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여행

나무를사랑한다는것은방랑이고떠남이다.

나를떠나나무의세계로귀의하는것,..

조금더오래그를느낄수있는여여함이혹그대에게있다면

그를만드신..

창조의세계,

그손길조차일별할수있을것이다.

가리어진세상은찬찬히들여다본다고보이는것은아니다

그문은순식간에열리고순식간에닫힌다.

왜냐고?

너무눈부신빛은눈을상하게함으로,

기다리는자에게그순간은다가오며

겨우그때일별할수있을것이다.

순간의일별은내적변이로이어질수있는고귀한경험이될것이다.

뜨락의나무한그루도그러할수있다.

겨울만되면잊혀지는화분의나무….

추운겨울을나며그가홀로무엇을하겠는가

나무의생을사유할수있는것외에,

드문드문그도창밖에흩뿌리는눈을보며살짝감상에젖기도하겠지만

올해처럼눈도귀하고비도귀한,

그저건조한겨울이라면

생과사의경계속에서그만의세계에깊이깊이침잠해있을것이다.

어느날햇살이문득따사로울때

무엇인가가잡아끌듯죽단화에게눈길이가는순간,

말라죽은듯한가지들이연푸르게변하고

거기새움이도톨도톨솟아나있을때,

,탄식할수밖에없다.

겸허해질수밖에없다.

죽은땅에서라일락

시귀역시새순처럼내안에서솟아오를것이고

아가서의어느대목인들

나의사랑하는자야너는어여쁘고화창하다

우리의침상은푸르고생명과부활을꿈꾸지않겠는가

합하지않을까..

겨우시간속내일에대한꿈이아니라

영원이라는아득한세월밖의세월을흘깃바라본것이다.

이른봄.

봄맞이를하러간게아니지만그렇게생각하기로했다.

남해를향한발길은아주우연히이루어졌다.

지인의지인이남해독일인마을에서독일에서사는동생이소유한

팬션을한시적으로관리해주고있는데자꾸오라고청한다는것,

같이가자고

아남해

매화는피었을까

혹시어디선가바람꽃한송이조우할수있지않을까,

그렇게일박이일의짧은여정은시작되었다.

대전이상에서는살지못한다던대나무

이젠서울에서도심심찮게볼수있다.

몇그루만으로도이상하게숲의분위기를자아내는…대나무

이친구들은그룹짓기를좋아한다.

몸이가느다라해서외로움을잘타는지도

외갓집뒤안에도대숲이한가득있었는데외갓집에서자면

언제나비오는소리에잠이깼다.

방문을열면쾌청….

한두번이아닌데도매양그랬다.

댓잎수런거리는소리…빗방울소리…

남해다랑이논에서있던돈나무…..

성장한…신사.

저벤치에앉으려면몸을약간신사쪽으로비스듬하게그러나지나치게는말고.

바다와나무에게반반…

숄을두른우아한여인이되어앉으라.

나는투박한부츠에투박한파커차림이었으니.ㅎ

길가다가발견한하동송림

당연히눈밝은내가발견했다.

슬쩍일별할때

일별무지괜찮다….ㅎ

소나무몇그루들범상치않았다.

내립시다.

소나무군락이었는데

아주오래된선비들의경연장같았다.

공기는맑고

숲은고요하며

사람은작아졌다.

홍매는싫다.

그냥매도..이렇게푸르스름한청매가어여뻤다.

이상하게홍매의선은무데데해,

단호하게싫어헸는데

잠시후후이런생각은박살났다.

다압마을에서매화구경을하고

순천만정원과만을가려했는데

한곳은보수중한곳은조류독감때문에폐쇄되어있었다.

그리하여선암사행

가면서생각해보니선암매가있었다.

아…피었을까?

피지않았다.

대신절묘한가지를보았다.

홍매인데도

그러니한두그루서너그루

혹은자기가본것만을가지고

무엇을이야기한다는것은얼마나어리석은일이랴…

내기억속에저장되어있던선암사가아니었다.

고즈넉하고더불어기이하게정적이던곳.

저기뒤쪽어디암자툇마루에앉아바라보던몽글거리는봄산….

조차마구증축하는건물에질려선지보이지않았다.

건물은살기위한곳이지만

대신그무엇인가를죽여버리는존재였다.

땅을죽이고나무를죽이고

새로운건물들은

내가보기엔선암사의모든것들을

죽이고솟아나는것같았다.

겨우뒤뜰에들어서서야…

엣기억속의흔적이나타낫다.

여전한것은그저나무들…

한송이도단한송이도꽃은피어나지않았다.

