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오베르 교회와 시 하나

부풀린어깨에가끔씩포효소리제법크지만,

낮잠과하품으로하루를때우는,허세의갈기무성한수사자말고

해만넘어가면약한먹잇감찾아눈에쌍심지돋우는,

뱃속까지시커먼,욕망의윤기잘잘흐르는음흉한늑대말고

훔친것도좋아,높은놈먹다버린것도좋아,

패거리로몰려다니길즐겨하는,웃음도비열한하이에나말고

수천권뜯어먹은지성인척턱수염도도하게으스대지만,

강자앞에선아첨의목소리로선한초식동물인척하는,이중인격비굴한염소도말고

아무데서나혀빼고군침흘려대며,

할소리안할소리쓸데없이짖어대거나아무나물어뜯는,

날카로운야성의송곳니는유전자에서사라져버린지오래인,잡개는더욱말고

높은하늘향해

한자세로한몸꼿꼿이세운

한향기한품위로천지를채운

저키큰금강송같은

식물성남자하나찾습니다

평생배필로삼아

생을다해자취도없이사라져그몸이룬탄소원자소멸할때까지

한마음으로사랑하겠습니다

연락주시면후사하겠습니다

//////////////

얼마전신문에서이시를읽다웃었어요.

스토리가재미있잖아요.

늑대에서지나가버린누군가를

하이에나에서지금의누군가를연상해보는재미도좋았구요.

하여간맞아맞아,공감하다가

근데수사자랑늑대랑하이에나염소잡개가싫어하겠어요.

입가득내밀며,울퉁불퉁한소리로

타고난걸그렇게태어났는데난들어쩌라고,….

거기다가

식물성남자요.

뭐저두애인삼은나무여럿이긴하지만

저야뭐

근육질만으로그리고잘생긴모습만으로

그러니오로지외피만으로애인삼은거지만

금강송..같은한자세한몸이긴하죠.

하지만

과연한향기한품위로천지를

천지야가능하죠.어차피

그천지를어떻게생각하느냐에따라서다르니

하지만그향기와품위….가과연도저한가..

생각해봐야한다는거죠.

양수인소나무는박한땅에서뿌리는잘내려요

그러나활엽수들..특히도토리상수리나무들약간깡패기질이있거든요.

그것들과는아예싸움을하지않아요.

너랑싸우기싫어..

소나무들점점산위로올라가다가

낙랑장송되다가….

사라지곤하죠.

저잣거리에서안달복달사느니시쳇말로도망가는거예요.

그런식물성특히양수인금강송..평생배필로삼아사랑하려면.

하하,

자취도없이사라질거라는것을시인은안거죠.

그래도

만나면연락드리겠습니다.

후사꼭해주세요.

……

유월의숲은정중동입니다.

꽃의기억은벌써희미해졌고

어린순은자랐습니다.

원숙해진숲에서푸나무들은고요하게하늘을바라고있습니다.

무성한나뭇잎을보며아담과하와의가림옷이되었던

무화과나뭇잎을떠올리게됩니다.

인식은부끄러움과슬픔에대한성찰이기도하지요.

생이부끄럽고슬퍼질때숲으로가야할이유이기도합니다.

삶의정점을달리는유월의숲은삶을성찰하기에

교회다음으로가장좋은장소입니다.

빈센트반고흐의오베르교회입니다.

보리가익어가는유월즈음인것같습니다.

오베르교회는지금도실제존재하는교회인데요

고딕양식에로마네스크양식의건물이함께있습니다.

가만보세요.

교회가마치움직이는것같지않습니까,

저화려하게대비된색들은그움직임을더욱강하게해주고있구요.

교회의움직임을통하여

고흐는보이지않는자신의영혼이살아움직인다는것을

사람이지닌영혼의울림을표현하고싶었을까요.

하늘은하도짙푸르러무거워보이기조차합니다.

길이두개나있습니다.

