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모독 ㅡ 페터 한트께 씨

당신이관객모독을25살에썼다는것을알고

나는25살때무엇을했나생각했죠.

23살이되었을때

아나이가많구나

이제진짜어른이되었구나

(스물셋이어른이면지금나는뭐죠?.ㅋㅋ^^)

누군가나이를물었을때을수줍음을느꼈어요.

23과수줍음은무슨상관이있을까요.

상관이없을수도있죠.

물론있을수도있겠죠.

상관과는전혀다른차원의깨달음이나인식같은것일수도있구요.

그러고보니여전히23은모호하군요.

모호한23살에서부끄러움을느낀다는것은부끄러움이

혹시모호함에기인되어있을수도있겠네요.

사실나는오래전당신의짧은희곡관객모독을읽었어요.

당신이쓴세잔에대한이야기도읽었고

왼손잡이여인…..

그리고긴이별에짧은편지….도읽었는데

사실당신의책은그다지읽기에쉽지는않은책이죠.

긴이별에

그로맨틱해보이는제목속에

당신의정신세계를충실하게재현한

주인공의심리를따라가려면집중하지않으면놓치기십상이죠.

하긴이제그렇게복잡한책읽으면서도자유롭기도해요.

모르면모르는대로넘어가는거.

안다고하여

안다고한들

가령당신의심리를내가꿰뚫는다하여그게무슨대수로운일일까싶은거죠.

맞아요.

나이라는게

아주사소한것들이소중해지는것만큼

치열하거나열정적인일혹은그런사상들에

경도되는것보다

오히려무심심해지는경향도생기니까요.

성향보다경향이우선되어진다고나할까요.

가령당신의절제된문장속에숨겨든어떤사상을아는것보다

연암이미인을보고…..

난간아래미인은기다리는중이고

파초아래서있는미인은바라는바가있는

여인이라는대목이

내겐더흥미롭다는거죠.

마음대로추론할여지가있는그여유로운자리가

오월의숲같기도하고….

그런시선을지닌사람을바라보는재미도솔찬하고

이제야조금나는부드러워지기시작한거예요.

당신은사실내겐너무지적이에요.

당신은관념적이죠

당신은철학적이에요

당신은의미를소중하게여기죠.

당신의콧수염은그래서매우철학자연해요.

철학은콧수염과전혀상관이없어보이죠

하지만실제로는아주깊은상관이있어요.,

서로깊은관계를맺고있어요.

수염을기르는행위는심각하게외모를의식하는행위죠

너무나심각하게외모를의식해서

당신은상대적으로그만이아니다라는것을보여줄필요성이생긴거죠.

그래서당신의글은더욱심각해지고진지해지거에요.

심각하게깊어지고모순되게심화되는거죠.

단지콧수염때문에

하하,그렇죠.

당신의관객모독을읽거나관람한사람들은

내가지금

저기저위조금과여기조금위에서

당신의흉내를내고있다는것을눈치챘을거예요.

언어극언어유희극….

관객모독을본후

난다시당신의관객모독을읽었어요.

머아주짧은페이지라가볍게읽어냈죠.

연극을보고난다음날오후였어요.

의외로번역한원문대로배우들이낭송을하더군요.

아가운데조금연기하는….대목과

물뿌리는대목그리고욕은당연히

우리식으로변형되었지만말이죠.

당신의원래대본에서는출연자는네사람뿐인데

한국공연에서는객원배우가출연

극의흐름을상당히다른방향으로잡아가죠.

기국서연출자가그러더군요.

79년에초연을할때

의자가던져지고유리가깨지고….난리가났대요.

그러더니점차익숙해지더라는거죠..

이젠그러려니…..

사실이해불가한,

정말책을읽거나설명을들어도작품앞에서면다시새롭고난해한

현대미술보다는

당신의희곡당신의작품관객모독은…..

내겐즐거웠어요.

연극에대한

연극이아니라는.

관객의기대를배반하겠다는

오히려욕을하며관객을모독해주겠다는당신의새로운의도는

신선한만큼싱그럽던걸요.

새로운연극과

연극이지항하는삶에대한어떤새로운인식….

그런인식들이내안에서새로운이론으로정립되지는않지만

적어도나무풀을이해하는데그리고

다가오는사람들을바라보는데에

약간의시력향상을해주는것은사실이에요.

연극을볼때뭔가반짝하거든요.

그리고반짝할때눈이약간밝아진다니까요.

관객모독은

아니라는이야기가끊임없이반복되죠.

당신들은아닙니다.

우리들은그렇지않을것입니다.

그리고문장을다르게읽어대죠.

가령띄어쓰기를못하는글처럼말이죠.

그사소한변화에의해얼른이해할수없는상태가되기도하죠.

이작품은일종의머리말입니다.

다른작품에대한머리말이아니라여러분이과거에했던것과지금하고있는것,

그리고앞으로할것에관한머리말입니다..

여러분은주제입니다.

이작품은주제에대한머리말입니다.

여러분의도덕과관습에관한머리말입니다.(55)

여러분은여기에서환영받으셧습니다.감사합니다안녕히가십시오

당신은책의모두에배우를위한17가지의규칙을명시해놓았더군요.

그중의하나

동물원에서인간을흉내내는원숭이들과침을흘리는라마들을자세히관찰할것.

아당신이한욕중의몇개

성스럽고속된명에를혼자짊어진체하는자들아

종말이나와야성인이될자들아

아무도듣지않는데외치는자들아

신사숙녀라고자칭하는인간들아

다른사람보다영리하다고자부하는인간들아

흠…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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