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시마 섬에서 귀신을 보았네

좀웃기는이야기긴하지만지금도

귀신이야기와밤화장실은무섭다.

화장실이집안으로들어오기전밤에일을보고싶을때

절대혼자가지못했다.

아마지금도화장실이밖에있다면누구라도데리고가야지혼자서는못갈것같다.

왜어릴때변소만가면가장먼저생각나는것이귀신이었는지,

머리풀어헤치고소복입은,입에피가묻은,그리고그입에칼을문

그런귀신이저아래서휙나타날것같은….

감히천사같은….이라는단어를써도되는

몇안되는사람중의하나인언니도

내가무서워하는게재미있었는지그런장난을자주쳤었다.

머리로얼굴가리고눈을날카롭게하며이상한소리를내면서하는귀신흉내…..

그럴때마다질겁하며엄마를소리쳐불렀는데

초등학교를들어가기전이었을것같다.

어렸을때예배당을가려면소롯한산길을한참걸어야했다.

그리고그길에는무덤몇개가있었다.

누군가곁에있으면별로생각하거나보이지도않게스쳐지나가던무덤이

혼자갈때면먼데서부터무덤생각이났다.

그리고무덤이가까이다가올때면그쪽을바라보지않겠다며

마음먹고눈을먼데로주며걷는데그렇다고무덤이안보이냐하면아니다.

안보는데도눈의망막에는무덤이맺혀왔다.

의식이눈의각도를크게한다는것….

의식이눈을지배한다는것…..

여전히지금도산길을혼자걸으며

무덤을지나간다면머리가쭈뼛할것이다.

사람이혼자서는살수없다는단순한사실을

어쩌면일찍깨닫게하는게이런무섬증아닐까..

그럼에도불구하고낯선곳을

여행할때면언제나공동묘지가궁금하다.

하다못해제주도를갈때마다밭가운데에혹은숲속에서

야트막한돌담으로격리된채위엄을자랑하고있는

무덤들은언제나내발걸음을멈추게한다.

마라도의그나지막한들판에자리하고있던오래된무덤들은

무덤이라기보다는풍경의한축을아우르는푸나무처럼보였다.

생사화복에대한명료한한지점을아주강렬한필치로기록하고있는게무덤아닌가싶다.

어떤사조나철학보다생각의전환을크게그리게하는죽음의시학

팔월중순에대마도를갔다.

친하게지내는부부네팀과함께23일의짧은일정이었다..

ktx를타고부산에내려부산한바퀴휙돌고

다음날아침대마도행배를타고한시간도채안되어일본에내렸다.

부산에서겨우49킬로미터라던가.

가시거리좋은날은부산이보이고부산에서는대마도가보인다고했다.

섬은어디든

육지보다편안한기운이승한곳처럼여겨진다.

사람들이많은식당엘들어가도

뭔가한적하고느긋한기운이있다.

좁고가파른길을버스를타고다녀도좋고

버스를오래타지않고자주내리는것도좋다.

그러면서여기저기를기웃거리는기분이란.,,,,부드럽고편안하기그지없다.

거기에다대마도는

오래되고낡아서익숙해진가구같은느낌이풍기기도했다.

예수쟁이라어디든절이나신사….같은데별로흥미가없는데

우리나라절의그화려한단청과쌔뜻한건물을보다가

와타즈미신사….다섯개의토리이중두개가바닷물에잠기기도한다는..

바다로부터신이도래했다는….

노송그대로의수묵화같은건물들이

내겐좋았다.

세월의더께를그대로지니고있는빛바랜색들….

해저물무렵개펄의빛깔같은….

사람의손길보다는

자연의손길을더깊이담고있는것처럼보이던신사.

창조에대한근원을아는믿음과는별개로

수많은인생의고난고해고진에의해

연약해진심성으로

자기보다조금만더나으면

신이라서슴없이이름붙인유연한인간성이엿보이는곳,

저녁밥을먹기전

여기가저녁먹을곳이에요

가이드는식당을일러주고난다음여전히바쁜걸음으로

가파른골목길을올라간다.

