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삼천계곡 사모바위 응봉을 걸으며

그림을읽는다는것은매우독단적인혹은개성적인일이다.

물론기본적인룰이야있고말고,

하지만그것은현대미술로올수록

그림이혹은작품이

(그런데그림과작품의상관관계는어떻게되나

나무와숲같은관계인가?)

자유로워지듯이

룰역시점점와해되어그림을읽는법은마치강하구처럼범람한다.

그림만그러는게아니라글도마찬가지다

시야원래생략과여백이많아

회칠하기에좋은터긴하나

시보다리얼리티요소가많은산문소설도마찬가지다.

그제오후내내쿳시의<추락disgrace>을읽었는데

책의말미에역자대학교수이며문학평론가이기도해선지

군더더기없는문장과매끄러운번역이읽기에좋았다

의글에대한총론과해석이

내생각과다르더라는것,

어제아주오랜만에북한산을갔다.

삼천계곡으로오르기시작했다.

너무많이다녔던곳이라싫증이났었는데

웬걸계곡물소리가들리기시작하자가슴이설렌다.

풀이다옥한산길

산길은좁을수록매력적이니

넓은집넓은길을탐하는것이맞는지

산길을걸을때는깊이생각해봐야한다.

물은맑고청랑하다.

세상에푸르기조차하다.

돌에땅에나무에부딪히며자신들이되어흐르는소리들

나를내몸과정신을소쇄시키는듯하다.

내아무리여의도샛강,

그흐리고더러운물에서

생명을느끼며너그럽고아름다운물이라여겼다고한들

이맑음이주는고귀함에견줄수가있으랴….

꽃이없는나무들은깊은명상에잠겨있다.

일년내내살아야할모든에너지를몸안에비축하는시간이아닐까.

그러니까가나무의에너지는꼭물질이아니라는뜻도된다.

몸을풍성하게할수있는시간에

그들은일년을버티어낼변함없이견뎌낼

이별이든지차가운추위든지눈에게도

기다림도견디기힘든종류이리라

호오가선명할수록

호오를나타낼수록

가볍다는이야기도되겠다.

여전히산은저절로그대론데지혼자좋았다싫었다애인삼았다가싫증냈다가.

아니젊을때는그런맛도있어야지.

싱싱할때술에술탄듯물에물탄듯,그게무슨싱싱한겐가

그러나나이들었으니이제금

물에물탄듯술에슬탄듯….

고요라고해도좋고평정이라해도된다.

추락을번역한이는주인공인대학교수의

우연히만나젊은학생과의사랑같은감정….에휩쌓인

찰라때문에스캔들이퍼지게되고

그상태를추락이라여기는듯했는데

쿳시는

대학교수의추락을이야기하는듯하면서

실제로는자신의딸에대한

추락을

그리고그추락이추락이아니란것을

그러니까우리가일상적으로생각하는추락에대한

주강력한회의를하게한다.

도시적이며진보주의자이며매력적인그가

정말사랑하는딸이

농부가되어아프리카시골에서살고있다.

그딸은혹시레즈비언일지도모르는데

어느날밤그와함께있을때

어린소년이섞인세남자에의해강간을당한다.

그어린소년은딸이생각하는아주좋은이웃이벌린파티에나타나고

결국그의친척이되어이웃에서살게된다.

쾌적하고안락한적어도강간에대한위협이없는네덜란드에가서살렴.

아버지는권하고또권하지만

딸은깊은고통속에서견디고만있다.

그과정이글을읽는내내정말내일이라도되듯괴롭다.

아니도대체이아이는왜이러는거지?

강간을한사람들의파렴치함,

의지했던이웃의교묘하고치밀한이해하기어려운삶의태도.

이해하기어려운존재법을

쿳시는

아프리카로여기는듯했다.

그리고딸은

그들모두를인정하며그들가운데존재하게된다.

낯설다.

일상적인성찰의의미를벗어난다.

인간관계에대한가장기본적인태도가없어져버린상황이다.

강간이라는치명적인칼질이

존재와어떤항을유지해야하는가….

단순한조응이아닌…

나무인형둘이신문지위에서햇볕을쬐고있다..

노랑이가묻는다

우리지금뭐하고있는거니?

