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도 쓸쓸한 영화 <만찬>

가장슬픈일이뭐라고생각하세요.

아무래도죽음아닐까생각하시는거죠.

아니예요

죽음은한다리만건너면

어머정말이세요?

약간의놀람뒤에아,문상가야겠네라는

내가해야할예절같은거로금방변하는거죠.

물론사랑하는이의죽음은조금다르긴하죠

그런데거기에도순전한죽음이주는슬픔은그다지많지는않은것같아요.

벽제화장터를가보면알수있죠.

계속불은타오르며사람을태우는데애달프게우는사람은드물어요.

애달프게운다한들자기설움이랄지혹은그에대한그리움.

다시보지못하는것에대한서운함같은게적어도87%는차지할테니

엄밀하게이야기해본다면죽음에대한이야기라기보다는

죽음이란상황에처한나의이야기라는거죠.

인생사가장커다란별리인죽음에도

슬픔은그다지깊게고여들지못하고떠도는거예요

슬픔이고여들여지가없다고나할까.

그러니차라리쓸쓸함이랄지스산함이랄지

이런것들이오히려사람을더잡고놓아주지않는것같아요.

사실두개의영화를연이어본다는것은썩그리좋은일은아니에요.

마치냉탕과온탕을오가는듯한일이거든요.

아냉온탕을오가는것은몸에좋은가….

그렇다면오전에는결혼식오후에는장례식가야되는일이라고해볼까요.

그러니까뮤지엄아워스를보기전에만찬을보는거나

행복한사전뒤에인사이드르윈,

르누아르를보고나서달라스바이어스클럽을보는것,

두영화들을연이어본다는것은두영화가,

즉전혀다른이질적인주인공들이내안에서섞인다는것을의미하죠.

그렇잖아요.

르누아르….

아그여자주인공..얼굴은그저귀요미처럼보이는데

늙은할베가된르누아르앞에서그녀의뒷모습이들어낼때

얼마나뒤태가이쁘던지한번만져보고싶더라니까요.

그러다가달라스바이어스…..삶에의집착이없어보이는

그러나생명을이어가기위해죽도록노력하는어떤사람을

바로수용하기란쉽지않죠.

아마타인과의거리도거기그런비슷한자리에서시작될거예요..

그러니또긍정적인면이아주없는것은아니죠.

전혀다른상황속에자신을내어준다는일은

전혀다른타인을이해하는일이기도할테니까요.

<만찬>이란영화

뮤지엄아워스전에보려고표를끊었죠.필름포럼에서요.

그래서보는데영화가시작되었는데영화가아니라다큐인거예요.

오빠인감독이미혼모인동생의배부른모습부터시작해서

자신의가족사를찍은혹은그린마이플레이스

세상에혼자보았어요.

나는내가영화관을잘못들었구나생각했어요.

끝나고나와서물어보니까

세상에필름을잘못튼거예요.

관리하는사람이다시돈을돌려주는거예요.

아니원했던것은아니지만아주재밌게봤다구거절을해두말이죠.

다음에보시라구요.하하잼있죠.

아마이런경우가세상에어디있겠어요.

그러고보니그다큐마이플레이스는오히려해피엔딩,

따스한것이의도된<영화>같고

만찬은의도하지않고찍어낸신산한삶의모습들이

오히려<다큐멘터리>같아요.

감정을배제한화면들은감독이무엇을지향하는가를알게해주죠.

멀건눈동자….뒷모습….숨소리등이겨우보여주는감정의모습이니

인물의감정을과다하게노출하는영화는사실조금격이낮긴해요.

마치수다스런여인처럼말이죠.

무엇이건앞서서해버리면

뒤에선사람은무안한거죠.

표현하기도긍정하기도어정쩡한

추상화의미덕은

작가가지닌순수의상태를그린것에도있지만

관자의감정에대해

우호적이며대범하고자유롭죠.

<만찬>

그런각도에서본다면

아주디테일한추상화로분류할수있겠죠.

아나만의분류에요..

행복은붙잡을새도없이떠나가고불행은예기치않은손님처럼불쑥찾아온다!

은퇴후소일하며여생을보내고있는노부부는경제적으로쪼들리지만그럭저럭살고있다.장남부부에게아이가생기지않고,딸이이혼후자폐증을가진아들을홀로키우고,대학을졸업한막내가아직변변한직장을구하지못하고있는것이부부의근심거리들이다.그런데아내의생일날,여느때와다르게자식들에게서아무런연락이없다.이유는있었다.장남인철은갑작스러운실직으로몇달째먹고살길을찾고있으며,딸경진은지병인심장병이더욱악화되고있었던것.그날밤,인철에게막내인호의전화가다급하게걸려온다.인철은뜻하지않은사고에휘말린막냇동생과여동생문제까지해결하느라홀로동분서주하지만무엇하나수습되지않는데…()

<만찬>의가족들은

현재대한민국의지극히평범한대표적소시민들이에요.

이젊은감독사람인상보는눈이있는것같아요

장남은정말어디집에나있을법한장남의모습을하고있어요.

성실한가하면촌스럽고촌스러운가하면책임감에불타오르고

사실이만찬의주인공은

장남을비롯하여다들흐릿해요

인물은사라지고인상만남는것처럼….

역할만남는것처럼

흐릿한아버지

연약해보이는어머니

.딱이혼한것처럼보이는딸

성실해보이지만유약해보이는막내….

드물게웃기도하고드물게사랑하기도하지만

언제나폭폭해요

삶이란것이

폭폭하기만하면그렁저렁쉬다가다시가겠는데

가끔견디기어려운날카로운발톱을들어내는거예요.