한줄금순해진햇살이가늘고길다래지며

앞서걷는사람들의뒷모습을비쳤다.

신사라고하기에는턱없이소박한가정집…..

하귤이노랗게익어가고있었는데

그노란빛깔이악한기운을물리쳐준다고해서심는다고

가이드는말했지만그렇겠나,

저충실해보이는열매가지닌허황됨을새기라는

혹시그게삶이지닌단면아니겠나.생각해보라는

적어도나는그렇게생각하며사진을찍었다.

자그마한집처럼보이던신사는

집의생김새와는전혀다르게..

죽은사람의무덤을가득품고있었다.

집주변으로정원속에나무들사이사이에

비석.

돌은전혀변하지않는것처럼단단해보여도

사실은무르다.

수많은이끼먼지곰팡이들을가득가득품고있으니

오래된만큼많은것들을품고있나니….

돌은자신의몸을들여살았던사람의흔적을담고

사람처럼우리를바라보고있었다.

누구가아닌

아무개가아닌

오직그저

사람……

점점해가저물어가서어둑해졌다.

비석이어둠속에묻히면서

오히려허여멀금해지는듯햇다.

신사를나설때

누군가의시선이느껴져살짝뒤를돌아봤는데

우우우

여러사람이서서나를바라다보고있었다

진짜?

응진짜~~~~^^*….

추석/이성복

밤하늘하도푸르러선돌바위앞에
앉아밤새도록빨래나했으면좋겠다
흰옥양목쳐대빨고나면누런삼베
헹구어빨고,가슴에물한번끼얹고
하염없는자유형으로지하고성소까지
왕복했으면좋겠다갔다와도또가고
싶으면다시갔다오지,여태살았지만
언제살았다는느낌한번들었던가


최익현선비의묘비가있었다.

평생을상소!!!!로산사람.

제주도에도그의귀양길이있다.

고종은왜대마도로그를유배보냈을까….

그는대마도에서

금식하고죽었다.

그의묘비가있는땅은

지금도주인이최익현이라고한다.

26 Comments

  1. 참나무.

    2014년 9월 9일 at 12:27 오후

    드디어대마도여행기…
    기다렸어요뭘보고뭘느끼고오셨을까…하고…
    역시많은걸보고많은걸느끼셨네요…
    이성복시까지…

    밭한가운데무덤하시니천리포도떠오르네요
    흐트리지말고그대로…민병갈박사님…

    최익현후손들이계속그이름을…처음안사실입니다
    가깝게지내는부부4팀과의여행…참좋으셨겠다요…^^
       

  2. 푸른별

    2014년 9월 9일 at 1:01 오후

    뒷덜미를누군가잡아땡기는느낌이….ㅎ
       

  3. 松軒

    2014년 9월 9일 at 2:26 오후

    아~~무시라,..
    내일아침에들어올껄…
    어찌자라고요…ㅋㅋㅋ

    그렇지않아도맞은쪽아파트에돌아가신
    서예선생님사셨던동수가보여
    밤늦으면베란다쪽으로안나가는데….ㅋㅋㅋ

    석등을보니까가스가다이샤가생각나는군요…

    오늘은불켜놓고자야겠어요….ㅋ

    최익현묘비가대마도에있었다니
    저도첨알았어요…ㅋ
       

  4. 데레사

    2014년 9월 9일 at 2:40 오후

    부산은산중턱에집들이많아서대마도가동네에서도잘
    보여요.우리집에서도보였거든요.
    그런대마도를저는못가봤어요.

    덕분에구경잘했습니다만귀신이꿈에나타날까봐좀….ㅎㅎ   

  5. 푸나무

    2014년 9월 9일 at 11:56 오후

    바야흐로시는저래야되지않는가…
    최근에읽은시중가장시답다!싶은시입니다.
    휘영한달이야기하나도없어도
    저렇게달색이배인시라니요.
    빨래이야기로삶을돌아보게하더니
    거침없는모습으로생과사를유영하다니요.
    그러다가다시달빛아래고즈넉히앉아서
    초가을달빛아래
    앉아있는저남자라니요.