단순한흑백그림위에서분홍이와노랑이는

쉬운단어로자신이누구인가를혹은무엇인가를찾아가는

윌리엄스타이그의그림책한대목

‘어떤것들은비밀로남아있어야만할거야.어쩌면영원히말이야”

나의돌단풍…언제봐도어여쁜자태…몇년전과크기도같다.

척박한곳에서잘자라나면서도은근까칠질한가봐…

노루오줌…수목원에가면야생화의대뵤종자다.

그러나산에서만나면이야기가전혀달라진다.

더군다나딱한송이….

나의민백미….꽃은이미다져버리고저수수한이파리라니….

갑자기사모바위쯤에서소나기가내렸다.

비를맞고걷는데

길가조금벗어난곳에서피어나있는주황색…눈부신등롱

수십장찍었는데나으리계신곳과핸폰의한계이다.

맨날죽은듯산듯도무지표정없던노간주나무도

세상에저렇게새순내보이며새열매매달고있다.

나보지않을때꽃피었으리…

그리고개쉬땅나무…..

쿳시의추락같은…..이름ㅎ

15 Comments

  1. 士雄

    2014년 6월 18일 at 10:23 오후

    보이지않는침략과강탈이지구곳곳에서자행되고있습니다.
    온작잡종의사람이사는세상이라는뜻이겠지요.
    나라와나라사이의전쟁만전쟁이겠습니까..?!   

  2. 푸나무

    2014년 6월 18일 at 10:45 오후

    억압의대상인야만이없다면제국은존재할가치가없다는
    회의감에젖어버린다는군요.
    그래서야만을찾아내며
    야만을기다린다는….
    사웅님좋은하루보내시길….   

  3. 인회

    2014년 6월 19일 at 2:03 오전

    그냥다잊고북한산에미쳤던시절만생각하려구요.

    어느날정확히날짜도기억하는2011.11.15일북한산사모바위앞에서…
    미쳐서일년에수십번다니던그곳을….

    제스스로저혼자만이라도쉬어주고싶었던…
    몸살을앓고있는…

    내가사랑하는그대북한산이몸살에…
    사모바이앞헬기장에서도시락을까먹는그음식냄새에도…
    지칠듯느껴졌어요..

    공교롭게도…그때부터…
    전발길을끊었어요..
    솔직히전그둘레길만든것도싫었거든요..

    어쩔수없이산행을못하는사람들과둘레길은몇번갔지만…
    전지금도우후죽순지방자치제속에만들어진그런길안친하거든요..

    괜히북한산이문득그리워지는아침입니다.
    그응봉능선을내려올가을이면…

    한쪽은가을이고한쪽은여름을함께느낄수있는아름다운곳이지요.

    한쪽에버티고있는의상봉능선이북한산의허리로버티고있고..
    휴휴…

    갑자기북한산에게안부를못물어미안한생각까지도..ㅎ

    .1   

  4. mutter

    2014년 6월 19일 at 6:40 오전

    푸나무님나무이름많이아네요.난하나도모르는나무들인데..
    글좋네요.   

  5. 인회

    2014년 6월 19일 at 1:13 오후

    모임에서회식을하고지하철을탔어요
    사무살에사후다닥읽었던북한산이야기가맘에걸렸어요!
    다시읽으며산길이좁을수록매력적이란표현에가슴절절하내요!
    ㅎ약간의취기?가부추켰는지모르지만
    그건아닌것같고북한산대한사랑이그득할뿐입니다!
    실핏줄처럼줄그으며즐기고동고동락했던
    그때가푸나무님의글을통해느낍니다!♥️   

  6. 푸나무

    2014년 6월 19일 at 3:14 오후

    인회님
    북한산…
    자연…
    너무사람들이헤집기도하지만
    그들도품안에드는사람들없으면
    외롭기도할거예요.

    고요함도좋지만
    때론소란함도사람사는것같으니
    산도숲도그러리라생각하도록하죠.우리.
    .
    더군다나우리하고는비교할수도없이
    그품이너그럽잖아요.
    그너그러움을기대하며
    오늘도
    그리고앞으로도조금씩개기도록합시다.
    개길때만이라도
    사람되는것같으니….어떡해요할수없죠.ㅎ

    취기…

    여행쟁이인회님을로맨틱하게????ㅎㅎ

    그래도
    보이는것은취기대신
    북한산에대한그리움이군요.

