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산과 모악산의 꽃무릇

오랜만에여행편지여행을갔다.

너무나이즈음소란스럽게살아서정말혼자좀있고싶었다.

해야할일이많아편치않았으나망설이고망설이다가결국떠났다.

여행,그것도겨우하루짜리….를가는데도

붙잡는것들은한두가지가아니다.

하루짜리여행에도용기가필요하다.

미리손을봐야할것들…..해서부지런해야하고

이른아침집을나서려면식구들눈치도보인다.

그리고목금은또증도에가야한다.

머겉으로야이제이나이에엄마열심히살았거든.용감한척해도

풍선의바람처럼이곳을누르면저곳이부풀어오르듯

모두를만족시킬수는없다.

불갑산상사화축제는끝났다고했다.

사실꽃무릇은상사화가아니다.

개꽃무릇이라고도물리는꽃이진짜상사화다.

무리지어피어나서꽃무릇이라는이름을지녔다고는하나

실제꽃무릇의정확한이름은석산이맞다.

그래도상사화축제니그냥상사화류로봐버리면편하겠다.

사실적으로말한다면상사화아닌꽃들얼마나있겠는가.

봄꽃은거의다상사화다

꽃진뒤이파리솟아나는…..

선운사꽃무릇은작년엔가재작년엔가보았는데

이번에는영광불갑사였다.

거기다가고개하나넘으면함평이란다.

벼가익어가는데

그게아직노란색이아니라

아니벼는노란색인데벼이파리가아직초록중이엇다.,

그래서멀리서보면벼는연두쯤으로보였다.

창가로지나가는들판사진을찍어지인께보냈더니고흐그림같다고한다.

밀밭과벼밭….

참생각해보면벼처럼고운것도없다.

모판이라는엄마뱃속을벗어나

처음으로새로운땅에심어져세상에홀로선.

찰랑거리는물속에서가볍게흔들거리며서있는모습은

정말아이들고물거리는손가락처럼사랑스럽다.

논을채워가며자라나고바닥이보이지않을때쯤

벼는싱그러운초록바람을내보낸다.

그리고꽃을내보내고

열매를맺고

익어가는모습조차

저렇게화려하게세상을채색해낸다.

아이냥반….

승복입은스님…인데온동네가떠나가라고팜송을불러제꼈다.

라디오에서흘러나온줄알았다.

옛날팝송…하여.늙으셨더라..ㅎ

네시간을넘게차를타고나서야도착을했다.

축제가끝났다는데도여전히사람은많았고

가까운데유치원에서나온아이들이보였다.

아이들은아무도꽃에관심이없어보엿고

아이들이이뻐선지그것도참좋아보였다.

도톰한끈에손잡이가달려있어서아이들은다들그손잡이에손을넣고걸어가는데

한아이만혼자저만큼뛰어간다.

선생님들이손세진하며부른다.

들은척도안하고내달리던손세진

세진아

내가불렀다.

너선생님하고같이다녀야지.

낯선사람이자기이름을부르니바라보다가슬며시선생님께로간다.

젊은선생이웃는다.

그러고보니말했구나.

오후에지인과통화를하며

오늘처음말하는거예요….했는데

세진이랑했네.

.

올벼쌀을팔고있는여인네와눈이마주쳤다

좀사가세요할법도한데

오히려눈을피해버린다.

그게걸려서다시뒤돌아섰다.

올벼쌀참좋아했었다.

사실이젠올벼쌀먹은나이가아니지만

오천원에한공기를샀다.

입안에넣고오물거리는데

옛날맛이약간났다.

물론옛날처럼입안에한가득넣고오물거리지는않았다.

그리고꽃무릇무리가나타났다.

셀수도없이무리져피어나있었다.

초록색가느다란대위에아주새빨간꽃….

저가느다란몸피어디에저런꽃이숨어져있었다는말인가….

가령누군가가

아무말없이마네가모리조를그린제비꽃그림을보내왔다치자.

보랏빛그림만보겠는가.

그안에어린스토리도당연히함께읽는다.

그리고그뒤

제비꽃그림은재미있는유머가된다.

연인인척해보는농담….

이쯤은생각해요라는농담

해석을재미있게잘해야지라는농담

절박한사연도시간이흐르면

어디에선가는재미있는대화가될수있다는것

김종삼의공고가생각나기도했다.

공고(公告)

오늘강사진

음악부문

모리스라벨

미술부문

폴세잔느

시부문

에즈라파운드

모두

결강.

김관식,쌍놈의새끼들이라고소리지름.지참한막걸리를먹음.

교실내에쌓인두터운먼지가다정스러움.

김소월

김수영휴학계

전봉래

김종삼한귀퉁이에서서조심스럽게소주를나눔.

