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기도 밖에 없습니다
BY 푸나무 ON 4. 29, 2014
램브란트<엠마오의저녁식사>
어떻게이런참람한일이대명천지에일어날수있을까요.
세월호사건은쓰나미보다더황폐하고
전쟁이나테러보다더참혹합니다.
시간이흐르면사건에대한충격이둔화되는게인지상정인데
분노는더욱차오르고
슬픔은더깊이짓누릅니다.
도대체어떻게이렇게도수많은옳지못한일들이함께버무려져
이런대형참사를일으킬수있는걸까요.
눈을감으면자신에게닥쳐오는
고통과조롱배신속에서
그런자들을위하여십자가를지셨던예수님이저절로떠오릅니다.
도시로나왔던제자두명이슬픈눈빛을지닌채엠마오로귀향합니다.
그들을위로하듯예수님이그들곁에나타나십니다.
그리고그들의이야기를가만히들어주시지요.
그런데도자괴감에젖은그들은도무지예수님을알아보질못합니다.
상처가깊으면그럴수도있겠구나.
그래서예수님은간절하게붙잡은그들을뿌리치지않고
함께저녁식사를하셨을거예요.
엠마오에서의저녁식사장면을많은화가들이그렸습니다.
그중에서도렘브란트(Rembrandt,1606-1669)의
이그림이가장마음에와닿습니다.
그림의구도는지극히단순합니다.
요란하게채색되지도복잡한드로잉도아닙니다.
등장인물도겨우네사람입니다.
있다면빛의화가라는별칭답게
빛과어두움만풍부하게존재하는데
그둘의조화가신비롭습니다.
떡을뗄때서야예수님을알아보는그‘순간’입니다.
떡은,때를알려주는걸까요.
인간의보편적한계를의미하는걸까요.
일에분주한여관집주인의모습이보이는군요.
존재가아닌,예수님과전혀상관없는생존의모습입니다.
예수님은어둠과빛사이에존재합니다.
어쩌면그를바라보는자광명이고
그가없는자어둠이라는것을나타내는
신앙심깊은램브란트의은일한메시지일거에요.
한제자는깜짝놀라면서예수님에게서시선을떼지못하고있고,
다른한제자는의자를밀치고예수님앞에무릎을꿇습니다.
놀라면서도여전히의심가득한저표정이라니요.
그래도그의머리위에걸려있는짐보따리는…
그가금방예루살렘으로예수님만난사건을전하려고떠날것을나타내주고있지요.
그들이예수님을깨닫는순간
예수님은사라지시는데…
램브란트는빛의미세한흔들림으로금방사라지실예수님을표현했습니다.
경험치못한모든것은관념이라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