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섬 증도ㅡ 천년의 숲길을 걸었네
BY 푸나무 ON 10. 1, 2014
왜낡은것들은
그리고오래된것들은
언제나사람의저깊은곳으로스며드는걸까요.
숲이사람을홀리는것도
그의성품의하나인
‘오래됨’일거예요.
나무의낡음도새로움을낳는낡음때문이죠.
섬엘가면시간이더디가는게보이곤해요.
잘만하면
오래된사원인앙코르왓에서만난스콜에서
비의정체를바라보앗듯이
시간의정체가보이기도해요.
사람이많이다니지않는섬…
하긴제주도도….그언저리사람이잘다니지않는곳을걷노라면
여전히그렇죠.
시간이보인다는것은
가령파도가스쳐왔다가다시사라져가는바닷가…..에서
얼마나긴세월을저렇게만나고헤어졌을까……를생각하면가슴이뭉클해지는거죠.
마음속어떤사건의점화가
감겨져있던눈을뜨게해요.
순간눈이밝아지는거죠.
거기시간이흘깃자취를들어내보여서.
무한대의시간과그안의점하나같은내가만나는거요.
어디론가떠난다는것은
어쩌면그런시간과의해후일것같기도해요.
반복되는일상속에서는절대바라보지못하는것,
그러니떠난다는것은
일상의벗어남뿐이아니라
새로운시선을갖는일이아닐까,.
두번째간보물섬증도에서
염전은자주볼수있는풍경의하나죠.
벼농사못지않게
소금농사….를많이짓고있으니까요.
바닷물이라는씨앗을염전에담고
물속에숨어있는소금이라는열매를걷어내는일.
햇살과바람이
그리고시간이벗해주지않으면절대안되는일
슬로우라는단어속에서살아숨쉬는단어가벗일것같기도하죠.
어쩌면어떤농사보다더천수답적인농사….염전.
그리고그밭에는어디나헐거운듯낡은듯
야트막한소금창고가
마치모란디의정물화처럼놓여있어요.
평생살던곳을떠나지않으면서
그러니까그소략한삶의모습대로
몇가지그릇과조화만을가지고
블랙홀같은예술의세계로빠져들어갔던모란디말에요.
그는몇개아주간결한그릇들을이리저리배치를하고그리기시작하죠
정말참사소한소재이죠.
너무시시해서어떻게그림이될까싶은데.
오히려그렇게미미해서
더욱우아한정신의세계가되는것아닌가
많은것을커다란것을
더군다나일상을가득안고있는사람들은
결국예술이추구하는지점이정신이라면
정신이라고생각하는것들을소산해낼뿐이지
실제정신자체에는도달하지못할지도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