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도 쓸쓸한 영화 <만찬>
BY 푸나무 ON 3. 19, 2014
가장슬픈일이뭐라고생각하세요.
아무래도죽음아닐까생각하시는거죠.
아니예요
죽음…은한다리만건너면…
어머정말이세요?
약간의놀람뒤에아,문상가야겠네…라는
내가해야할예절같은거로금방변하는거죠.
물론사랑하는이의죽음은…조금다르긴하죠
그런데거기에도순전한죽음이주는슬픔은그다지많지는않은것같아요.
벽제화장터를가보면알수있죠.
계속불은타오르며사람을태우는데애달프게우는사람은드물어요.
애달프게운다한들자기설움이랄지혹은그에대한그리움.
다시보지못하는것에대한서운함같은게적어도87%는차지할테니…
엄밀하게이야기해본다면죽음에대한이야기라기보다는
죽음이란상황에처한나의이야기라는거죠.
인생사가장커다란별리인죽음에도
슬픔은그다지깊게고여들지못하고떠도는거예요
슬픔이고여들여지가없다고나할까.
그러니차라리쓸쓸함이랄지스산함이랄지
이런것들이오히려사람을더잡고놓아주지않는것같아요.
사실두개의영화를연이어본다는것은썩그리좋은일은아니에요.
마치냉탕과온탕을오가는듯한일이거든요.
아냉온탕을오가는것은몸에좋은가….
그렇다면오전에는결혼식오후에는장례식가야되는일이라고해볼까요.
그러니까뮤지엄아워스를보기전에만찬을보는거나
행복한사전뒤에인사이드르윈,
르누아르를보고나서달라스바이어스클럽을보는것,
두영화들을연이어본다는것은두영화가,
즉전혀다른이질적인주인공들이내안에서섞인다는것을의미하죠.
그렇잖아요.
르누아르….
아그여자주인공..얼굴은그저귀요미처럼보이는데
늙은할베가된르누아르앞에서그녀의뒷모습이들어낼때
얼마나뒤태가이쁘던지…한번만져보고싶더라니까요.
그러다가달라스바이어스…..삶에의집착이없어보이는
그러나생명을이어가기위해죽도록노력하는어떤사람을
바로수용하기란쉽지않죠.
아마타인과의거리도거기그런비슷한자리에서시작될거예요..
그러니또긍정적인면이아주없는것은아니죠.
전혀다른상황속에자신을내어준다는일은
전혀다른타인을이해하는일이기도할테니까요.
<만찬>이란영화…
뮤지엄아워스전에보려고표를끊었죠.필름포럼에서요.
그래서보는데영화가시작되었는데영화가아니라다큐인거예요.
오빠인감독이미혼모인동생의배부른모습부터시작해서
자신의가족사를찍은혹은그린‘마이플레이스’
세상에혼자보았어요.
나는내가영화관을잘못들었구나생각했어요.
끝나고나와서물어보니까
세상에필름을잘못튼거예요.ㅎ
관리하는사람이다시돈을돌려주는거예요.
아니원했던것은아니지만아주재밌게봤다구거절을해두말이죠.
다음에보시라구요.하하잼있죠.
아마이런경우가세상에어디있겠어요.
그러고보니그다큐‘마이플레이스’는오히려해피엔딩,
따스한것이의도된<영화>같고
‘만찬’은의도하지않고찍어낸신산한삶의모습들이
오히려<다큐멘터리>같아요.
감정을배제한화면들은감독이무엇을지향하는가를알게해주죠.
멀건눈동자….뒷모습….숨소리등이겨우보여주는감정의모습이니
인물의감정을과다하게노출하는영화는사실조금격이낮긴해요.
마치수다스런여인처럼말이죠.
무엇이건앞서서해버리면
뒤에선사람은무안한거죠.
표현하기도긍정하기도어정쩡한
추상화의미덕은
작가가지닌순수의상태를그린것에도있지만
관자의감정에대해
우호적이며대범하고자유롭죠.
<만찬>은
그런각도에서본다면
아주디테일한추상화로분류할수있겠죠.
아나만의분류에요..
행복은붙잡을새도없이떠나가고불행은예기치않은손님처럼불쑥찾아온다!
은퇴후소일하며여생을보내고있는노부부는경제적으로쪼들리지만그럭저럭살고있다.장남부부에게아이가생기지않고,딸이이혼후자폐증을가진아들을홀로키우고,대학을졸업한막내가아직변변한직장을구하지못하고있는것이부부의근심거리들이다.그런데아내의생일날,여느때와다르게자식들에게서아무런연락이없다.이유는있었다.장남인철은갑작스러운실직으로몇달째먹고살길을찾고있으며,딸경진은지병인심장병이더욱악화되고있었던것.그날밤,인철에게막내인호의전화가다급하게걸려온다.인철은뜻하지않은사고에휘말린막냇동생과여동생문제까지해결하느라홀로동분서주하지만무엇하나수습되지않는데…(펌)
<만찬>의가족들은
현재대한민국의지극히평범한대표적소시민들이에요.
이젊은감독사람인상보는눈이있는것같아요
장남은정말어디집에나있을법한장남의모습을하고있어요.
성실한가하면촌스럽고촌스러운가하면책임감에불타오르고
사실이만찬의주인공은
장남을비롯하여다들흐릿해요
인물은사라지고인상만남는것처럼….
역할만남는것처럼
흐릿한아버지…
연약해보이는어머니…
.딱이혼한것처럼보이는딸…
성실해보이지만유약해보이는막내….
드물게웃기도하고드물게사랑하기도하지만
언제나폭폭해요
삶이란것이
폭폭하기만하면그렁저렁쉬다가다시가겠는데
가끔견디기어려운날카로운발톱을들어내는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