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서도면 볼음도의 갯벌

나는정말아이들을좋아한다.

갓난아이부터시작해서

이제는임산부배조차사랑스러워보이더라.

생명을품고있는야트막한산

둥글고너그럽고아름다운배…‘

우리교회에도이제금방이라도아이가나올임산부가있는데

볼때마다그배를잘크니?하며만져본다.

탱탱한싱그러움….이지닌신비로움이절절하기조차….ㅎ.

볼음도가는배를탔는데

빼빼한엄마곁에서두아이가개기고있다.

선실은답답하고바깥벤치에않아있었다.

이리와봐….

대여섯살즈음되었을까….

남자아이에게손을내밀었더니아이고이놈이덥석다가오더니

거침없이내무릎위로올라오는것이다.헤살거리며

아이고이녀석….

이렇게붙임성이좋으면살아가기에펀하겠다.

뭔가주고싶은데천원짜리두장을꺼내서

형이랑아이스크림사먹어’….를했다.

아줌마감사합니다’…ㅋㅋ

커다란소리에얼굴이환한달덩이다.

천원으로어디서그런미소를보겠니

더군다나아줌마라니

이즈음콩만한아이들이아줌마하면낯간지러우면서므흣하다ㅋㅋ

더백미는

그아이자기호주머니에서만원짜리를꺼내더니나에게준것이다.

여행의풍미를더해주었던즐거운만남이었다.

이름도처음듣는섬볼음도….

아침일찍강화외포리를향했다.

언제나만나도또보고싶은사람들이있다는것은얼마나즐거운일인가.

일주일에적어도한번이상은같이밥을먹어야만속이풀리는벗들

세월호탓인지

배타는것이까다롭다.

주민등록증을두번이나내비쳐야했고

차는배위에야무지게묶여졌다.

예전에는볼수없었던풍경이다.

한시간반을배위에서보내고내린섬…..

황토방에짐을풀어놓고가져간반찬에밥을해서

아점으로먹고섬투어에나선다.

여기저기차를타고다니다보면

금새바다가나온다.

아주자그마한섬이라는이야기다.

그래도논에심어진벼는푸르른뚝심으로자라나고

그곁에신어진콩들아직채캐지못한감자와무성한고구마순들….

바라보기만해도그풍요로움에마음이넉넉해져왔다.

여행이

삶이지닌너그러움과풍요로움을인식하는거라면

멀리비행기타고가지않더라도

충분하다.

겨우우리집에서두시간반거리의섬….에서

이렇게느긋해지다니….

자연에대해

특별한미모를원하거나경이로운형태를바랄일은아니다.

마치그것은별식처럼질리는일일수도있으니

그저이렇게어디서나있음직한보암직한것들사이에서

한가하게걷는것,

아름다운예술작품에서날카로운감동을느끼고

그생경한감정을정리하노라머리를굴리는것보다

그저자연에몸을내맡기는것……

다가오는바람을맞아들이고풀과나무를바라보며

이제자라기시작하는벼….

그사이의바람을헤아리며

천천히걷는것,

저절로고요해지지않겟는가.

저어새가있었다.

강화도섬에만있다는멸종위기새들

마치백로같은그러나그부리가굵어서부드러워보이는

전세계에몇천마리밖에살아있지못하다는….

그저어새가여기저기볼음도들녘에서떠다니고있었다.

당연히

볼음도벼는농약을칠수가없었다.

저어새를위해서도

그래서벼사이로여기저기보이는아주짙은분홍색의선명한우렁알들….

우리모두그곳쌀을한포대씩사왔다.

조금비싼듯했지만이런쇼핑은맘조차부자로만들어준다.

그리고오후네시쯤물때를맞춰

우리는황토집주인장의경운기를타고

동네를지나바다로들어섰다.

강화갯벌이세계삼대갯벌중의하나라고누가그러던데

세상에

경운기를타고갯벌위를이십여분을찍선거리로달렸다면믿으시려나

거기온통갈매기몇마리검은진흙

겨울도아닌데

흑백의수묵화가끝없이펼쳐졌다면

수년전모하비사막을지나갈때

풀도있고야트막한나무도있는…..

땅도사막이란것을….

오히려모래만있는사막보다

자라지도못하는푸나무를품고있는땅이더황무하다는것을

그표현치못할거대한황무함이주는매혹을

가슴에담았다.

갯벌도황무했다.

아니황무한것처럼보였다.

참나무거위벌레가있다.

열매가생겨나고조금씩자랄무렵거위벌레는열매에알을낳는다.

거위벌레의알은도토리를먹고자라고부화하는데

거위벌레는자신의새끼를보호하기위해서

참나무열매가붙은가지를날카로운이로잘라낸다.