    대여섯편은쓸이야기거리였는데
    시간이지나버리니김빠진맥주같아요.ㅎㅎ   

  6. 푸나무

    2014년 9월 10일 at 12:00 오전

    푸른별님….
    별이푸른게아니시고
    님의마음이
    이즈음가을밤길거닐다보면푸르고싶으신거죠…ㅎㅎ   

  7. 푸나무

    2014년 9월 10일 at 12:03 오전

    송헌님서예성생님께서
    세상을떠나셨나봐요.
    슬퍼서?
    무서워서?
    덕헤옹주쓴이도
    대마도에와서가이드의하는이야기를듣고
    그뒤에자료를수집해글을썼다더군요.
    난덕헤옹주…그런역사적반픽션글은별로흥미가없어서읽지않았는데
    대마도에서그녀의이야기를들으니
    소설감으로넘치더군요.   

  8. 푸나무

    2014년 9월 10일 at 12:07 오전

    데레사님
    꿈에서귀신보셨어요?
    한국귀신미국귀신생각하면
    귀신도엄청웃기는…..부분이죠.
    우리를태워준택시기사님도
    일본에서살다온분이셧는데
    부산에서살면서도서아직대마도는못가봤다고하더군요.
    일본여행음식은다좋았는데
    대마도는
    밑반찬해가지고가셔요.꼭   

  9. 초여름

    2014년 9월 10일 at 1:34 오전

    옛날어렸을때전설의고향을라디오에서들을때무서워했던기억이나네요.ㅎ
    왜한국무덤은더무섭게느껴지는지..미국공동묘지는동네에도있는데
    무섭다는생각없이그냥운전하며지나치게되더라구요.   

  10. 산성

    2014년 9월 10일 at 2:09 오전

    엊저녁엔제목에만도놀라서그냥갔어요^^
    별일도아니구만.
    동경아오야마,대로변에저런묘지가있어요.
    언제나단정깔끔한…
    늘장보는마켓이그가까이있어서자주지나다녔는데
    성묘하러어디멀리까지가지않아도되는그런형편이
    도리어부러워보이더군요.
    다정한이들이누워계신다는생각을하면
    도망갈이유도없겠지요.

    푸님의탱자탱자추석을부러워하며..흑^^

       

  11. 지안(智安)

    2014년 9월 10일 at 10:39 오전

    아마도푸나무님이60이가까워오는모양!
    여자나이60이되면귀신도보인다는말이참말인듯..ㅎㅎ
    대마도의귀신들은푸근한어떤사람이그리운게야..   

  12. 士雄

    2014년 9월 10일 at 12:34 오후

    귀신의나라에서귀신을보았으니하나도이상한일이아닙니다..ㅎㅎ   

  13. 雲丁

    2014년 9월 10일 at 1:20 오후

    일본여행다녀오셨군요.
    추석명절잘보내셨지요.
    내내건강하시고옥필하시기바랍니다.
       

  14. Anne

    2014년 9월 11일 at 12:34 오전

    대마도를두번갔었고두번다숙박도했었는데
    저신사나절,나무숲이새롭네요.
    저는호텔에서일찍일어나우산들고동네한바퀴돌며
    어릴때살았던곳같은동네길을걸었던게좋았어요.
    깨끗하고때묻지않은환경.   

  15. 푸나무

    2014년 9월 11일 at 2:25 오후

    산성님
    가끔저두낚시성제목을…..
    저두좋아보였어요.
    근데그러면서도묘한…..

    흑!가지요?
    탱자탱자는
    시부모님은돌아가시고
    시뉘들은외국에있고시동생은
    얼굴보고금방사라지던데요.
    취미가캠핑이거든요.하하

    그리고
    제가평소에울엄마모시고사니깐…
    그후광아니겠나싶어요.
    ㅋㅋ막내딸이엄마모시고사니
    큰오빠작은오빠나한테엄청잘하지요.
    아무리그래도딸이낫죠며느리보다는….

