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볼 수 있다면

니들덕분에헬렌켈러의자서전을읽었어.

그녀는위인이고나는위인전을싫어하거든.

아주오래전그녀에대한이야기를그린흑백영화를본기억은있지.

어린소녀가환한빛가운데서물~~을깨닫는장면이아주인상적이었어.

그러고보니그영화생각도나네.제목이뭐더라

부모가양쪽다농아인소녀.

어린딸에게부모들이가만히묻지

햇살에도소리가있니?

그땐세상에..농아가저렇구나그럴수도있구나생각만했는데

지금생각해보니그사람들참외로웠을것같아.

그나이가되도록딸이그렇게클때까지

누구에겐가그말을물어볼사람이없었구나.

이미오래전에궁금했었을텐데말이야.

말하지못하고듣지못한다는것은정말참외로운일일거야.

헬렌켈러는위인이지만이글은위인전이아니라자서전이야.

그중에서도오늘니들하고읽을글은그녀가쓴에세이한편

리더스다이제스트가20세기들어가장위대한수필이라고찬양한글.

사흘만볼수있다면…..

그래도우리가20세기를살아가는데위대한글한편정도는읽어줘야지

뭐그다지어렵지도않고

길지도않으니너희들에게딱맞을것같아서말이지.

그는아주멋진말도했어

세상은눈으로읽는게아니라마음으로읽는다고….

실제그는눈뜬우리보다더많은것을읽고본사람이야.

그녀는숲속을산책하는것을좋아했는데

나무를친구로삼았고

떡갈나무속을흐르는수액의소리를들었다고해

잎새하나하나를어루만지는태양의손길도느꼈다고하니대단하지.

그정도는아니지만쌤도나무를무척좋아하거든

그래서컴에서의닉이푸나무야

푸나무가무슨뜻일까?

그래처음듣는단어지?

어른들도잘모르는단어야

힌트를줘보자면두단어가합해진건데

(선생님답말하지마세요.알아낼거에요)

하나는물론나무고푸는뭘까….

(푸른파란푸르스름한?)

이제진짜힌트,

나무와비슷한계열이야.푸는

그렇지그래모든풀과나무를통칭하는단어가푸나무야.

엄청욕심이많은단어지.

숲이나산에서가끔잘생긴나무를만나면

나무를슬쩍안아보곤해.

물론사람없을때ㅎㅎ

쌤처럼나이들면사람과연애를하기가어려워.

고상하지못한상황이일어나기가쉽거든,

그렇다고연애를못하는건아니야오히려연애의대상은무한대지

나무와풀과꽃과….

자연과하는연애는

서로자신의자리를지키고있으니격있는연애를할수있어.

하하,바람둥이맞아쌤은바람둥이야.

자아첫째날

그녀가보고싶어하는것은뭐였지?

사랑하는사람들의얼굴과눈빛,그리고순진무구한아이얼굴

믿음직한개두마리의눈

작고아담한집과집안을꾸미고잇을장식물들

그리고자신이읽어왔던점자책들

숲의장대한영광들땅거미가내리면인간이만든빛의세상….

근데말이야.

우리는날마다보고사는것들이잖아.

근데정말우리는보고사는걸까?

그녀가바라보는세상과우리가바라보는세상은똑같은것인데

정말같을까?

볼수없는그녀보다보고사는우리가정말더많은것을보는걸까?

보는것은무엇일까?

?

그녀가보는것은실제로무엇이었을까?

자두번째날이밝았어.

그녀는새벽같이일어나밤이낮으로바뀌는<전율어린기적>

바라보겠다고했어.

밤이낮으로

새벽이다가오고어둠이물러가고환한빛이물들어오고

그일상적인아무감동도없는테마를

그녀는전율어린기적으로표현하고있네.

전율어린기적….

기적에대해생각해보자

뭐가기적이지?

정말기적이란무엇일까?

네삶속의기적은?

셋째날

그녀는도시를걷는구나.

그녀의시선에따라우리도엠파이어스테이트도5번가도파크에비뉴도

슬럼가.공장지대….

즐겁고행복한광경도있지만

불행하고비참한광경에도눈을감고외면하지는않겠다고하네.

그것도삶의일부이기때문에….

그녀의다정함과그녀의위대함이그녀의수용력이보이는대목이지.

아까우리가읽은

유치환의시행복에서

슬프고즐겁고그리운사연들이란

사람들의사연에서도

슬픔이먼저나오잖아.

단언컨대

즐거움좋음신남….으로만되어지는생은절대없다는것을,

헬렌켈러도

그리고시인도우리에게이야기해주고있는거지.