여름에산에가다보면푸르른참나무이파리들이많이떨어져있다.

바람도없는데……보나마나그속에는거위벌레의유충이자리하고잇다.

도토리속에서도토리를먹으며자라던거위벌레는땅속으로들어간다.

그리고이듬해다시거위벌레로부화하여….

참나무열매에알을낳고자르고

여름산을지나가는사람들은다시싱싱한참나무가지를보며

아니바람도없는데왜떨어졌지?….를생각한다.

어린나무에게도

전생치수라는때가있다.

거대한나무들틈에서이제막나라나기시작하는어린나무가

무슨경쟁력이있을까,

자라나려면광합성이필요한데

그양이너무작다.

이나무는자라기를포기한다.

그리고그저생존만하고있다.

오직존재만하기위한최선의상태

식물의전생치수라고한다.

나무는기다리는걸까,

주변의거대한나무들이쓰러지기를

혹은누군가벌목해주기를

혹은자신의힘이세져서

비록지금은자라나지못하더라도

어느땐가는자라날수있기를….

세상에는

세상의존재하는모든것들속에는

생명이용트림하고있다.

그리고모든생명들은서로의생명속에서

생명을주고받으며존재한다.

우리는어부가가르쳐주는대로

그수묵화….

아일몰이비쳐올때는약간의금빛을띄우기도하더라만….

속에서백합조개를캐기시작했다.

이야,대박이얏,

누군가의즐거움은

조개의죽음을의미하고….

아침에떠오르던해는저물어가기시작했다.

오른쪽은황톳집쥔장,지인에게조개잡는시범을보여준다.

하마오십은넘어보이는데베트남여인…이제갓스무살이나넘었을까…..

그리고두살자리아이…의아빠,

남의삶을보며,그들은괜찮은데

횡포를느낀다면나역시또다른횡포를저지르는것아니겟는가….

;

20 Comments

  1. 순이

    2014년 6월 28일 at 12:46 오전

    어디다녀오신다더니
    벌써돌아오셔서글올리셨네요?
    부지런하십니다.
       

  2. 푸나무

    2014년 6월 28일 at 12:52 오전

    아뇨,늦은거죠.ㅎ
    이것월화이야기거든요.
    어제순천다녀왔구요.
    언니한테…

    백수과로사…
    요즈음실감합니다ㅎ   

  3. 벤조

    2014년 6월 28일 at 2:38 오전

    요즘은임산부들이배를뽈록다드러내고다녀서
    처음엔임신복이없나?생각했었어요.
    그둥그런배,말씀대로참너그럽고아름답지요.
    저는갯벌본지오래됐습니다.
    언니가많이아프세요?
       

  4. 騎士

    2014년 6월 28일 at 10:05 오전

    갯벌가운데다리한짝들고
    서있는여인사진
    작품입니다   

  5. J cash

    2014년 6월 28일 at 12:34 오후

    갯벌가운데두사람
    서있는사진
    바로윗갯벌사진…
    작품입니다

    진짜
    과로사..하실까봐
    걱정됩니다하하   

  6. Lisa♡

    2014년 6월 28일 at 1:55 오후

    와우~~

    저도두사람사진최고입니다.

       

  7. 八月花

    2014년 6월 28일 at 2:50 오후

    밑에서두번째사진
    필터쓴건가요?
    사진들정말좋습니다.
    제주도못가셨어도그리억울할건없을것같은디…ㅎㅎ   

  8. 쥴리아스

    2014년 6월 29일 at 1:54 오전

    자연은특별한미모인데요…틀렸습니다.ㅋ

    볼음도,저어새..아름다운글자가맞습니다…

    갑자기오십넘어보이는아낙이이십대라는말을어찌해석해야하나하며..
    이건’횡포’가맞아요…ㅎ   

  9. 지안(智安)

    2014년 6월 29일 at 8:58 오전

    도무지아는데가없는나..
    불음도라..
    푸나무글과함께하니어쩐지쓸쓸하기도..
    아..참풍경의아름다움은슬픔에있다고도했지?

    사진이너무나좋아요!   

  10. 멜라니

    2014년 6월 29일 at 8:13 오후

    사진을보니..마음이설레옵니다.
    그마음이듦과동시에철퍼덕하고사진속으로들어가앉고싶은충동은어찌해야합니까..
    역시복이있으신분은천원짜리두장이금방만원짜리한장으로돌아오는군요..
    ‘아줌마’라는소리와함께..
    이건뭐..오병이어의기적의현대판?…ㅎㅎ
    다음에는’누나’라는소리도꼬옥들으시길요.
    백수의’과로사’..
    정말부럽습니다.
    ‘건달’은불러주는데도없어요.
    그런데,글잘쓰시고,식물도감줄줄꿰시고,푸근하신푸님은..힘도쎄신가봐요!
    쌀한포대를어찌들고집으로가셨나요..
       

