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안압지의 요염한 밤

기억은있는데기억이없었다.

최근들어여러번경주를갔으나한번도안압지는가지못했고

그러니기억은

3때수학여행

그리고낮이었다.

며칠전경주에서

밤의안압지를보았다.

전혀낯선곳이었다.

밤은

침묵이고

어둠의세상인데

그곳은오히려새로운빛의세상이었다.

눈부시게환한빛들이

색색의요염한빛깔을거느린채

오래된나무와궁전의지붕을

그리고그것들을물속에까지반영시키고있었다.

비록고급하지는않더라도

물속에생기는똑같은존재의반영은화려하고새로웠다.

엉뚱한생각이겠지만

경주는오래된도시라

반영이특별한건가

올해이른봄

경주에서첨성대주변을걷다가

고여있는논의물에반영된

논에서꽤먼거리의야트막한산에홀린적이있었다.

물에서있는?산은

실제의산과같으면서도전혀달랐다.

일몰즈음이었다.

아니면비록얕은물일지라도물의고요를

담고있어서인가

어쩌면깊은호숫가….

헤아리기어려운물의깊은속을들여다보는듯한느낌이었다.

나와전혀다른사람을만나서

이해불가….하면서도

놀라서바라보는나.

그내가안압지에혹해서

폰셔텨를마구눌러댔다.

그러니그냥박은거임

이사람아글을쓰려면마음에담아야지

무슨사진만그렇게찍는거야.

마이브라더기다리다기다리다가한마디.ㅋㅋ

아엄청나게거대한모과나무가

엄청나게많은모과를달고서있었다.

이른봄

그옅은분홍빛의꽃들이얼마나많이피어나있었을까

얼마나아름다웠을까

..

.

.

.

그런데왜사람은

지금바로앞보다

그전이나

그후를그리워하는것일까

그니까지금노오랗게익어가는모과를바라보면서

이른봄모과의꽃을생각하는것은

나무전체를향한연모의정인가….

하긴

그리움은

태생적으로

<부재>이니

월성(月城)의북동쪽에인접하였다.삼국사기674(문무왕14)()를보면

궁성안에못을파고산을만들어화초(花草)를기르고

진금이수(珍禽異獸)를양육하였다고하였는데,

안압지는바로그때판못이며임해전(臨海殿)에딸린것으로추정된다.()

15 Comments

  1. 느티나무

    2014년 10월 4일 at 3:18 오전

    아름다워요,
    눈물겹도록….^^

    경주는
    미국오기전에딱한번갔었어요.
    그것도그때찍었던사진을봐야희미하게기억할수있는데,
    이포스팅에올린사진들은
    모두첨봐요.

    오랫만에참귀한사진본것같아
    마음이부자된것같아,
    고맙습니다.

       

  2. trio

    2014년 10월 4일 at 3:26 오전

    야경이너무멋지네요.정말요염하기까지하네요.
    수학여행때갔었지만기억도없고
    10여년전에둘째와세째딸과함께서울에갔을때딸들때문에
    경주에갔었는데…안압지는가지도않았던것같네요.
    막내가그전날먹은것이잘못되었었는지장염에걸려서의사한테가는등
    부산을떨었거든요.중국에갔다가서울에갔기때문에경주가무척
    작은도시로보인기억뿐….ㅋㅋㅋ

    그런데나무사진들은Infrared사진같아요.
    스마트폰에그런기능도있나요?
    나찾님포슽을보니까어안렌즈기능이스마트폰에있다고하더군요.

       

  3. 나를 찾으며...

    2014년 10월 4일 at 4:09 오전

    아.블절친왔어요,푸나무님..ㅋㅋㅋ
    정말이러시기에요.
    어쩜야경을이리도요염하게담으셨는죠?

    저두중학교때인가?
    아주어릴때외갓집부근이라외삼촌이랑이모랑
    다녀왔던기억이나요.그래두그땐이런야경은아니었음요.ㅎㅎㅎ

    글은또얼마나사색적이신지
    어디서든푸나무님의글은금방알아차릴듯해요.

    그런데늘음악은딱1번만…내내야박하심~!!!^^
       

  4. 데레사

    2014년 10월 4일 at 6:12 오전

    안압지의야경,정말잘담으셨어요.

    옛날안압지,고증해서그게아니라고뜯겨서황성숲인가로
    옮겨진그옛날안압지에서초등학교6학년때도넛만드는실습
    하다가우리조에서불을내버렸지요.
    금방꺼긴했지만.

    그때는고적안에서그런짓도했어요.학교는육군병원에내주고
    공부할때가없어서우리는안압지정자안에서공부를했거든요.

    요즘도경주가면친구들하고그얘기하곤옛날을추억합니다.

    고마워요.   