그녀의결론을진지하게읽어보자

시각이란선물을받은우리에게맹인인그녀가주는팁.

눈이선물인것맞아?

내일귀가안들리는사람처럼

내일눈이안보일사람처럼

내일이면촉각이마비될사람처럼….

내일이면후각도미각도잃을사람처럼….

모든감각을사용하라고했네.

독서는아주강력한체험이야.

그러나그체험을하려면역지사지가필요해.

오늘도우리는짧은시간이지만헬렌켈러가되어보는경험을한거지.

독서는완전한인간을만들고

토론은부드러운사람을만들며

논술은정확한사람을만든다는프랜시스베이컨의말처럼

오늘우리는

독서를했으므로완전한인간으로가는길에들어섰고

토론을마아니했으니부드러운사람이되었으며

너희들마음속에아미나름대로의논리가섰을테니

우린정확한사람이되어가는중이지???

//////

요즈음우리동네청소년회관에서

독서프로그램을맡아서

그들과함께일주일에한번두시간가량만나서

글과함께놉니다…ㅎ

어제같이놀면서지낸이야기를

략하여적어보았습니다.

사진은전부증도에서찍은것

증도의일몰….

임웅균노래/표정

13 Comments

  1. 士雄

    2014년 10월 3일 at 1:35 오전

    그거쉬운일아닌데감사합니다.^^   

  2. 푸나무

    2014년 10월 3일 at 1:41 오전

    오타수정하고있었는데….ㅎ
    네에그들에게아주게끼손가락만이라도도움이되려고
    도서관꼬맹이들만나러는그냥가는데
    이아이들만나러갈때는기도하고가죠.
    저두감사합니다.사웅님.   

  3. 느티나무

    2014년 10월 3일 at 3:16 오전

    헬렌켈러은위대한위인이지만,
    그헬렌켈러를키운선생님은더욱위대하다고생각해요.
    앤설리반,
    48년동안헬렌켈러옆에있으면서
    가르켜준여인.

    푸나무님,
    참힘들고대단한일하시네요.
    그래서앤설리반이떠올랐는지도….^^

       

  4. 순이

    2014년 10월 3일 at 3:40 오전

    훌륭한선생님이네요.
    이분에게배운학생들은행운입니다.
    독서하는능력과사유하는능력이쑥쑥자랄것같습니다.
    나도그교실에서배우고싶네요.

    능마마멋집니다.
       

  5. 데레사

    2014년 10월 3일 at 10:40 오전

    좋은일하십니다.
    쉽지않으실텐데,고맙습니다.

    증도의일몰이아주아름다워요.   

  6. 산성

    2014년 10월 3일 at 11:05 오전

    잘하셨어요.짝짝짝!
    즐거운마음으로오~래이어지길
    기도합니다.

       

  7. 벤조

    2014년 10월 4일 at 4:40 오전

    헬렌켈러생가가알라바마에있는데,우리집에서두시간거리.
    애들데리고오세요.
       

  8.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16 오후

    느티님
    접수불가하신비유를…ㅎ
    그리고사실책읽고아이들하고대화하는것
    준비하는것도잼있고
    시간도금방지나가요.
    그러니아이들에게좋은것보다
    제게더활기를주는활기찬시간이예요.

    헬렌텔레가있기까지는
    그주변인들의보살핌도음같이함….
    그런읨에서는그녀역시행운아일수도있겟지요.
    겉만보면어불성설일듯도하나…ㅎ
       

  9.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20 오후

    순언니
    능마마…정말올만에들어보네요.
    이제유적지단어같아요.벌써요.하하.

    생각하는법…..
    자주생각에대해서이야기하며생각을강조하곤하니
    저두그랬으면하는바랩이빈다.

    하도오랜시간을봐와서금방핵심을….ㅎ

    언제호수공원이라도
    가을바람같이맞아야할텐데요.
       

  10.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23 오후

    산성님.
    저두같은바램해봅니다.
    즐겁게
    오래…..
    네에.   

  11.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25 오후

    데레사님
    조금이른저녁식사를하고
    하도럭셔리한리조트숙박은못하고
    커피솝엘갓는데
    바로저렇게커다란창에서해가저물어가고있더군요.
    커피맛은돈에비해서형편없었지만
    커피맛보다더아름다운일몰이
    마음을순하게하더군요   

  12.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27 오후

    벤조님
    아진짜요?

    아그러시구나….

    쿨하시기도하시지
    아이들데리고오세요…

    적어놓았으니언제고가봐야지….

    저두쿨하죠?ㅎㅎ   

  13. Anne

    2014년 10월 6일 at 12:21 오전

    암것두안하면넘아까운푸나무님.
    좋은선생님하시니
    엄청좋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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