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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ㅡ 無限有한 인생
BY
푸나무
ON 4. 25, 2014
꽃들은어디로갔나
저자
서영은
출판사
해냄출판사(2014년02월0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시절이다르다고생각하기도한다
.
그래도나는노인의연인이
노인의발을
그것도장례식장에서꺼멓게때가묻은발ㅡ양말을벗겨
대야에물을떠가지고와씻긴다음
깨끗한수건으로닦고새양말을신기는
….
나는평생한번도해보지않는
그사랑의행위에가슴이서늘했다
.
남의발을만지며씻는행위는
발을씻는꺼먼땟국물에내손을담그는행위는
얼마나좋으면
…
얼마나사랑하면
…
얼마나존경하면그렇게할수있을까
.
나의박이님외할머니는한참부족한자식에게
고아라는이유로성한며느리와결혼시키셨다
.
지금같으면같이살아줘서고맙다며
받들어모셔도시원찮을텐데
그며느리가한데부엌에서뎁힌따뜻한물을담은세숫대야를
방으로가져오면방에서세수를하셨다
.
그리고그물에어린손주들둘을씻기고
…
나는어린사촌동생들을보며애들아그물더럽단다
….
속으로말했는데
…
그리고그며느리는
할머니외출할때면언제나흰고무신샘에서하얗게닦아
마루끝에놔드리곤했다
.
부족한아들의며느리가평생을모셨다
.
그러고보니세수대야물은시절을많이담고있구나
.
지금은어느집에나욕조가있고
뜨거운물이즉시나오니
이제대얏물가져다가발씻어주는사랑
….
같은것은
이미사라져버린시절속에나있는행태인것이다
.
대신할수있는어떤곡진함도남기지않은채
사라져가버린것들은얼마나많은가
.
<
꽃들은어디로갔나
>
는
서영은자신의사랑이야기이다
.
사랑이라기보다는
사랑으로시작된관계에대한통증어린성찰이라고나할까
워낙유명한스토리여선지소설적장치가없어도소설이되는
그래서글은
삶의정황을스케치하는
,
혹은
사랑어디있니
…
무엇이니
…
시간은어디있고늙음은어디있는가
….
묻으며찾는것처럼읽히기도했다
..
이십대때만나서는불륜이었고
사십대때겨우절에서올린가벼운결혼식
이제노인이된연인과의짧은결혼생활
그리고노인의쓰러짐과죽음
,
그죽음뒤의
세간에회자되는무수한이야기들은누추했는데
그는한마디선명한문장외에거의기록하지않았다
.
단지그는노인과자신의관계
……
에만집중했다
.
꽃이아름다운것은
무참한사라짐
,
지는
…
져버리는
….
행위에있다고해도괜찮다
.
생각해보라
사시장철꽃이피어나있다면
그꽃이사람의마음을어디건드리겠는가
.
만약에그리한다면꽃은일상이되어버린다
.
꽃이꽃이기위해서는
아름답거나서럽기위해서는
그의생명은
눈부시게피어나는것처럼
눈부시게져야한다
.
지는모습이아름다운벚꽃이야말할것도없다
.
보성대원사가는길은오래된벚꽃이길양쪽에서겹겹이팔짱을낀채
길을가득덮고있는데
그길한쪽으로자그마한강이흐른다
.
언젠가벚꽃눈처럼지면서그강물쪽으로낙화하는데아흐
,
붉은동백이사람들마음을아프게하는것은
목이댕강
!
해있는데도선명한모습때문이다
.
땅위에널부러져있는백목련은
내언제희디흰채고귀했었던가
…
흔적없어생명과주검을응시하게한다
.
혹시모든아름다움은
상실에발을담고있는것일까
.
쇠잔과쇠락
…
그리고사라짐이라는
….
꽃들은어디로갔나
….
나는서영은의꽃에대한생각이궁금했다
.
꽃들은어디로
……
라는챕터를그래서유심히읽었다
.
꽃에대한이야기는없었다
.
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