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등롱 ㅡ백합나무 꽃
BY 푸나무 ON 5. 31, 2014
나무가겁없이자란다.
겁없이자라서하늘로가겠다한다.
하지만하늘에가서무얼한다
갑자기허탈해진다.
일요일도없는
하늘에가서무얼한다
나무는
그지점에서방황하기시작한다.//하늘로가려던나무//이생진
등롱은
참으로아름다운단어다.
뭔가아련하고아득한느낌,.
어둡고깜깜하고흐린삶속에서
자그마한등롱하나만나고싶다.
아주어릴때
어느성탄절
주름진종이로만든등롱하나들고
찬송하는사람들을따라다녔다.
칠흙같이어둡고깊은밤.
그작은등롱은
겨우
등을든사람의
팔조금손조금다리조금..땅조금만을
겨우겨우겨우
보이게했을뿐이었다.
그러나그렇게환하다니……
온세상의불빛을합한것처럼
우리를이끌어주었다.
아,
이야기로만듣던
별빛만을보고예수님을찾아온
동방의박사들을느꼈던가……
안심과두려움없는세상처럼여겼던가.
밤이없는시대다
그래서등롱이사라져버렸다..
슬프게도환한밤속에서
우리는등롱을잃어버린것이다.
자그마하게움직거리고
속삭임처럼움직이는등롱
언제나조금씩흔들려서
마치살아있는것처럼여겨지던
등롱
은은한불빛,
나와너만의아주작은불빛,
서로를조심스레바라보게하고느끼게하는등롱
백합나무는성장속도가빨라
일제시대신작로
(세상에신작로라는이단어도오래되니기억과향수라는미려한색들이슬슬물들어간다.)
주변에가로수로심었다.
얼핏보면플라타너스처럼보이나
크고시원스런이파리가훨씬더멋지다.
이나무는오월하순과유월사이에꽃이피어난다.
키가커서그리고무성한잎위로
살짝솟구치듯피어나서
나무에관심이없거나
눈앞만을보고살아가는사람에게는절대보이지않는꽃이다.
그러니또매우의미와가치를불러일으키는꽃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