  5. 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1:44 오전

    멋저라아
    저도안압지야경본적있어서!
    시월시제때다시가보고싶네요
    허나단체행동해야해서…;;   

  6.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02 오후

    느티님
    추억과기억이합해져서
    그러실거예요.
    사실은지나치게화려해서
    그리고그화려함때문에
    사람은또얼마나많은지
    자연을
    자연스러움을우선으로치는
    제겐썩그리맞지는않았습니다만
    저절로혹하긴하던걸요.
    언제나겸손침착하신댓글…..고맙습니다.   

  7.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08 오후

    아이길게썼는데
    어딜클릭한건지트리오님댓글이날아가버렷어요.ㅠㅠ
    핸드폰에특졀한렌즈같은것은모르구요.
    그냥많이찍었는데
    그중에고른거구요.
    아마도조명에따라
    색깔이달라보이는것같아요.

    거대한중국
    작은도시경주…
    이해하빈다.
    근데참경주와제주도는
    갈수록좋은것같아요.
    작은것들이지닌절묘한미감같은것….아닐가싶어요.트리오님.   

  8.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08 오후

    블절친나찾님.ㅎ
    핸드폰어안렌즈도도아시는나찾님.
    저두제핸폰에서좀찾아봤는데모르겠던걸요.
    없는지도모르겠구요.
    역시
    블절친이시라…좋게…
    그러나
    아마도야박이제본성일지도…ㅎㅎ
    깊은밤이니굿나잇…..   

  9.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13 오후

    아고향이그쪽이시라…
    시제때경주에서주무시면꼭가보셔요.
    나름볼만은하더라구요.
    아참,이미구경하셧따고햇지.ㅋㅋ
    시제라
    시제모시노라단체행동을하시는구나…
    시제라하나,
    울아부지생각이흑흑
       

  10. 푸나무

    2014년 10월 5일 at 3:14 오후

    이야…정말안압지정자안에서공부를…..
    거기다불까지….
    세상에,
    길지않는세월이지만
    격세지감이시겠어요.

    우린들어가지도못하게하던걸요.

    실제로사진보다훨씬더화려했어요.
    그게더좋은가멋진가는모르겠지만.ㅎㅎ   

  11. 산성

    2014년 10월 5일 at 10:37 오후

    수학여행무렵의밋밋한안압지이후
    어른이되어서도몇차례갔었는데
    몇해전만난안압지야경에는상당히실망,놀랐었지요.
    푸님의사진속풍경은참아름다운데
    가만보니붉은조명은사라진것같으네요.
    나무숲군데군데붉고푸른조명이술집처럼…^^

    어슴프레안개속풍경.
    기막힙니다.멋지네요.

    경주엘다시가야지로부터다시몇해가지나고있어요.
    답장늦게다실까봐댓글못다는일인다녀감^^

       

  12. 인회

    2014년 10월 6일 at 8:51 오전

    해질녘의첨성대주변들의왕따나무몇개들이더좋은기분을주었던적도있어요.
    안압지는워낙에찍사들이진을치고있는곳이라…

    전좋은자리엄두도못내고..
    텃새에밀려서…

    그래도딸내미하고도보여행중이라그기분이더좋게느꼈던안압지입니다.
    사진느므멋저요.   

  13. 푸나무

    2014년 10월 12일 at 3:02 오후

    아마산성님과제느낌비슷햇을것같아요.
    저두놀라고혹하긴했지만
    아니기도햇거든요.
    댓글을너무늦게달아
    제방에는와보시지도않은겝니까?
    댓글안달면
    아바쁜갑다…
    쓰기싫을때도있지…하며이해해주시면좋을텐데…..
    그릭더자주댓글달아주시고..
    하하
    너무많이바라는건가요?
    내일일찍태풍오는곳으로가는데
    잘돌아오겠지요?ㅎㅎ   

  14. 푸나무

    2014년 10월 12일 at 3:03 오후

    아이구인회님
    산진선수께서
    제사진을칭찬해주시다니…
    우연의소출일겁니다.아마도
    그나저나인회님도저처럼첨성대주변에서
    논물에비친반영을보셧는갑다요..   

  15. 와암(臥岩)

    2014년 10월 18일 at 12:04 오후

    경주가가까운거리라자주지나치거나들리는곳입니다.
    이곳’밤벚꽃놀이’는즐겼지만’안압지의요염한밤풍광’은그냥지나치고말았답니다.
    사물을인식하는눈높이가아주뛰어나다는말씀드리고싶습니다.

    "글을쓰려면마음에담아야지~~~"라고하신형님의말씀,
    한수배우게했습니다.^^*

    폰으로진정멋진작품을만드셨군요.
    글또한군더더기없는명문이시고요.

    짬없다는건핑게에불과하지만자주들려많은것배우고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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