마을로가는길과공둉묘지로가는길입니다.

마을은조금보이지만

묘지는전혀보이질않는군요.

어쩐지교회를향하여뚫린길이있어야할듯한데

오히려두개의길은교회를비켜가고있습니다.

세상도

죽음도

비켜가는곳이란의미일까요.

자세히보면교회의정문이아니라뒷모습입니다.

,그리고그림속오베르교회는

그어디에도출입문이없습니다.

광산에서복음을전하던고흐는광부편에섰다가전도사에서해고됩니다.

성직자의길을막았던교회,

혹은너무나깊은가난과고통에젖어살던

자신의생존을

저렇게닫힌문으로나타내려했을까요.

사실고흐는그의동생테오와주고받은편지에서

수많은성경구절과기도문전도사시절이야기를하곤했습니다.

박제된,죽은하나님이아니라살아계신하나님,

우리로하여금거절할수없는힘으로

변함없는사랑을향하여나아가도록하시는분

고흐가쓴편지속구절입니다.

어쩌면그는고통스런삶을살아가면서

혹시자신이벗어난목회길에대한그리움을

저렇게오베르교회로표현해냈을지도모릅니다.

오베르교회,

아름답기도하고두렵기도한교회의모습입니다.

한참바라보노라면그살아움직이는모습이

고흐가즐겨그렸던사이프러스나무처럼보이기도합니다.

나무는신만이만들수있다

어느시인이말했죠.

나무가만들어내는숲은

자연이만든

교회일지도모릅니다.

6 Comments

  1. Anne

    2014년 6월 2일 at 11:37 오후

    요새하두’초식성남자’타령들을하길래’여기도?’
    하다보니
    ‘금강송’이군요.ㅎㅎㅎ
    자취없이도망갈때가더라도
    사랑할만한가치는있겠다.ㅎ   

  2. 푸나무

    2014년 6월 2일 at 11:59 오후

    크아,앤님이제발목을잡으시는구나.
    나가야할발목을..
    부산도비오시나요?
    여기는제법차렷자세로비가오는데
    광주가야해요.
    앤님도
    금강송?
    만나면연락드릴까요?
    후사해주실래요?
    ㅎㅎ
    굳데이….
       

  3. 참나무.

    2014년 6월 4일 at 12:39 오전

    광주도지금비오시나요-투표는하시고?

    궁금했어요…감성을자극한딱한작품이무엇이었는지.
    교회의닫힌문을그린이그림
    역시푸른색과노랑의대비였군요
    잊고있었는데…
       

  4. 푸나무

    2014년 6월 6일 at 2:08 오전

    투표는…
    안가르쳐드릴래요.ㅋㅋ

    광주내려가는날그리고그밤에도종일비오시더군요.
    전남대병원은밤에보아선지
    유별나게나무들…이많앗어요.
    물기를먹음은나무들의냄새가
    약냄새를지워버릴듯이요…   

  5. 騎士

    2014년 6월 6일 at 2:09 오전

    가까운시간내에
    J님과오베르방문하여
    고호의교회당에서기도하고
    고호와동생무덤에
    꼬냑한잔붓고
    나머지는우리가마시고
    눈물한방울찔끔짜고
    하기로했습니다
    그때까지교회당하늘이
    헤어나올수없는깊은심연의
    짙은프루시안블루로남아있을지   

  6. 푸나무

    2014년 6월 6일 at 2:27 오전

    ㅋㅋ착하신기사님.
    이럴때는은근차카시다요.
    제이님과오베르교회에서기도하실때
    저두같이하면좋을텐데
    권사님께혼나겠지요.ㅎㅎ

    프러시안불루…..
    엄청이뿌죠.
    근데진짜그림도저런빛일까….
    요즈음은회의가자주들어요.
    고흐의실제그림
    화가를그린
    그러나시인을그린..그림도
    엄청달랐거든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