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자살을 한다

꽃의사다리/장석남

하늘에오를수있는사다리는없다.

하늘에오르고싶은자

하늘에오르는길은

꽃을사랑하는일,

나무를사랑하는일,

그빛과그늘들을사랑하는일,

눈물을사랑하는일.

또가난까지도사랑하는일.

꽃들다하늘로솟고

누군가꽃의사다리를타고하늘로간듯

담장을넘어간넝쿨들고요한아침.

이런날은맨발로하루를다살고싶다

전에는이런시가무조건좋았어요.

꽃나무….더이상뭐가필요해….

근데이즈음엔조금아닌것같기두해요.,

시를읽으면서팔짱을끼거나

!하게되거든요.

이순수를탐하는시가

마치아이처럼자연스러운시가

전쟁만화처럼여겨지기도한다는거죠.

,진짜,

전쟁을모르는만화가전쟁만화거든요.

그걸전아주어린시절알았어요..

그래서그렇게만화를좋아했으면서도전쟁만화는안봤어요.

사람은어느부분총명하곤해요.

가끔모든부분에총명한사람이있는데이는드문경우고

어느한부분에강점이있는데전전쟁을싫어하는평화주의자였던거죠.

평화주의자는

실제로는비겁한부류로분류되기도해요.

평화와비겁은같은분모가상당히많거든요.

혹시이글을읽으시는누군가께서베지테리안이시라면미안하지만요

동물은안되고식물은괜찮다며

거침없이먹는일이좀우스워요.

식물은생명이아니냐구요.

이것은너무나단순한이야기지않나요?

식물이바흐를좋아한다.

식물도사랑한다고말해주면잘자라난다.

아너무신경써주면스트레스를받아꽃을일찍피어내버리는경우,

식물도자살에대한소지가있다,고말하는사람들도있어요.

실제자살하는야자나무도있다구해요.

40년가량열심히살다가처음으로꽃을피어내열매를맺고

그열매벌나비새들에게준다음

정말죽어버리는거예요.

식물학자글이니까신뢰할만하죠.

사실식물은볕을알고

볕이없는고통을알아서

볕을그리워하는듯헉헉대잖아요.

물은어떻구요.

물없으면살기싫다는듯깊은울증에빠져버리잖아요.

세상만사에아무런관심이없다는듯추욱쳐져서……

참사랑이깊은얘들이죠.

어젠광릉수목원에갔어요.

국립수목원보다는광릉이왠지더정겨워요.

의정부지나광릉가는길로우회전하면약8킬로미터가량펼쳐지는

숲길은

즐비한식당들이있어도나무가이기는곳이에요.

그곳에서는꼭차창문을열고가야해요.

느즈막히갔더니,하마네시거의다되었을거예요.

연인들도애기엄마들도소풍온아이들도다떠나고

호젓하더군요.

수목원입구의자그마한생명줄기..

언제나그렇듯찍었죠.

수목원장이바뀌어선지나무들팻말도바뀐듯햇고더많이붙여져있더군요.

오른쪽길로들어서요.

수목원길이라고는믿을수없이넓죠.

그래도그늘은울창하구요.

그리고이어지는덩굴식물원

살기위해서혹은역사를이어가기위해서

이파리를하얗게변색하는개다래….나무가있죠.

이파리아래핀꽃,

그러니까덩굴진이파리아래서꽃이피어나는데

잘안보이니까ㅎㅎ

잎이꽃인척벌과나비를유인하기위하여하얗게변하는거예요.

아마도처음개다래는화가였을지도몰라요.

그래서몇몇이파리위에하얀빛깔로그림을그렸는데

벌과나비가꽃인양찾아들어수정이잘되니

계속개다래는화가로살아남은거죠.ㅋㅋ

(이런말도안되는추론이블글질의재미죠.블글질=해찰)

애기똥풀도피흘려요,

아시죠?노란피

.왜요.피는붉어야만하나요?

파란피도있고노란피도검은피두있구요.

애기똥풀이몸이뚝꺾이니얼마나아프겠어요.

노랗게질려노란피를흘리는거죠.

결국제이야기는식물도생명이라

동물먹는것과다르지않다는거죠.

생명은생명으로이어갈수밖에없다는사실은

어쩔수없는생의한계라는것!!.

한참만에갔더니광릉숲….

