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졸라의 ‘작품’ ㅡ젊음이 지닌 예술에 대한 서사

치열함도사실생뚱맞게보일때가있다.

왜그리극성이니..

꼭그래야만하니..

좀더세련되게침착하게할수없니.

가을바람불어오기시작한구월부터내게도바람이들어왔다.

가을의서늘한냉기….는여름의더위를몰아냄과동시에

나의간과쓸개비장같은것들을시니컬하게만들어갔다.

문득세월이글에도나름세월의무게를덧입히는가.

헤아려보니

무게라기보다는….

졸라의글이주는우직함이

현대의글

가령알랭드보통이나말린쿤데라처럼

날카로운가벼움에젖어사는내게

그자체가심히버거웠던것이다.

옷잘차려입고시골마당에서있는데

평생을근검절약소박묵묵히살아온사람의눈빛에

내옷차림이아주누추하게~들어난형국이라고나할까.

난감함부끄러움….

그의글은뭉툭하고촌스럽다.

무엇보다더할수없이진중하고진실하다.

기교없는진실함은

생을환하게보여주는맑은거울이다.

독서도길이라니까.

마치아주오지의가파른산길을걸어가는것같은이폭폭한심정.

글이깊고심오해서가아니었다.

에밀졸라가그리는그젊음들..

그것도치열한예술혼에젖어사는젊은이들

그들의광기와허기

그리고여전히생래적인욕망들이뒤섞여서내는아우라가

고지식한내늙음에아주강렬한도전장을내밀었고

나는힘들었던것이다.

나의젊음은어떠했는가

그들이지닌그런정열과광기,

그리고그들의욕망같은것들에나는휘둘린적이없다.

어쩌면그명징한인식이

그들에술가들의젊음을그린정확한서사앞에서

그서사가마치투명한거울이라도되듯나를비추어냈던것이다.

그들을그린이야기가

어떻게내젊음으로나를이토록이나자주쉽게데려가는지…..

이제내게젊음은이미떠나온길이며

다시회항할수없는편도에서있는데

이제확연히살아온날보다

살아갈날이적은데

무엇보다이미시들어가고있는데

저들은이미그젊은시절저렇게타오르고있다.

한번도타오른적이없는나…..

를바라보기싫어서

저책을저렇게자꾸만읽다놓아둔지도모른다.

에밀졸라의작품은진도가팍팍나가지않았다.

그의작품이마치음식맛을내는약간의조미료라도되듯

(적절하지않는말을적절한듯내던지는것도시니컬리즘의증상이다.)

읽다가다시내려놓고서는다른책부터읽곤했다.

그의글에비하면다른글들은다아쉽고가벼워서부담이없었다.

가벼운이라는단어를글앞에써도되나?

그런글도쓰지못하는주제에

그러나할수있는일에관해서만주절거린다면세상을무슨재미로살겠나.

하지못하는일에대한훈수가재미있는법이다.

게임을하는축구선수에게소리질러가며훈수하는것,

볼한번안차본사람이아마도대다수일것이다.

그대목에서생의주요한태제가보이지않는가.

어불성설.

그렇다생은그러하다.

수십억사람의얼굴이각기다름처럼

이치나논리에혹은소원과는전혀다르게펼쳐지는생.

한해중가장아름다운시간.

초가을..그리고가을그리고급하게시간은만추….로향해간다.

흰이슬이내린다는백로시에

도시에서는바라볼수없는흰이슬을증도에서보았다.

이른아침일찍잠이깨서밖으로나갔다.

비가내린듯했다.

팬션의마당에어두운빛깔의와상이놓여있는데

거기가더어두운빛깔로흠씬젖어있었기때문이다.

,이슬이었다.

밤새조그맣게내린여린물방울들이

풀잎에도늙은호박순에도영롱하게맺혀있는것들…..

그작은것들을생각하며여기저기낯선길을조금걸었다.

홀로조우한흰이슬이주는그상쾌함이라니

나를지극히풍요롭게해주는

그런작은것들을사랑하는마음으로

나만의길을가고있는데

그런내가싫지는않는데

혹은싫다하여도어쩔수없지만…..

에밀졸라(에미를목조르는듯이격한..ㅋㅋ)

질그릇같은목소리로묻는것이다,

당신잘사는거야?

잘살아온거야?

에밀졸라는

세잔과마네를합성해놓은

그러나세잔이더많이들어있는클로드와

수많은젊은이들

그림이라는극도로신성하고아름다운제단앞에서

예배하고또예배하는

어느때는환희에찼다가

어느때는나락으로떨어지며절망하는

자체로발광하다가명멸하는화가들….을그려낸다.

마네이면서세잔인

그러나에밀졸라만의클로드는

재능이있어서….

그재능은시대를앞서는시각과

작품을바라보는시각인데

시대때문에사람과도공존을못하고

바라볼수있는높은시각때문에자신의그림에만족하지못하는

비운의천재..노력가….