브란덴브르그협주곡제5번을기다리고있음.

교사.

아름다운레바논골짜기에있음.

////////

저세상의이야기가

이렇게재미있다.

아니다

아름다운건가.

22 Comments

  1. 오드리

    2014년 9월 24일 at 3:20 오후

    멋찜.황홀함   

  2. 푸나무

    2014년 9월 24일 at 3:24 오후

    하하진짜요?
    트리오님댁댓글에
    넘좋은그림이많아서
    글자만있는내블로그시시해보여요하고왔는데하하
    사진도너무벌개서…ㅋㅋ
    ㄳㄳ   

  3. 말그미

    2014년 9월 24일 at 4:14 오후

    꽃무릇이이리황홀한줄몰랐어요.
    아직껏꽃무릇을사진으로만봤다면믿으실까모르겠어요.

    ㅎㅎㅎ
    올드팝송을불러제끼는스님…생각만해도…^^

    푸나무님과둘이그구경을했다면?
    눈맞춤으로웃다가떼굴떼굴…하지않았을까모르겠어요.
       

  4. 데레사

    2014년 9월 24일 at 6:13 오후

    작년에불갑사를갔는데꽃은이미져버리고….
    그때저도상사화란팻말을보고좀의아했어요.
    혹내가잘못알고있나하고.

    올해는그냥우리아파트의것만구경할려고요.   

  5. 松軒

    2014년 9월 24일 at 9:37 오후

    불갑사꽃무릇축제가바로이곳이였군요.

    이꽃..난못본적이있나.기억에

    아~~그쌀이름이올벼쌀???
    그것도먹은지오래됐고….

    아무래도저도당일치기라도다녀올까부다..

    저기선화님방에선편백나무숲속에서거닐다왔는데
    여기선꽃무릇에??빨간색에취해봤어요….ㅋ

       

  6. 참나무.

    2014년 9월 24일 at 10:15 오후

    …증도…저도가고싶은데…;;

    오래전에김종삼씨육필본적있어요…베르나르뷔페그림같은!
    영인문학관작가의육필전에서…

    9.19일오픈이라고스케쥴달력에적혀있었는데주중이라못갔어요
    오프닝에늘다녔는데…시인작가들을바로곁에서볼수있어서-나속물..ㅎㅎ
    이번엔최인호1주기기념전-알려드리는겁니다아~~

    올벼쌀?-혹시찐쌀?

    석산…한송이꺾으면벌금10만원…뉴스로도봤어요
    카메라꾼다녀간후꺾여진꽃들도마구비춰주던걸요…ㅠ.ㅜ

       

  7. Anne

    2014년 9월 24일 at 11:17 오후

    벼가채익지않아무른상태에선도정을못하니
    쪄서말려서도정한거라던데…울엄마말씀.
    우린그걸찐쌀이라고만했지
    올벼쌀이라고는첨들어보네요.
    말은맞네.ㅎ

    저걸로밥지어먹으면고소하고쫀득하니엄청맛있던데.   

  8. 산성

    2014년 9월 24일 at 11:25 오후

    붉은꽃무릇,상사화…너무아름다워서
    푸님해찰이귀에안들어옴.
    손해나셨음.
    정말황홀하셨겠어요.
    사진으로만봐도이리이쁘니…
    증도,기대합니다…모닝.

       

  9. 산성

    2014년 9월 25일 at 12:00 오전

    증도에서아니뭐다고?하실까봐
    해찰잘챙겨들었어요.
    …그러다가
    아김관식!합니다.
    저세상의사람,시인,참가난했던
    명함에대한민국김관식..이라새겼다던.

       

  10. 산포

    2014년 9월 25일 at 3:08 오전

    로버트드니로가나오는어떤영화에서사랑하는사람에게문맹인드니로가말하죠.
    혼자그랜드캐넌폭포에5박6일캠핑을갔는데좋았다.특히좋았던건아무하고도말을안해서좋았다.아무도말을안걸어줘서아무에게도말할필요가없어서좋았다.
    오래된영화라기억이가물가물하지만..그런대화가생각납니다.
    잘보고갑니다.   

  11. 느티나무

    2014년 9월 25일 at 6:40 오전

    우와~
    꽃무릇,정말화려하고이쁘네요.

    사실은일찍찾아와이글읽었었는데
    잠시잠시한귀절이저를붙들고있었어요.

    올벼쌀을팔고있는여인네와눈이마주쳤을때
    왜눈을맞추지않고피했을까?하구요.
    혹그여인이님과비슷한연배라서
    순간자신의처지가부끄럽고창피해서?
    아님왜그랬을까?
    파는사람이니눈을맞받으며사라고권했을터인데말예요.

    그냥,
    눈을피한그얼굴도모르는여인을생각하는
    내마음이절절해집니다.
    사는것이피곤한그여인이안되어서.

