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서도면 볼음도의 은행나무

요즈음군자타령을하면좀웃기는이야기일까.

연암이쓴글에는군자와소인이나뉘어져있는데

오늘본그의군자는괴이한것이없는사람이다.

소인은늘상의심이많은데이른바본바는적으니괴이한것이많다는것,

생각해보니이소인이아주딱나다.

도대체

나무한그루보고무슨생각이그리많은가…..

내생애최고의나무라고해도될만한나무를볼음도에서만났다.

볼음도역시내겐최초이니..

최고나최초나사실이런표현시시한사용법이다.

매일다가오는시간들속에서최고나최초아닌것어디있겠는가?

그럼에도불구하고

볼음도는볼음도의은행나무는멋졌다.

멀리서눈에딱들어오는데..

식물이아니었다.

나무가움직였다.

나무에게얼굴이있다면저러리

연극배우의과장된얼굴처럼표정이풍부했다.

그것도싱싱한움직임….

위용이대단했다.

넘치는기가공기에실려손으로만져질듯다가왔다.

감탄하는나를….오히려ㅡ나무가바라보는듯….

주객이전도된괴이한느낌….

볼음도는강화도외포리에서배를타고한시간반가량가면나오는

날밝은날이면북한이보인다는섬이다.

아니그렇게긴시간을타고가야하는섬이있어요?

신기하기도했고

보나마나고즈넉한섬일것같아서

기대에차기도했다.

강화야자주가는곳이지만배타고는건너편에보이는석모도만가봐서

지인이지인의초청을받아가는데같이가자고해서

실은그분들과몇번약속을어기기도했고무조건넹,대답부터하고봤다.

어디든나무에대한설명을적은표지판….

제발나무좀가리지말기를….

다들입을벌린채놀라며나무를둘러보고있는데

할아버지한분이다가오셔서

말을걸어오신다.

‘이나무는숯놈이요…..여길보시오여길….딱거시기가있잖소

낯선사람들에게터놓고거시기이야기를할수있는재미가팽배한얼굴이시다.

그분이가리키는것은은행나무에달린유주였다.

사실유주는원래여자의가슴이란뜻인데

생기기는남자의생식기처럼보이기도한다.

지금도학자들간에설왕설래가이어지고있는은행나무

가지에서솟아나땅을향한돌기유주는

공기중에서호흡하는뿌리로,

식물학에서는기근(氣根)이라고부르기도하고

늙은나무의비상식량이라고보는학자도있다.

생김새탓인지만지면아이없는여인들에게아이가생긴다는전설도있고

,저게내어릴때만해도저렇게나무에붙어있지않았어요.

그런데점점자라더니저렇게나무에붙어버립디다

여기가원래는바다였어요.저은행나무가어디선가떠내려왔는데

바닷물이세차면쓰러졌다가잠잠하면다시살아났다가….

바닷물에젖어사니그렇게야무지지는못했지요,

겉은멀쩡했지만아이들두셋들어가는커다란구멍이잇었어요.

그구멍속에아주커다란뱁이사는거라…..

그래서날마다뱀소리가나는거여."

"아니뱀소리가어쨌는데요?"

"샤삭샤삭몸서리치는소리였어요.

오래전에뱀소리가난다고해서방송국에서뭔여자가취재를나왔어.

신기하게도그날밤부터뱀이소리를안내는거여"

뭐든거대한것이지닌독특한기운은그만의스토리를자아낸다.

샤샥거리던뱀의울음…

소리야….날마다새롭게만들어지는게아닌가,

바닷물소리하늘의소리풀들과나무부딪히는소리

그수많은소리들이합하여

뱀소리하나못지어낼까,,

역사가사실에의한기록이아닌다음에야

그이면의모든것을어찌다기록할수있을것이며

사람도.

사람의감정도,

어떤필설로도기록되거나표현될수없는부분이있다는것,

눈에는겨우허락하나그이상은못하는것,

나는아나느끼나전하지못하는것은

그게내것이아니어서도무지전달할수없다는것도될것이다.

혹은거기감히!도있을것같고,

볼음도에서만난은행나무

자연은숲은나무는……모든것을우리에게주되

어느한부분만큼은허용하지않는것….이있다는이야기다.