  11. 푸나무

    2014년 6월 29일 at 11:13 오후

    벤조님
    우리가아이를가졌을때
    챙피하고귀찮기만했는데..요즈음은만삭사진찍는게유행이더군요.
    어제도역시잘크니..하며만져봤는데[
    참그배의싱싱함은
    갓딴오이의푸르른향처럼싱싱했어요.

    네언니가아파요.
    그래서잊고살때는괜찮은데
    기도할때는정말눈물이나요.너무불쌍해서…..
    아픈게…제일불쌍한거구나….   

  12. 푸나무

    2014년 6월 29일 at 11:16 오후

    기사님
    먼데서실루엣…으로
    사진을찍으면대개그럴사하더군요.

    혹시사람도
    너무가까이하지말고멀리보라는
    은밀한사인일까요?
    근데한쪽을왜한짝으로쓰셨을까?ㅎㅎ   

  13. 푸나무

    2014년 6월 29일 at 11:19 오후

    제이님
    작년에도막판에밀렸지요?
    그림말예요

    그럼에도불구하고
    올해도역시기대해봅니다.
    작년는누군가가팔라고한그림
    안파셨으니
    올해는달라고하면주시겠지요?푸하하.
    .

       

  14. 푸나무

    2014년 6월 29일 at 11:23 오후

    팔월화님
    볼음도도제주도못지않게좋긴햇어요
    하지만
    저는겨우하룻밤이었고
    제주도는삼박사일이었으니
    이게어디시간상으로게임이되겠니껴?ㅋ~

    아필터는요…묘하게그리나오던걸요.   

  15. 푸나무

    2014년 6월 29일 at 11:24 오후

    리사님제주도상처가
    생각보다오래갈것같아요….ㅠㅠ
    세상에나없이도그렇게재미질수있다니..
    상처에호오~해줘야해……ㅎㅎ   

  16. 푸나무

    2014년 6월 29일 at 11:27 오후

    쥴님
    정말소박한자연도
    아무렇지도않는
    여기저기있는흔한풍경도그리느끼신다면야…
    저보다고수긴고수시네요.

    횡포는저쥔장아저씨가오십은넘어보이는데
    그마누라..베트남여인이이제스무살이나갓넘엇을까….에서
    횡포를생각했던거죠.

    글을잘못써서이해가안됐다면
    그또한횡포는횡포구요.ㅋㅋ
       

  17. 푸나무

    2014년 6월 29일 at 11:30 오후

    지언니
    저두볼음도는처음이엇어요.
    더군다나강화에서그런먼거리의섬이라니….
    하지만아무리그런단들
    제주도만하겠니껴?
    하긴멋진모델들의모습을보노라니
    안가는것이
    역시하나님이저를사랑하시는구나

    너무대비되어서혹자괴심에들까봐…ㅋㅋ.   

  18. 푸나무

    2014년 6월 29일 at 11:35 오후

    멜님
    그아이사진도있어요.
    슬쩍찍었거든요.,
    제가두장을주니
    기분이너무좋아서
    그아이는한장을내게준거지요.
    누나요?
    에이.심하시당….ㅎ

    쌀은당근제가힘두세지만
    그래도약한척하며
    차에실고왔죠.
    차를가지고들어갔거든요,

    동네서만난분과이야기하다
    그분쌀을사게되었고
    그분이황토방에가져다주시고….

    근데백수와건달….
    얼핏동급처럼보이긴하는데

    그래도건달은돈벌이를하죠?아마?푸하하….   

  19. 말그미

    2014년 7월 1일 at 3:09 오후

    볼음도…첨들어요.

    배뽈록한거,신비로운건맞은데
    ‘둥글고너그럽고아름답다’니…세련됐어요,푸나무님.

    우리아기가졌을땐도무지챙피해어쩔줄몰라했어요.
    우리딸도8월이산월인데너무도당당해
    안창피하냐고했더니
    "극히자연스런일인데뭐가창피해요?"라네요.

    글을읽고있는데마침그딸한테서페이스타임으로전화가와서
    외손자준호노는걸1시간이나보고왔습니다.
    다른이야기쓰려다다잊어버렸어요.

    아~참,언니가어디편찮으셔요?
    마음편치않겠어요.
    빠른쾌유빕니다.
       

  20. 허신영

    2014년 7월 17일 at 10:27 오전

    가까운곳에남다른볼음도
    함gogogogogoogo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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