    물흐름사진참좋아요.
    어떤렌즈를사용하셨는지알것같아요.ㅎㅎ

       

  12. 인회

    2014년 9월 25일 at 7:27 오전

    진짜화려한꽃잔치지요..
    불갑사를가셨군요,늘불갑사선운사로휘돌아쳤는데?ㅎㅎ올핸길상사에서해결했습니다.
    저도가끔여행편지이용해요..혼자서아무말안하고싶을때많잖아요.
    그때그곳을잘이용합니다.

    그렇다고깊은산행도땡기지않을때….
    그런데시간이좀없더라구요

    덕분에잘보고갑니다   

  13.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20 오후

    말그미님
    사실저냥반은….
    엄청나게돈을벌겠던데요.
    무슨봉사왕이란타이틀현수막도걸어놓고
    노래부르느분앞에서
    다른스님이
    돈을받고있더라구요.시주?
    하여간많은사람이돈을내고가더군요.
    그러니더흥을내서….
    ㅋㅋ고음에는아무래도조금막히구요.
    울들이있엇으면
    엄청웃엇을거에요.하하하
       

  14.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25 오후

    데레사님재작년엔가저두아파트앞화단에서한송이피어난것봣어요.
    아마흙에묻혀서온것아닌가..
    근데그한송이가엄청어여쁘던걸요.
    많은꽃두괜찮구
    한송이두괜찮아요   

  15.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27 오후

    송헌님
    서울에서는찐살이라고하는데
    보성에서는<올베쌀>이라고했어요
    이른벼라는뜻이겟죠.
    추석이면그살로밥두지어먹었구요.
    그래도오물거리며먹으면
    저은근하고고소한맛은별미죠.
    아주딱딱하지않아서잘먹었어요.ㅎㅎ   

  16.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30 오후

    앤님맞아요.바싹익지않는벼를쪄서도정한거예요.
    그러니말랑거리고
    생쌀같지않고
    가난한시절기다림의산물일수도있겠네요.
    밥!!!
    맛잇죠.
    올벼쌀밥.ㅋㅋ   

  17.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30 오후

    요즘참나무님숙제하낫도못하고있어요.
    뭐가그리바쁜지….
    이달에도내내그럴것같아서
    저두답답합니다.ㅋㅋ

    어느꽃인들안그러리오만
    석산도저물어가는중….
    색두형체도참볼품없이…시들어가더군요.
    그래도꽃다지고이파리나오면
    수선화ㅈ루기같은데
    새로운생을또살겠죠.
       

  18.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35 오후

    산성님
    댓글안스고슬쩍넘어가려다가
    눈흘기시는것같아서…ㅎㅎ
    아니내가산성님을왜무서워하는거지?
    체격은내가더큰데말이지…
    그러고보니나뭐워하는사람엄청많아요.
    생각해보니….
    이번증도행에서도어던아줌마무서워서
    이담에울남편에게이른다잉….
    했거든요.하하.
    저시차암….
    그러고보니저시올베쌀같다요.ㅋㅋ
       

  19.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36 오후

    산포님고수느낌이나십니다.ㅎㅎ
    로버트드니로..
    멋진말인데요.
    김휴림여행편지는
    마치묵언수행같은여행이랍니다.
    차안에서수다부리거나전화하면퇴출당해요.
    여성들만을위한여행이지요.
    거기다가스텝들도어찌나뚱하던지
    시니컬해요ㅡㅋㅋ

    그래도맨날가고싶죠.
    영화제목기억해서알려주세요.보고싶은데요.
    로버트드니로는제가좋아하는배우이기도하구요.
    느낌이좀울한사람이죠.
       

  20.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39 오후


    느티님그대목에서눈길이머무셨구나.
    저두그냥지나쳐가다가다시뒤돌아왔어요.
    아마도장사새내기여서….
    해서힘을줘야지…나라도하며요.
    그래서사긴햇는데아주잘먹었어요맛있었거든요.
    글을읽더라도무엇을읽어내는가……..에따라사람은무지달라지곤하죠.
    글을읽으며글만읽을게아니라삶을읽어야하니까요..   

  21. 푸나무

    2014년 10월 1일 at 1:43 오후

    조블최고의여행가이신인회님
    언제고우리혹시여행편지에서만날지도모르겠어요.
    제가아는척할께요.
    사진에서뵈었으니..ㅎㅎ

    적당한트래킹이죠.
    산악인에겐조금작은…ㅎ   

  22. Lisa♡

    2014년 10월 2일 at 12:40 오후

    저곳갔던곳이라..

    저는함평으로넘어갔거든요.
    절이두개가연이어있고두곳다
    상사화가가득하더라구요.
    여.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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