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속초수목원 꽃들….

음력팔월을청추淸秋라고도하죠.

맑고소쇄한날을이르기도하나

팔월에대한다른이름이기도해요.

팔월해도충분할것을

청추라는….

우아한별호를붙인것은

우리가자연을

혹은늘상접하는사소한것들에대한마음가짐을

어떻게가져야하는가에대한예시같기도해요.

팔월이라는단순한지칭에서

청추淸秋는왠지무한대의확장을하게하니까말이죠.

세월의대답같기도해요.

어느것하나시간이나세월을비껴간것은없으니

어쩌면당연하리하면서도

청추라는푸르른빛,

네삶은팔월이어도

살기는청추淸秋처럼…..

시원하고맑은단어처럼살라는

무언의교시말이죠.

어제늦은밤연극을보고집에돌아오는데

밤바람이서늘했어요.

하늘은짙푸르고깊었죠.

백팩을맨탓도있지만저절로팔짱이끼어지던걸요.

?왜밤이되면하늘은낮이지니지못한

깊고서늘한계절의향을지니게되는걸까요.

왜?

거기어디쯤혹시본향이있을까..

아득하다싶으면서도고개를주욱빼고하늘을바라보게되는걸까요.

걷다가그러면넘어져요.그러지마세요.

버스를기다리거나지하철을기다릴때무료하게서있을때그런다는거지요.

사실대중교통을이용할때가장싫은것이기다림이죠.

그싫음속에우리가잘지닐수없는향연이있다는게

그참,

그렇잖아요.

요즈음어디하늘보게되나요.

보름달이동두렷이떠올라도모르고지나가는세월인데요.

어렸을때는천국이단어그대로하늘에있는줄알았고

어른이되어서는무소부재하시니

내안에도혹은무수한곳내가알지못한곳,

공간아닌어떤곳을생각하기도했는데

이즈음엔나이가들어선지하늘을바라보면

거기어디쯤혹있지않을까싶기도해요.

단순화되어가는중이라면좋겠어요.

깊은밤……

맑은날이면밤하늘도형용하기어려운블루인데

그무한대의공간어디쯤.

천국.

죽음뒤에갈곳이있다는것은

나처럼소심하면서블루한사람에게는위로와소망이죠.

그런천국생각을하며

하늘을바라보고나면

전부는아니더라도

아니아주조그마한시간이라도

세상일,

나를지배하는서푼도안되는일들을객관적으로바라볼수있는힘이생기죠

아그것들서푼도안되는것들이네….

하늘을바라보는일은

더군다나깊은밤하늘을바라보는일은

다나은상처에서밴드를떼어내는일과비슷할지도몰라요.

일종의선언같은것,

이제새살이돋았나니….

거기서돌아서도되나니….

선언치고는너무시시한가요?

호박오가리/복효근

여든일곱그러니까작년에
어머니가삐져말려주신호박고지
비닐봉지에넣어매달아놨더니
벌레가반넘게먹었다
벌레똥수북하고
나방이벌써분분하다
벌레가남긴그것을
물에불려조물조물낱낱이씻어
들깻물받아다진마늘넣고
짜글짜글졸였다
꼬소롬하고들큰하고보드라운이것을
맛있게먹고
어머니께도갖다드리자
그러면
벌레랑나눠먹은것도칭찬하시며
안버리고먹었다고대견해하시며
내년에도또호박고지만들어주시려
안돌아가실지도모른다

비오는날속초수목원에서만난꽃들….사진을찍으며

여전히왜?를하죠

대답두하구요.

?예쁜것만찾는거지?

저기좀미운것들도찍어,

시들은것들도

너는말은안그러면서존재를바라보는눈이없어

심미안,

아마도본능일걸,

어린아이들에게사진을주욱보여주었대잖아.

하얗고젊고그리고금발머리미인앞에서아이들눈이오래머물더라는

본능을넘어서는게생이잖아.

요즈음은그런이야기하면젊은애들이촌스럽다고해

본능에충실해야정직하다고하니까.

난젊은애들에게잘보이고싶어,젊음은권력이니까.

아그래야젊은것처럼여겨지는거지?

다행히이파리도이뻐보여….꽃만아니라,

아니시들은꽃을이쁘게여길수있어야지.

꽃만이야?꽃을피어내기위한소요된물질들은기억하지않을거야?

하늘바람땅물누군가의손길….창조의근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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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데레사

    2014년 9월 4일 at 11:21 오후

    꽃들이너무예뻐요.

