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내내엘가의님로드를듣는다.
무엇을해도불편한시간이다.
죽음은무겁고비밀한기운,
무한히쓸쓸하고외로우며절대고독,절대별리이다.
그무엇으로도대치할수없고
이을수없는완강한절연의선언이다.
그는살아있는사람들에게묻는다.
존재를생명을죽음을…
그러나생명은죽음을알수없다.
생명에는죽음이없기에도무지알수없다.
죽음은그만이지닌절대적황량함으로
익숙한삶의모든것들을낯설게한다.
무거운추하나가슬쩍몸안에스며들어자리잡은것같다.
여전히먹고마시고책보고…
그러나추와함께이다.
어린아이가혼자살아남고…
부모없이살아가야할여섯살.
갓스물네살의어린선생님도있다.
선생님이되려고얼마나애쓰며공부했을까,
선생님이되어서얼마나기뻤을까,
그의부모님들은…
먼저탈출한선장을…
그래밉지정말밉다.
선장의책임을다해서자신의생명대신단한사람이라도구했다면
그대는이슬픔그득한시간의영웅이되었겠지
자그마한위로가되었겟지
영웅대신수많은돌팔매질을당하는생명을택한것을
니라면…..하게되면
나무랄수도없다.
모든생명이지닌절대치는
그가어떻다고해서더해지거나
감해질수는없는터.말로형용할수없다.
그렇다하여이미예매해놓은음악회를
안갈수는없었다.
어젠그렇게드물던비가조금씩차창에내려앉았다.
가슴안에자리한추가더무거워졌다.
흘깃내다본한강물은어둡고고요했다.
물도먼데소리
먼데바닷소리를혹연결해서듣지않을까.
그래서저리고요한겐가
예술의전당에갔다.
추척거리는봄비…아니는개인가….
일찍도착해서로비창가에있는자리에서밖을내다보고있었다.
어두워져가는밖을내다보며딸내미를기다렸다.
조금더흠씬내려주면좋으련만,
두그루..아니세그루던가…
감나무가좋아하겠다.
아감나무새순나왔을까?
생의냉혹함이지.
아부지아파서방에계실때
우리형제들오랜만에모여이런저런얘기하며웃고떠들었다니까..,
아부지는홀로아파서방에계시고
죽음이지척이란것을우리모두알고있었는데도
수원시림교향악단의연주회다.
지휘자김대진의이름탓인지음악당로비는사람들로가득차있다.
밖은점점어두워지고….
물속사람들도어둡겠지.
다시또하루가지나가는구나.
아혹시용궁이라도있었으면좋겠다.
그래서거기하루가수년일지라도
그곳에서좀살다가
그래도엄마아빠그리워서떼써서귀항하는것…
나이가들면좀어때
사십여년이훌러서파파할매가된다한들
엑소더스..
음악이시작되자신기하게도추가사라졌다.
정말,
부드럽고따스한현의소리들이
아니어젯밤은유별나게클라리넷소리도부드러웠다.
이영조가작곡한여명….
지휘자가연주가끝나고인사를하고나서
누군가를향해손을펼쳤다.
작곡자였다.머리가희끗한,
지휘자와악수를하고청중을향하여정중한인사를하는무대아래사람.
그리고라흐마니노프의피협2번
보리스길트버그러시아친구…
아주몸이자그마하고빼빼한….
그가피아노를시작하니…
피아노에아주거대한스피커라도단것처럼….
피아노가마치북이라도되듯그는공중에서온몸을…
손으로대신한낙하라도하는것처럼피아노를쳤다.
물론여릴때는마치피아노속으로숨어버리기라도하듯
실제그는정말고개를얼굴을아주숨겨서
오른쪽에앉아있던내겐그의모습이안보일때도있었다.
딸내미는인터미션시간에그랬다.
엄마,발봤어페달밟는발.우와….
그는세번의커튼콜에서
두번이나시원스레앙코르연주를했다.
청중의환호는마치사이렌처럼
그를더욱음악속으로빠져들게하는것같았다.
세번째곡시벨리우스의교향곡이끝나고
여러번의커튼콜뒤에마이크를든김대진이나타났다.
그리고세월호….이야기를했고
엘가의님로드를연주한뒤…
박수없이그냥….
음악회를마치겠다는…..
그렇게음악회는아주조용하게끝났다.
어제자그마한비탓인지
오늘연두의연두다움이….시리다.
무연한나무들처럼
무연한연두잎싹들자라나듯
그렇게시간은흐를것이다.
죽음은서서히잊혀지고
상처는자욱은남으나그래도아물것이다.
장맛비내릴것이고
그뒤여름은습기를타고올것이고
어느순간가을도우리앞에
우리앞에가을도다가올것이다.
연두는초록강을건너붉거나노란강에다다를것이다.
그렇게….
"삶의시간"있듯이
"죽음의시간’도있을것이다.
조금일찍다다른강을너무슬프게건너지마시라
슬픔은우리에게두고가시라.
우리도금방뒤따를터이니…
(위는빌헬름하메르스회의그림
아래는박수없었던연주회실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