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BY 푸나무 ON 7. 29, 2014
아부지가공무원을하셔선지
보성촌임에도불구하고우리집에는책이꽤있었다.
삼성당인가삼중당인가…초록색….
두꺼운하드표지에비닐이입혀진
세계문학전집오십권에
임어당전집
김형석에세이전집
하다못해연애소설박계형전집열권도있었다.
이러저러한전집류들이꽤많았는데
그때는책이거의전집류로나왔고
책팔러다는사람들이꽤많았던탓이아닐까,
지금실직하면식당을차린다고하는데
아마그때는책을팔러다녔던것같다.
오빠둘과언니가직장생활을하면서책은더많이늘어났다.
머리가좋던언니는
대학시험과보건공무원4급시험(지금이라면7급?)을함께붙었는데
대학을포기하고공무원이되었다.
나중에엄청후회를했지만…
그래도읍장하시던울아부지
가끔보건소에가면
언니가
남자직원들도못앉는
회전의자에앉아있다고흐뭇해하셨다.
아마5급은그냥의자4급계장급이라회전의자였던가보다
그러고보니회전의자어쩌고저쩌고하는노래도있었던것같은데…..
해서내가대학을다닐때는
우리집온식구가다돈을벌었다.
아부지는공무원엄마는가게를하셨고큰오빠는회사원작은오빠는선생
언니까지공무원을했으니…
해서용돈궁하지않게살았다.
누군들그러지않으랴먄
내인생중가장부담없이즐거운호시절이아니었겠는가..
글에대한흥미는아주많았던지라
알든지모르던지그모든책을읽어내긴했다.
이제야이야기지만
그게무슨책을읽은거겠나
그냥그림처럼본거겠지.
아니그림처럼…이란말도쓸수는없다,
그림속의그많은이야기들을읽어내지못하면본게아니니까.
그러니결국이즈음죄와벌을읽은것은
아마도처음읽은책일것이다.
라스콜리니코프소냐두냐외에는이름도기억나지않았다.
스토리야너무유명해서이야기할거리도못되고….
여전히캐릭터들은살아움직였다.
오히려지금살아가고있는우리보다
글속에서더치열하게살아가는이들….
야비하고능글맞게치밀하고치열하게
슬프고도발적으로어리석고우매하게
삶이라는거대한쳇바퀴에서
저항하며도전하며체념하며순응하며
마치인생의수많은얼굴처럼
수많은삶들이펼쳐졌다.
그런데
소냐는
1800년대의소냐는
2000년대인지금에도있을까…
그렇게착하고그렇게아량많고그렇게누구든지다긍휼하게여기는…..여인,
그렇게지순하고…
더군다나그렇게나젊으면서….
신의사랑을인간이보여주는….거룩한여인….
그런여인근처에도못가는이기심많고게으른나는
‘그런사랑은생래적으로타고난건가’
사랑을배울환경은아니었으니태생부터부여된게맞겠다.
그러면그것은그녀것이아니잖아.
그렇다면그런사랑은어디에서부여되나….
내게는없으되내탓으로하기에는싫어서
분석이란이름의물타기를
누가시키지도않는데저절로하고있다.
이지루하고시시한논법이라니.
로쟈의다른인격체로
이름도길다란스비드르가이로프…는
아주천박한종족이다.
방탕을일삼고뻔뻔하고
어쩌면글에서는선명하게표현되지않았지만
정말로자신의아내를죽인살인자일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