    탱자탱자할만한거죠?하하   

  16. 푸나무

    2014년 9월 11일 at 2:29 오후

    아순서가바뀌었네.ㅎㅎ
    초여름님….
    초여름이가장신선한시간이긴해요.
    어쩌면생명력무지하게강한….
    건강한시간이죠.
    초여름님은건강하실까?
    혹은가냘펴서초여름이란이름을쓰신것일까?
    궁금??   

  17. 푸나무

    2014년 9월 11일 at 2:29 오후

    역쉬지언니…맞아그런말있었던것같아요.
    근데닭이십년묵음녀뱀되다는이야기두있어요.

    근데얼마나여우가되면구신이눈에?

    아그럼요육십이지척이죠.
    저어기저만큼보여요.
    아주별볼일없게생긴친구군요.육십…ㅎㅎ

    발자국소리두들리구요.ㅎㅎ   

  18. 푸나무

    2014년 9월 11일 at 2:30 오후

    사웅님맞습니다/
    정말귀신의나라죠
    그들은온통세상존재하는것들모두를
    귀신만들려고작정한사람들같아요.   

  19. 푸나무

    2014년 9월 11일 at 2:33 오후

    앤님우산들고요?>
    우오좋으셧겟다.
    촉촉하게비내리는대마도…
    전거기한번더가서등산한번하구싶어요.
    정말원시림이라고하더군요.등산하신분이…
    근데그래질까요?
    왠지다정다감한곳이었어요.   

  20. 푸나무

    2014년 9월 11일 at 2:36 오후

    운정님
    옥필이라하시니….
    좋은단어제게사용해주시니
    급운정님이이뻐보입니다.ㅋㅋ
    얄팍하다구요?
    네에,제가좀그렇긴해요.
    운정님도즐추석하신것…압니다.ㅎㅎ
       

  21. trio

    2014년 9월 11일 at 9:37 오후

    묘지헤메이는것은제전공인데…ㅎㅎ
    유럽의묘지들은거창한조각들전시장같아서별로무섭다는느낌은없었는데
    여기는역시8백만귀신이있다는나라이기때문인지으시시하네요.
    잔치집에가는자보다초상집에가는자가복이있다고성경에도말씀하신것같이
    의미있는여행다녀오셨네요.
    추석잘지내셨지요?
       

  22. 푸나무

    2014년 9월 12일 at 1:24 오전

    아하,트리오님전공을소매치기해서어떡하죠?
    하하,
    저두오래전부터그래왔으니사실은우리둘이
    취미가비슷한거죠.
    친해질확률이또높아졋구요.

    올해는
    송편은추석전에먹었구요
    엄마가팥시루떡을좋아하셔서
    큰올캐는언제나추석에팥시루떡을해요.
    트리오님은송편사드셧죠?
    명절도이젠음식의추억절이되어가요.
       

  23. 벤조

    2014년 9월 12일 at 3:19 오전

    저도귀신은무서워요.일본귀신은더!ㅎㅎ
    울할머니는사람이제일무섭다고하셨는데…
       

  24. 느티나무

    2014년 9월 12일 at 5:45 오전

    저도귀신은하나도안무서워요.
    전,사람이젤무서워요.
    얼마전에도속을터놓고지냈다고생각하는사람에게
    당했거든요.-.-;;;
    그래서사람이젤무서워요!!!

    대마도보다도,
    더절혹한것은
    4부부가같이갔었다는사실!
    아,얼마나좋은시간이었을까요.

       

  25. 푸나무

    2014년 9월 15일 at 12:20 오전

    벤조님저두할머니께그런이야기들었던것같아요.
    사람이무섭다라는말….
    의미심장한이야기죠.?

    근데사실일본소설줄에서도귀신이야기많은데
    처연하거나귀엽거나사랑스럽거나..재미있거나하기두하던걸요.ㅎㅎ   

  26. 푸나무

    2014년 9월 15일 at 12:22 오전

    느티님은..
    그러시구나.
    언젠가누가그러더라구요.
    자기부부는절대둘만여행안간데요
    둘만있으면맨날사워서
    누군가다른사람이섞여야여행을가서품위를유지한다구요.
    우리부부도아마?하하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