<만찬>이란단어는

왠지조금의흥겨움과여유가있어보여서

영화보는내내

참으로답답해오는데

점점숨쉬기도어려워지는데

그래도마지막

적어도행복한척이라도할수있는

<만찬>이펼처지리라.

<만찬>이펼쳐지긴해요.

문제는사라져버린시간속에

<만찬>이있다는거죠.

김치찌개와몇가지반찬과

식구들이둘러앉아서웃으며이야기하는….

만찬은....

사람이함께하는것,

작은미소와함께하는것,

그런데

그소박한<만찬>조차이미흘러가버린거죠.

하염없이눈이내리던날,

여러가지문제들이조금해결되고

눈이주는행복속에서

그들은오랜만에눈썰매를타며웃는데

빈집으로

훌러가버린시간속에서

잊고,

잊힌냥,잊고싶었던것들이

다시현실로나타나죠.

쓸쓸한인생에대한보고서같은영화

너무쓸쓸해서

너는그래도괜찮아

오히려위로해주는영화

정말스산하고

정말쓸쓸한영화

LaraFabian/BrokenVow

7 Comments

  1. 산성

    2014년 3월 19일 at 10:05 오전

    지극히도쓸쓸한..이란제목에
    한없이쓸쓸해집니다.미리..
    글중에나오는’흐릿한아버지’
    전그흐릿함이이세상을많~이보드랍게할것같아요.
    똑부러지게똑똑한사람이하많은세상이라…

    더러그런일도있군요.다른영화를돌리다니…
    돈도돌려주는…
    재미난다른나라이야기같아요.

    사순절이야기,슬쩍지나왔음^^

       

  2. 松軒

    2014년 3월 19일 at 10:18 오전

    이노래가사가슬픈거아시죠???ㅋ

    이영화아마저같은사람이봤다면
    어수선..했을수도,,,ㅋ

    근데영상기사가필름을다른거돌릴수도있어요???….ㅋ

    스폰지하우스답네요…..

    어제친구들과의만남에서
    강남에서괜찮은곳에서밥산친구가죽음에대한이야기를끌고가서
    왜잘먹여놓고그런무거운이야기하자고하나좀깝깝했는데..

    사람사는모습은다거기서거기
    별다른삶을못봐서그런지

    남편의죽음을겪은사람이야기에의하면
    결코영화가그리는죽음의형태는아니고
    그저스르르연기처럼사라져가는모습같더라는이야기를들은기억도나네요

    영화가무겁겠어요???…

    어제한친구의말에의햐면
    부부가40년함께살았다면무조건천당행이라는이야기에
    활짝웃고헤어졌답니다….

    결혼생활40년은살아야천당행이라니
    좋은일많이안했으니..천당가려면
    죽으나사나열심히붙어살아야겠지요…

    우선저녁부터하러갑니다..

    편안한저녁되셔요.푸나무님…ㅋ

       

  3. 松軒

    2014년 3월 19일 at 10:19 오전

    아이고이음악을너무좋아해서…음악땜에
    댓글이길어졌어요,,죄송합니다….글끊으셔도…..ㅋㅋㅋ   

  4. 푸나무

    2014년 3월 19일 at 12:51 오후

    제목이좀그렇죠.
    보고나서도좀먹먹한…
    아이고사는게왜그리힘이드는지
    다아착하고
    욕심도없이사는데말이지요.

    더러는아니겠지요.
    아마도
    나혼자만의경험아닐까요?
    더군다나그영화관에서혼자봤으니말이죠.
    언젠가
    시네코드선재에서는
    영화가진행되다가아주약간필름이끊어졋어요.
    나오니까모두에게다시표한장씩주더군요.죄송하다며…
    근데그표결국사용못했어요.ㅋ
    세련된거죠.

    사순절이야기잘지나가셨어요.
    그분께서도우리가지나치게울한것,
    원치않으실거예요.
    그렇게생각하며
    오늘도맛있는것먹고
    사람들과아진짜?하며웃고
    금날은아주늦은밤무박으로
    수선화핀섬에다녀오려구요.거제도   

  5. 푸나무

    2014년 3월 19일 at 1:05 오후

    왜요송헌님보시면좋았을것같은데요.
    맹세는
    사랑할때만존속하는거죠.
    그것도서로일때..
    혼자여전히사랑한다면
    쓸쓸할거구요.
    라라는5개국어를한다더군요.

    스르르연기처럼….
    그럴것같은데요.
    허망하죠.그이후의삶이없다면얼마나허망할까요.

    40년이요?아하,
    우리열심히붙어서삽시다.
    삼십년도살았는데이제십년은…머금방지나가겟죠.,
    우와그러면칠십이지척이겠네요.
    그때도송헌님이랑이렇게주거니받거니하겠죠?하하
       

  6. 참나무.

    2014년 3월 19일 at 3:33 오후

    만찬…쿠시네로비에서예고편둬번봤는데…

    필름바뀐스토리…영화같습네다
    영화는영화관에서봐야할이유…이런에피소드아이겠슴둥…^^

    밀회보니라고잠이다달아나버려서…
    아무래도책이나펼쳐야…   

  7. 푸나무

    2014년 3월 20일 at 8:34 오전

    밀회보니라고….하셔서
    밀회보니…가
    무슨프로그램이름인가..그림인가…순간적으루요.ㅎㅎ
    검색해서야
    아했어요.

    그리고아가오후에혹시하며텔레비젼을틀었더니
    2부를시작햇더군요.
    유아인이란아이도처음보고…

    잼있겠더군요.
    더군다나음악이함께하니….
    다음주부터저두보려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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