아저지붕아래스치는데..저기한송이만피어났으면

얼마나아름다울까….

츠암,

이렇게사무치는아쉬움…아주오랜만이었다.

오래된매화나무는

어찌하여그리오래된기왓장과어울리시는가…

선암매!

그리고은목서가있었다.

목서는물푸레나무의한자어

그러니부르자면은물푸레나무금물푸레나무다.

내가환장하는꽃

은목서금목서가

선암사여기저기있었다.

모차르트,현악4중주14번’봄’
3악장,Andante

9 Comments

  1. 데레사

    2014년 3월 4일 at 11:12 오후

    선암사를증축했나봅니다.
    나는선암사만생각하면정호승시인의선암사뒷간
    생각이납니다.
    그건그대로이겠지요?

    어느새매화가피었네요.남녘은.
    나더러도떠나라고재촉하는것같아서….ㅎㅎ   

  2. Anne

    2014년 3월 4일 at 11:44 오후

    이아침에
    푸나무님포슽을보고나도숲으로,사찰로떠난거같네요.
    청량합니다.
    우리병원의정원에도지금산수유가한창터지고있습니다.   

  3. mutter

    2014년 3월 5일 at 1:54 오전

    은목서금목서?검색을해봐야겠어요.
    내눈에는생강나무같이보이는구먼요.

    소나무사진너무멋져요.
    나도가끔소나무를찍는데저렇게안나오던데요.
    난위로위로찍어서그런가?약간아래로찍어야되나요?

    선암사
    많이듣던이름인데ㅋㅋ..
    안가본곳같아요   

  4. 김성희

    2014년 3월 5일 at 1:56 오전

    우아한여인,,,
    엊저녁과일접시를들고
    아들방을노크하고들가면서
    엄마가우아하게노크를하고들어왔지?
    아들왈,,우가과아니라우,와예요,,
    아님우왁!!이던지,,,ㅋㅋㅋ
    평소에노크없이들이댄적이많거든요,,ㅎㅎ

    작년에담근매실청병수가줄어들적마다
    매화가필텐데,,매화향그리운데,,,하면서도,
    떠나질못하고있지요,,
    그래요여행은그렇게우연히불현듯갑자기
    계획도없이떠나야되는것,,,
    이제나저제나벼르다간
    망설이다가,,,ㅎㅎ

    푸님!
    요몇일지독한감기를앓았어요,
    아직도완쾌한건아니지만,,
    환절기마다앓았던어린시절이생각나요!!!

    이번감기는’봄맞이통과의례’로
    스스로에게명명했지요,,
    앗!이러다내년봄에도?…ㅎㅎ

    매화가보고싶다~~~^^   

  5. 선화

    2014년 3월 5일 at 3:40 오전

    어제이웃님블로그에서"선암사"가다시가고프다했는데…요기서보다니~~ㅎㅎ

    저는단풍이한창일가을에갔었어요
    순천만을보고는순천에서선암사가는이른아침의고요하고고즈넉한그길은평생못잊을듯합니다제취향인~ㅎㅎ예쁜블러그..
    잘보고갑니다!!   

  6. 나무

    2014년 3월 6일 at 2:53 오전

    창문에걸어놓은꽃나무가너무예쁩니다..   

  7. 凸凸峯

    2014년 3월 6일 at 5:15 오전

    나무는/자기가서있는땅을/버리지않는다.
    나무는/자기를키우는땅의/깊은고통을알고있다.
    나무는/자기를키우는땅에/언제나되돌아가고싶어한다.
    아무리험하고/메마른땅이라도
    나무는자기가선땅을/사랑한다.
    나무는/그복잡한뿌리가/둥치에하나로붙어있듯이
    -김문희시인의’나무의기억’전문   

  8. 말그미

    2014년 3월 6일 at 11:56 오전

    봄을자세히들여다보고오셨군요.
    매화소식감사해요.

    그런데돈나무는뭘까요?
    상징적인것인지아니면…

    그러고보니묵은매화가지와기왓담은참잘어울립니다.
    아직’독일인마을’을한번도못가봤어요.

       

  9. 벤조

    2014년 3월 7일 at 4:22 오전

    남해독일마을에도가셨나본데아무말씀도안하시네.
    저빨간독일집지붕은남쪽바다와는별로안어울린다고생각했었어요.
    제가본독일마을은,강물이언덕을감싸고도는그런곳에창가에빨간제라늄…

    그리고저하동송림,멋집니다.
    검객들이경연하는것같아요.보는눈도갖가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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