면언제라도왜내주위에앉은사람들만신경을건드리는것같은지…
    참다양하게짜증스러운상황들을만들어내지요.^^
    쉬우면서도어려운게관람에티켓인것같습니다.
       

  4. 조르바

    2014년 2월 28일 at 2:39 오후

    동감공감추쳔백@!   

  5. mutter

    2014년 2월 28일 at 9:39 오후

    CD로바흐,베토벤,모짤트등여러작품을듣는데
    그놈이그놈같고..어떤특색을모르겠더니

    요즈음그색깔이보이기시작하는겁니다.ㅎㅎ
    어느것은경쾌하고어느것은무겁고등등
    들을때는아는것같았는데
    뒤돌아서면뭐였더라?ㅋㅋㅋ   

  6. 술래

    2014년 3월 3일 at 5:44 오후

    푸나무님의짜증난모습이너무훤히보여로그인을하게됬어요.
    딱내모습일거라서…ㅎㅎ
    어제한시간운전해서"말러교향곡"연주회갔다시간에대지못할거같아포기하고
    집으로돌아왔어요.
    연주시작전어김없이문닫아버리는거잘아는지라…
    관리측의철저함에아주감사하지요.
    연주시작된후에는아주작은소리도거슬리더라고요.
    그런데연주회는거의노인뿐이라노인되면안가실지도모른다?에서
    미국현실과는참다르구나합니다.ㅎㅎ   

  7. 술래

    2014년 3월 3일 at 5:46 오후

    삽십분일찍갔는데도주차공간을못찾아서십분이나시간이남았는데포기했다는…ㅎㅎ   

  8. 말그미

    2014년 3월 6일 at 12:17 오후

    소란스런풍경이예까지전해와서
    짜증이나요.

    한동안기침으로고생을했습니다.
    좀더나이들어음악회도못가면우쨀까몰라요.에고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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