    우리고향에서는어정칠월둥둥팔월이라는말이있었어요.
    어정거리다가칠월을보내고나면팔월은둥둥거릴정도로
    바쁘게지나가는뜻이라는말이라고했어요.
    아마추석이있어서주부들에게는바쁜달이라는뜻이었을것같아요.

    저야뭐차례를지내긴하지만엉터리라별로바쁘지도않습니다.ㅎㅎ
    좋은계절에좋은일만있기를바랍니다.   

  2. 산성

    2014년 9월 5일 at 1:16 오전

    배롱나무아래사진속인물들은식구?
    푸님의해찰따라가다가
    그만단번에날려보냈어요.

    밴드는처음부터붙일필요가없는것.
    나았나싶었는데다시쓰려오기시작하므로,아닌가요?
    모닝~

       

  3. 인회

    2014년 9월 5일 at 1:49 오전

    맞아요?왜이쁜꽃들만찍게되지요?왜피는꽃만찍지요?
    이런화두를가지고…
    시든꽃지고있는꽃…
    삶과죽음의과정처럼담은적도있어요.

    어제한밤중의하늘은달빛에보니푸르름과구름이적당이있었던것을봤어요.
    조금늦게귀가한시간..

    유난히파랗게보였는데…내맘이그랬는지도모르지요?ㅎㅎㅎ

    방문감사합니다.

    넉넉하고즐거운명절맞으세요.

       

  4. 김성희

    2014년 9월 5일 at 1:54 오전

    나이가들어가며,,
    부질없다,부질없다,,되뇌이는순간들이많아져요!
    삶이재미없어?자극없어?그러나?
    종국에는육신의욕구만남겠지?
    먹고,마시고,자고,,그리고그냥바라보는,,,
    작년에돌아가신엄마를바라보며,,

    늙어가는일종의싸인인가?
    지대로,무연해지지도,초연해지지도못하면서,,말이죠,,
    삶을그리관조하는버릇은?
    아침부터별의미없는소릴,,,쯔쯔

    가족여행이라,,,
    남편분의맑고온화한미소가보기좋아요,,
    아!강원도가본지가언제더라?ㅎㅎ

       

  5. 벤조

    2014년 9월 5일 at 2:41 오전

    애들이저렇게이쁠때가엄마도제일이쁘다는생각이들어요.
    지나고보니까…
       

  6. 푸나무

    2014년 9월 5일 at 10:53 오후

    해가길어서일하기지루하니‘깐깐오월’,
    쉽게지나가니‘미끈유월’,도있죠.
    다농사력같긴한데
    참구수하면서도감칠맛나죠.

    아미끈유월이야…하며너그러운마음으로쉬고
    간간오월이니까……하며
    좀힘들어도견뎌내겠지요.
    저렇게살면단순하면서도
    지루하지않을듯하기도해요.   

  7. 푸나무

    2014년 9월 5일 at 10:57 오후

    산성님은일하시는모드로들어가셨습니까?
    시어머니돌아가시기전까지
    저두명절스트레스가좀있긴했는데
    우리는차례를지내지는않으니까요.대신예배.
    이젠그도다지나갔어요.
    작은댁과먹을장만봐놓으면
    조수인동서랑같이해먹고…
    큰오빠네엄마랑다녀오고…
    용용하는거냐구요?
    아니어떻게아셨어요?ㅎㅎ^^   

  8. 푸나무

    2014년 9월 5일 at 10:59 오후

    달이큰건아닌데
    커보이는이유가뇌의착각때문이라고하더군요.
    그러니우리모두는
    팔월한가위면
    모두착각증후군속으로함몰되어가는건가요?
    이번에는정말수퍼문이라던데….
    수퍼착각증후군…..
    조블최고의여행가…인회님
    즐건추석맞이하시길…..   

  9. 푸나무

    2014년 9월 5일 at 11:04 오후

    성희님….
    종국에는아마도그러겠지요.
    슬프게도…
    그러나어쩌면그때이미우리는우리가아닐지도몰라요.
    그래서살아잇는육신은편안할지도….
    우리를괴롭히는것은언제나살아있는명징!!
    가을에는용인..남준이성아를보면서성희님도꼭만나야지…!
    해피추석!!!!!   

  10. 푸나무

    2014년 9월 5일 at 11:07 오후

    벤조님….딸아이를안아보면
    그부드러운턴력에..
    나도언제이랬던가…..할때가있어요.
    아저두울엄마에게는
    큰오빠는두살넘으니뻤뻣해지던데
    열살이한참넘었어도
    안으면품에쏙들어오던딸이었는데말이죠.
    그곳추석은….
    하긴이곳추석도그저그렇지요.
    모든게다그렇듯이말이죠.
    그래도굳건하게즐거운추석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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