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마라 ㅡ 예수님이 펭귄 되시다

엄마랑자주외식을하지는않습니다.

밖에나가서드시면거의체하시는거예요.

사실은집에서식사도혼자드시곤하죠.

엄마의아버지께서그러셨대요.

늙은이는혼자밥을먹어야서로편한것이다….

체하시는것도그게몸의생김새허리는굽고와연관이있을것같기도한데

혼자드시며자주몸을반듯이하고트림도하시고

그러니혼자가편하신거죠.

가짓수가다다익선인마이브라더와는달리반찬은두세가지

그중에서도지국을좋아하시죠.

침채(沈菜)짐치가되고김치가되었는데

김치냉장고딤채는여기어디쯤서만들었다고하죠.

전라도에서는아직도짐치라는단어를쓰기도해요.

그리고더간략히지….파김치를파지갓김치를갓지배추김치를배추지….

깍두기는쪼각지라고도하죠.

마이브라더는울엄마가쪼각지하니엄청재미있다며잘안웃는사람인데웃더군요.

어쩌면더정확하다고하면서요.

지국을대개물김치로알고있는데

물김치는국지라고했어요.

엄마가좋아하시는지국은김치의국물

그러니물김치의국물도들어가지만

쪼각지배추지같지등모든김치의국물을일컬음이기도하죠.

하여간김치가알맞게삭았을때

이것도좀재미나죠.익힌김치를삭다고표현한거요.

곰삭다..알맞게익은김치를일컫는데

뭔가시들어가낡아져가는혹은늙어가는것에대한따뜻한시선이느껴지질않나요.

김치가삭아져가며맛을내듯이모든늙음도.

젊음보다늙음쪽에기운사람의편견일수도ㅎㅎ

하여간그런지국에다밥을비벼드시는것을아주좋아하시죠.

속이편하시다며

어젠조금나이드신분생신에초대를받았어요.

기어코엄마를모시고오라고해서엄마랑같이갔어요.

아이고배기싫은늘그니가머하러나가서오동동앉아있다냐여그저그치기만하제

사양만하시더니어젠웬일로순순히따라나서시더군요.

아주색깔좋은진분홍색쟈켓을턱입으시고……

동네에세이브존이라는쇼펭센터가있어요.

그곳에한식뷔페가있는데

특이하게곤드레나물밥을돌솥에해주고갓뽑은냉면을해주는데

맛이괜찮아요.물론뷔페라다양한음식이있구요.

식사를거의다했고마지막에디저트로수리취떡을가져다드렸어요.

,이것영판맛나다야

응그것수리취떡이라고하던데

옆자리나이드신분께서

수리취는취의일종이라고등뒤쪽이하얀취라는거예요.

식물이야기하면제가한반짝~하잖아요.

캐보쎴어요?물으며

취종류가엄청많죠.

각시취아세요?꽃이아주예쁜데대개예쁜꽃에각시를넣거든요.

아각시취는처음듣는데

엄마엄마는단풍취아셔그것꽃모양이엄청희한해요….

밥두먹었고커피도아이스크림도그리고팟빙수까지

하하

여기쯤서

제가두노인사이로들어가앉았죠.

그리고스마트폰을꺼내서취검색을한거예요.

그리고두냥반께

각시취와단풍취를보여드리고

이취꽃이산에피어나있으면얼마나이쁘던지……

아진짜새각시처럼이쁘다니까요.

단풍취는키가작아요.꽃두작구요그래서눈에잘안보이는데

어느날북한산에서만났어요이야혼자소리를냈어요.

곰취참취….취종류를다아보여드렸죠.

지방마다식물을부르는이름이달라서

울엄마는

아니이것은그것이아니라머시기같은디….

수리취는분대같은디분대는검색을해도없고

그러다가저그림생각이난거에요.

지인의블로그에실려있던

김옥순수녀의걱정하지마라라는그림

자아여기그림의꽃들이름좀맞춰보세요….

제일위의이꽃..머같으세요?

긍께저것이매화같은디?

정말이게매화같어?

아니믄살구꽃이든지

이것은새고나비고….

이것은도라지꽃같구마……

엄마이꽃은

그것은몰것따야

할미꽃같잖아

잉그라고봉께그란것같기도하고….

이흰꽃은머같아요?

그것은함박꽃잉가함박꽃속에를보믄빨간것이오당당달려안있드냐

저는고개를갸웃햇구요.

이똥그라미두개빨간것은맨드라미같은디…..

아그런가정말그런것같기도하네요.

이것은나비고이것은새고이것은풍뎅인가

아따근데먼꽃을많이도그랫다잉….

오메이작은것은개미아녀…….

…..

그리고백미는예수님이셨죠.

수도자의길을택한후좋아하는그림에몰두하는것이수도자의길을방해할까봐

한동안그림을멀리하시다가그림이하느님의말씀을선교하는

한방법으로받은은총임을깨닫고다시그림에몰두하게되셨답니다

기교를배제한완전한서툰그림을그리는것을목표로하신다네요(지인의블로그에서펌)

엄마여기는머같으셔?

울엄마단호하게

그것은팽긴이구마….

진짜펭귄?

딱팽귄아니냐

오마이….하하하

근데엄마말씀을듣고보니정말

예수님이펭귄같기도했습니다.