오메,정말징하게,겁나게좋았어요.

러너스하이가순식간에다가오는곳,

예열이필요없는정점

가속되는흥분상태…..

음약간돌아요.

숲이좋으면전약간돌아요.

평생촌사람답게촌스럽게차분하게살아왔는데

이즈음은늙어선지

그러니까모든기능느슨해지듯ㅋㅋ

이성도느슨해졌는지

가끔감정이앞서기도한다는거죠.

머그래봐야아무도없으니아무도모르지요만,.

특히이복자기

오메얼마나멋지던지….가슴이뛰었어요.다른데로가기두싫더라구요.

푸르른나뭇잎을저렇게한량없이거느리고선

저담대한포즈그러면서도얼마나부드러운가요.

이파리사이사이로내보내주는저섬세한햇살이라니요.

조안말루프처럼복자기를안아봤다니까요.

아무도없으니까

그거칠고단단한남성다움이라니

****

아이멋진귀룽나무

연못가에서있던…..

꽃치어날때

새순돋을때얼마나이뻤을까…

살제의멋진모습의

천분의일가량사진에나옴

광릉숲에있는육정호

자연의드므

숲의어미

한량없이너그러워보이는호수죠.

주변에개망초..하얗게피어나있고

아그여름꽃…은근사람홀려요.

흔하다고해서..

흔해서더욱홀리는것같은…..

저물위의풀

조금먼데서…찍긴햇는데

바랭이같아요.

바랭이는땅이넓으면따응로넓게펼쳐나고

고구마밭에서는고구마위로솟아나서걸어다니고

세상에저렇게물위에서

물방개처럼수영하는것봐요..

제가너무좋아하는에코트레일,

숲가운데아주작은나무데크를놓았어요.

그곳을걷는기분…

마치나무가된듯해요.

진짜?

네에진짜요.ㅎ

천천히수목원을나서려고하는데

천둥이;치더라구요.

그것도아주길게

그러더니삽시간에무슨소리가나는거예요.

이게뭐지?

세상에,

나뭇잎이빗방울을맞아들이는소리더라니까요

처음엔나무아래잇으니

제법세찬빗방을인데도

별로옷을안적시더라구요…..

아주올만에

아주시원하게

아주기분좋게비좀맞았어요/

음,

톡톡콩만한우박내렸는데

만져보니단단한얼음…차갑고…손에서녹던데

믿지못하시겟지요.

천천히수목우너을나서려고하는데

15 Comments

  1. 잎사귀

    2014년 6월 11일 at 2:08 오전

    일찌기바랭이를저리멋진눈으로본사람이있던가요?
    물방개처럼수영하는것좀보라니^^   

  2. Anne

    2014년 6월 11일 at 4:00 오전

    다좋지만특히
    맨아래사진멋지군요!!   

  3. 참나무.

    2014년 6월 11일 at 10:23 오전

    필그림하우스에서개다래나무하얀잎처음만나고마니놀랐어요
    어떤잎은전부하얗고어떤잎은중간즈음…더러는끝부분만하얗고…
    발걸음을옮길수없더군요
    창조주작품이아니고서야어찌…!

    (귀안가려우셨나요…오늘아침처음으로능소화친견을…^^)
       

  4. 푸나무

    2014년 6월 11일 at 1:53 오후

    일찌기
    이렇게조용하면서도멋진댓글이어디흔하던가요.
    마치잎사귀님아름다이찍으신꽃같습니다.

    하지만
    바랭이를아시니
    보이시는거라…
    민화속에서는다복한모습으로도
    그려넣는다고하더군요.   

  5. 푸나무

    2014년 6월 11일 at 1:55 오후

    앤님.
    비가하두와서안되겟다.하면서걷는데
    아이들놀이터에자그마한통나무집이있었어요.
    새처럼거기스며들어서비그치기를기다리다가
    여기저기셔터를눌렀죠.
    거기서가만히보니우박두보였구요.