‘네가나를아무리바라보아도네가어찌감히나를……’

나무를빙빙돌며사진을찍어도내가느끼고바라보는나무가

사진속에절대나타나지않더라는것,

나무를아주잘드는톱으로자를때

어느순간아주심하게반발하는곳이있다고한다.

그래서잘못하면톱질을하는사람이다치는경우가있다고하는데

혹시그반발의지점이

내사진을방해하는것일까,.

볼음도의은행나무

무엇보다긴시간…..을그렇게살아내는,

살아내야만하는

괴이한것이많고많은여자를바라보는

군자.

8 Comments

  1. 참나무.

    2014년 6월 25일 at 8:45 오전

    볼음도은행나무가임자를지대로만났군요
    전처음입니다?
    저나무아래저도한번서있고싶은데…

    내맘의강물참많이도부르는곡인데
    매번노래모임때빠지지않거든요
    -헤어질때는’서편에달~~’
    엄한소리나하고나갑니다

       

  2. 푸나무

    2014년 6월 25일 at 2:21 오후

    ㅋㅋ
    최고최초처음….
    몇바퀴를돌았나몰라요.
    먼데서보고가까운데서보고…
    나무만보실래요?
    소리도듣고…ㅎㅎ

    불교에서는
    몸에차크라….가있다고하는데
    꽃을연구한사람들중..
    꽃이이차크라에영향을미쳐
    치료도하고어쩌구저쩌구도하더군요.
    이상한책이라..읽다가덮긴했지만.

    정말
    사울왕같은자태였어요.ㅎ   

  3. Anne

    2014년 6월 26일 at 2:31 오전

    와아!
    정말대단한나무네요.
    꼭가보고싶어요.
    근데촌놈이서울가기도쉽잖은데
    강화도에서또한시간ㅠㅠ
    이것도내년에.
    퇴직이후로..
    퇴직후에는무슨금도깨비가나와야할듯…ㅎㅎㅎ   

  4. 조르바

    2014년 6월 26일 at 3:58 오전

    우아아아~~~무슨나무한그루가숲같네용
    멋져라
    꼭가서옆에서보구싶어져요…
    푸나무님은역시나무랑엄청친하시다…..ㅎ   

  5. 산성

    2014년 6월 26일 at 6:09 오전

    정말그나무위세가대단하네요.
    함부로근접할수없을것같은..
    맞아요.큰나무들앞에뭐라뭐라설명해둔안내판
    언제나나무를가리지요.
    보호하겠다는마음은알겠는데
    이상한철책같은것도…좀사라졌으면

       

  6. 푸나무

    2014년 6월 26일 at 8:03 오전

    앤님퇴직을즐겨맞으시는것
    또한
    멋진일이지요.
    적어놓으셨다가하나씩…
    또안하면어때요.
    대신즐거운곳있으면그곳으로…

    볼음도온
    보람은그나무한그루
    만난것만으로도충분하다고
    같이간지인들께선언했어요.

    금도깨비나오는
    퇴직이되시길…ㅎ

       

  7. 푸나무

    2014년 6월 26일 at 8:13 오전

    조르바님맞아요.
    가지하나가나무하나만했으니
    한그루로이루어진숲이었지요.

    ㅋㅋ
    사실푸나무란닉보다는
    능소화라는이름을아주오래가지고있었는데
    종류다른미국능소화가
    한강변에서먼지뒺집어쓰고
    자라기시작하자…
    ….
    나무좋아해요.엄청.ㅎ   

  8. 푸나무

    2014년 6월 26일 at 8:14 오전

    그죠산성님.
    저나무앞에도
    무슨쓰레기통처럼버티고서있더라구요.
    제발….
    적반하장이잖아요..
    나무때문에생겨난팻말이
    나무를가리며
    오히려나무를음해하는자리에있다니…

    오늘밤은예당안오시는가요?
    전딸래미랑콘서트갑니다.
    지난번발레때는지안님을우연히
    만나손을번쩍들었는데
    오늘은
    감나무아래서
    음악좋아하시는산성님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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