    제가엿보는것이맞죠?
    .
    그러고보니우리연적이잖아요?
    푸하하……   

  7. 푸나무

    2014년 6월 19일 at 3:17 오후

    무터님
    아니커다란정원을지니신분께서
    나무이름타령이시라니요.
    그냥우연히아는것몇개…ㅎㅎ
    무터님정원에도
    여름가득내려앉았겟네요.

    지난번산행하신이야기읽으며
    나두산엘가야지!!!!
    하다가이번에간거에요.
       

  8. 말그미

    2014년 6월 19일 at 4:14 오후

    하여간푸나무님은…
    ‘식물학자’로모십니다.

    개쉬땅나무?ㅎㅎㅎ
    주황색나리꽃인줄알았어요,등롱?…

    쿳시의<추락>에서
    "그딸애대체왜그러는거지,매력적인애가?…"
    나도그래요.
       

  9. 松軒

    2014년 6월 20일 at 12:12 오전

    산에오르내리며보이는나무에대해이리많이아시니
    등산길도재미있으실듯해요.

    전도통알려준나무이름도잊어버릴정도로
    머리에입력을안하는걸보면
    도통…

    그래도참신기해서알게된나무는잊지말아야겠어요.

    푸나무님이산에가는동안
    전바닷가근처를맴돌다왔어요…

    부산은산이아파트로점령당하고있는기분이대요….ㅋ   

  10. 멜라니

    2014년 6월 20일 at 4:00 오전

    푸나무님식물도감을다꿰뚫으셨지요?
    독서도엄청나게하시고,여행도짬짬이많이다니시고..
    미술관관람도많이하시고,등산도..
    포스팅도이렇게정성스럽게하시고..
    시간을어떻게분배해서쓰면푸나무님1/10이라도따라갈수있을까요…
    개쉬땅나무..저는읽으면서어..불란서에서온나무인가?했는데요..
    맞나요?
    (저무식한거죠?)
       

  11. 푸나무

    2014년 6월 21일 at 4:01 오전

    말그미님.
    모르는것은더많은데
    아는것을적으니그런것처럼보이는거여요.
    ㅋㅋ글이지닌한계죠.
    착각을불러을으키는…

    나리꽃맞아요.
    그냥하도이뻐서나의등롱한거죠.ㅋㅋ
    글쓴이의잘못,
       

  12. 푸나무

    2014년 6월 21일 at 4:04 오전

    송헌님
    맞아요
    전등산가면
    넘어질까조심한답니다.
    해찰을하도많이해서요.
    눈을어디다두고다녀야하는지…
    여기저기바라보느라..ㅋㅋ
    .
    그러다이쁘면쉴겸사진찍고
    심심하지않죠.

    하지만저두송헌님처럼글을쓸수있으면좋겠어요.
    하하,   

  13. 푸나무

    2014년 6월 21일 at 4:11 오전

    오친애하는멜라니l님.
    올만이예요.
    멜님은다좋은데
    포스팅이너무뜸해…….ㅎ
    자주봐야정두드는데
    아니이미들었지만더욱마아니니….ㅎㅎ

    식물도감은우리집에두권있는데
    거기나온것은다알죠.
    근데문제는숲에가면
    모르는것투성이라는거죠.

    어느땐기억이나질않아
    산책을망치기도한답니다.
    아니위영너저능아야?
    지금몇번이야?이게…하며요.ㅎㅎ

    손톱만믐자유로워진것은
    아이들이다컷다는것
    아직손주가없는정중동의사이라는것,..
    그리고마이브라더께서
    누이동생여행에관해서
    손톱만큼너그럽다는것,ㅋㅋ
    너무대답을친절하게잘한다.그쵸….

    반가워요.멜님
       

  14. 산성

    2014년 6월 22일 at 7:44 오전

    개쉬땅나무꽃,참이쁘게담으셨네..
    생각없이펼쳐보던미사보같다요.
    영세받기전..

    아무튼자두못찾고감.
    대문에둥실떠있는것은사과?^^

       

  15. 푸나무

    2014년 6월 25일 at 8:43 오전

    오,미사보요,
    맞네요.
    웨딩드레스화관같기두하구요.

    자두는윗편에있는데요.
    대문은
    넹,사과죠.
    사과위식탁

    르네마그리트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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