    비보이시죠?ㅎ   

  6. 푸나무

    2014년 6월 11일 at 2:00 오후

    개다래꽃두제법커요,근데이파리아레피어나니..
    신비로운일이죠.참.
    식물도
    사람처럼가지가지예요.
    동네산에산책을갔더니
    세상에칡…순들이
    털까지거므스레하게나가지고솟아오르며
    여기저기감을곳을찾는데
    어디순한식물이에요.
    마치뱀같던걸요.
    왕성한…무서울정도의생명력,
       

  7. 산성

    2014년 6월 11일 at 2:41 오후

    이번에강원도가서
    함박나무꽃이랑오~래놀다왔어요.
    발왕산으로오르는길에정말많더군요.
    때가좀지나긴했지만
    광릉수목원,
    요즘도인터넷예약미리해야하나요?
    (그런데글제목을…?)

       

  8. 말그미

    2014년 6월 11일 at 3:17 오후

    ㅎㅎㅎ
    식물도자살을하다니…깜짝놀랬다가
    글을읽어보니정말생각이났어요.
    정말보았거든요,자살하는거…
    파초말이예요.
    조그만바나나열매같은거맺고죽어버리더라고요.
    그러고보니식물의자살인셈인데
    희한하게도난한번도그걸식물의자살이라고
    생각을한적이없었으니.
    ㅎㅎㅎ…우습다…
       

  9. 민필립

    2014년 6월 12일 at 6:26 오전

    20년전에가본수목원을좋은글과그림잘봤습니다.그리고개다래였군요.   

  10. 騎士

    2014년 6월 12일 at 7:33 오전

    광릉수목원입구에서
    개구리요리시켜서먹으려다가
    개구리둿다리는그냥먹을만한데
    개구리몸통은못먹겠어서
    그냥버렸어요
    호기심으로주문했다가돈만버렸지요
    마누라한테언제철들래하고디지게혼나고
    과일은생명의자궁채먹는거지요
    꽃을보고쓰다듬는행위는
    처벌받아마땅하구요ㅎㅎ
    그러나푸님같이시와음악으
    승화하는이에게는해당이안될거라고
    하나님이그러셨이요
    잉~~~~?
    내가언제?
       

  11. 푸나무

    2014년 6월 13일 at 3:08 오전

    산성님왜요
    제목이마음에안드세요?
    주제와상관없어보여서요?
    대신자극적이잖아요.
    허구헌날
    무데데한
    책이야기나머릿속사념이나식물이야기를
    벗어나지못하니제목이라도좀자극적이고싶을때가있는거죠.
    마치제게부족한유머라도되듯이말이죠ㅋㅋ.   

  12. 푸나무

    2014년 6월 13일 at 3:09 오전

    말그미님
    그러고보니식물이말을못하니
    모든식물의주검을자살로봐도되겠는걸요.
    근데사실은식물의
    무서울정도의생명력이야기를담은거예요.
    써야할이야기거리가무지밀리셨죠?ㅎ   

  13. 푸나무

    2014년 6월 13일 at 3:12 오전

    20년전이라하시니
    민필립님께서는혹시외국에사시는지도…
    아엄청좋아요,
    우리나라수목원들요…
    수목원홍보요원같죠.ㅎ

    국림수목원새원장인이유미씨가그러던걸요
    수목원에올때는깔개같은것가지고오지마라구요.

       

  14. 푸나무

    2014년 6월 13일 at 3:14 오전

    하여간스토리쟁이기사님.
    맨날그렇게어부인께야단맞을일만하시니
    ㅋㅋ
    근데저는요진짜개구리고기먹어봤어요.
    저아주어렸을때
    울언니가몸이약해서몸보신시켜주려고
    개구리를빼득하게말린…
    울언니는죽자고안먹고
    저는주는대로잘먹고
    언니주려고
    원기소사다놓으면
    언니는냄새가싫다고안먹고
    저는심심하면꺼내먹고
    그래서언니는지금도약하고
    저는지금도건강한가봐요.
    하여간묘한표현들이
    기사님에로틱글에도전해보셔요.
    대박날지도……
    대박나면저에게30%주시구요.
    아이디어값ㅎㅎ
       

  15. mutter

    2014년 6월 17일 at 10:30 오전

    인간이자식을많이낳으면몸이쇠약해지듯
    식물이그많은자식(씨앗)을만드니몸이견뎌나겠어요?
    저절로죽는거예요.자살이아니구요.ㅎㅎ

    잘읽었어요.
    ‘평화와비겁은같은분모가많다’
    나도동의해요.평화를위해전쟁이필요할때가있다고생각해요.
    광릉수목원은언제라도좋아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