기교를배제한서툰그림에대한이야기는하지않았어요.

엄마의삶에무슨기교가있을것이며

지성이나태크닉없는오롯한….

삶자체가서툰그림….

덩어리본체근원적인건데요.….

꽃의크기가거의동일해보이는것,

꽃에대한혹은사람에대한

새로운인식접근소통

머그런이야기생각분석이론,

그딴것들도전혀중요하지않죠.

아야그것갠찮다영판재밌다야그림이…….

그러면충분한거죠.

13 Comments

  1. 나무와 달

    2014년 3월 8일 at 12:11 오전

    전라도나경상도출신의학생들이고전문학에유리한경우가많습니다.
    실생활의대화속에아직도남아있는고어(古語)들때문인데요…짐치,삭았다..이런표현들은경상도에서도사용하는단어들입니다.

    저는,푸나무님께서쓰시는글중에서모친과함께하는일상의글들이제일좋습니다…ㅎㅎㅎ
    즐거운주말보내시길….^^*   

  2. 산성

    2014년 3월 8일 at 12:18 오전

    머하러나가서’오동동’앉아있다냐!!

    저도그지국에다..아니고
    밥에다가지국두어숟갈로비벼먹는것,좋아라합니다.
    우리엄마도그러셨는데..

    반가운김옥순수녀님그림.
    가톨릭서울주보에서도만날수있지요.
    각시취..찾아봐야지.

       

  3. 푸나무

    2014년 3월 8일 at 12:37 오후

    경상도언어들이
    전라도언어와흡사한것들이많더라구요.
    달님도효자셔요…
    전효녀는아니구요..ㅎ   

  4. 푸나무

    2014년 3월 8일 at 12:42 오후

    어제울엄마파장…간장에다파많이썰어넣어서
    양념하고참기름떨군….
    을만드셔서밥에살짝비벼먹었더니
    맛이괜찮던걸요.옛날맛이살짝나려고햇어요.
    이른봄
    이른파로만드는파장…

    혹시산성님과같은성당다니시나…?ㅎ   

  5. 데레사

    2014년 3월 8일 at 12:42 오후

    전라도만짐치라고하는게아니고경상도에서도짐치라고해요.

    어머님께서혼자드셔야편안하신가봅니다.
    나도점점그렇게되어가는것같거든요.   

  6. 푸나무

    2014년 3월 8일 at 12:48 오후

    네그러시는것같아요.
    댁에금방다녀왔는데
    댓글이우와80개…혹시기록아닌신가요?ㅎㅎ   

  7. J cash

    2014년 3월 8일 at 1:51 오후

    ’14살에르네상스의대가들처럼
    그릴수있었지만
    어린아이처럼그리는것은
    평생이걸렸다’고피카소는말했는데…

    푸엄마의삶자체가
    꾸밈없는,근원적인삶의덩어리를
    보여주시는모습입니다

    일부러어린아이그림처럼
    그리는것이아니라
    저절로
    기교를부리지않은
    어린아이의그림처럼그려지는것이
    윗그림을그린수녀화가님이그리고자하는
    ‘완전한서툰그림’이라생각합니다

    소생
    ㅡ꽤나이를먹은편인데…
    언제가되야
    지금의집착에서해방되어
    ‘완전한서툰삶’을살수있으려나….하하   

  8. 凸凸峯

    2014년 3월 8일 at 1:52 오후

    이야기가참구수합니다.
    김치종류도많고…
    아내와저는파김치를좋아하는데
    어제마켓에갔다가파김치담그려고
    파를스무단인가를사왔죠.
    몸이너무피곤해’파김치’가되면
    ‘파김치’가회복제로최고랍니다.   

  9. 雲丁

    2014년 3월 9일 at 11:42 오전

    지국,쪼각지,,얼마만에들어본정겨운말인가!…
    아,감성을자극하는노래까지,,
    고마움의안부남겨요.
       

  10. 푸나무

    2014년 3월 10일 at 10:15 오후

    철님
    몸이파김치기되면
    파김치를먹어
    파김치…상태를해소시키신다는거죠?하하
    저두한번해봐야겠습니다   

  11. 푸나무

    2014년 3월 10일 at 10:17 오후

    운정시인님…
    올만이세요.
    그쵸영암이고향이시니…

    정겨운사투리재산아닌가싶어요..
       

  12. 푸나무

    2014년 3월 10일 at 10:26 오후

    제이님께서는
    서툰삶보다도…
    세련된삶이
    더어울리시는것같은데요.ㅎ
    그냥그렇게세련되게..주욱가시죠…
    굳이피카소처럼하시고싶다면
    (무지우정어린시선으로)
    조금만
    덜복잡하게=더단순하게
    사시던지요.

    아이것제소망이기도한데….ㅎ

       

  13. Anne

    2014년 3월 10일 at 11:50 오후

    연세가드시면일단
    식사시간이깁니다.
    젓가락질,씹는것모두느리고
    입가에혹작은밥풀이붙어도잘모르시고…
    반찬도마찬가지익힘의정도,간의정도,양념의종류가조금달라야합니다.
    그러니
    혼자주위를의식하지않고자시는걸선호하시지요.
    그렇게라도스스로떠드시는걸감사하게생각해야겠지요.
    저는요새
    ‘나이듬’과의전쟁을하는중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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