예술이라는장르에목숨을내건젊은이

그고결한젊음이

재능없으면서도기능만을습득한질낮은화가의성공앞에서

참혹하게무너지는모습조차질박하게그려낸다.

그렇다.

삶은돌아설수없는길이므로

거기무슨기능이들어가겠는가.

그저주어진삶을살아갈뿐

살아갈수없으면기어서라도….

클로드와절친인상드르

작가로나오는데당연히에밀졸라의분신이다.

그리고그역시

잘되어가지않는작품앞에서절망하는크로드를바라보며

자신의고뇌를토해낸다.

예술이란무엇인가.

작품이란무엇인가.

국박에서세잔의쌩빅트와를산을보았다.

이미그는인상파를넘어서새로운시대를구현해내보이고있었다.

세잔의그림을오메~~~~하며보며

세상의모든사람을

세잔을본사람과

보지못한사람으로구분하고싶다는

농반진반의메시지를지인에게보냈던가….

겨우나는화가들의뒷이야기나….

궁굼해하며에밀졸라가쓴

작품이란길로들어섰는데

작품

정말작품으로

세상의모든예술작품에대한이야기로읽혀도

그작품을만드는예술가들에대한이야기만으로도

이미훌륭한작품이었다.

작가가이미많은친분을쌓고잇던

마네와세잔그리고더많은세잔이라고했지만

그리고어느부분세잔이나마네의그림이

그의난분분한필치로화려하게그려지기도하며

그들의생을혹은고뇌를작품속에차경해내기도하지만

실제그들의그림도가끔책에서등장한다.

결국에밀졸라의작품

수많은예술작품과그작품을창조해낸

작가들에대한헌사이기도했다.

작품이외의이야기지만

이글을자신의이야기로여긴세잔이

에밀졸라와멀어졌다는이야기는

개인적으로아쉬웠다.

그도역시수많은사람들풍경을재현해내지만

결국그만의작품이듯이

소설가역시주변의많은사람을을

자신의소설에삭혀내지만

결국작품인데….

모르긴몰라도글에서처럼크로드가상드르와절친이듯

에밀졸라와세잔이절친이었다면

세잔의그후의삶이더욱외로웠을거라는….

아그래서더욱그림에정진할수있었을거라는…..생각도나긴햇다.

에밀졸라의성공이블러온안락한삶에대한

세잔의반응으로

나는고쳐생각하고싶다.

사랑하지도않는아내를줄창그려낸세잔

클로드역시아내를너무사랑했지만

결국은그아내에게서는세월의흔적이나발견해내고

여전히시들지않는연인

작품으로들어서는클로드

클로드는글의말미에서

죽어버린아들……을다섯시간여그려낸다.

그림을다그리고난후슬며시미소를짓는클로드..

모네가아내까미유의임종을

그림그림이아주자연스레연상되었다

죽어잇는이미시체로화한아들을그려내는

그독특한소재에정신없이빠져있는화가….를

당신은냉혹한사람

사람같지도않는사람이라고치부할것인가.

혹은이해할것인가

삶은거기부터

이미당신과나의사이를가르고있다.

새로운계절이바람깃에서다가오고

점점그힘이왕성하여지며

세상모두존재하는것들을흔들리게한다.

그리고바야흐로

그모든것들에새로운색을입히기시작했다

신은가장위대한작품을그누구도흉내낼수없는

그만의독특한작품을

매시마다

재현창조해내는

혹은그과정조차예술이되게하는….

과거와현재를거침없이아우르는

현존최고의작가이다.

우리는그의’작품’이고

세잔의생빅투와르산 모네의카미유의죽음 마네의풀밭위의식사…는클로드의그림소재로등장한다. 책에는흥미로운삽화들이많은데구글링을해봐도없다 혹시오후에부지런함이생긴다면 사진으로찍어서올려볼예정

6 Comments

  1. 쥴리아스

    2014년 10월 9일 at 2:16 오전

    세련되게침착해지려면주로읽는책의종류가아닌것,예를들어,과학서적(수학이나물리특히)같은것을읽는것도한방법일듯,이해하려고침착해지고이해했으면뇌가세련된것,뭐그런거아닌가요?ㅋ   

  2. 지안(智安)

    2014년 10월 9일 at 2:20 오후

    너무깊게생각하는듯해서댓글이망설여지는군요.
    무엇보다소중한건내삶이아닐까요?
    가을이라더욱많은생각이?
    세상에서제일엄마말안듯는사람이름이
    에밀졸라라는옛날고리짝유머가생각난다는..ㅎ
    그래도세잔의화실이떠오르네요.
    쏴리~   

  3. J cash

    2014년 10월 9일 at 6:52 오후

    아~에밀졸라의’작품’ㅡ
    615페이지나되는두꺼운책…
    드디어다읽었다….지금~

    미술에대해
    아는체좀하려고…
    수년전에사놓고
    몇번뒤적거리다가구석에처밖아놔서ㅡ
    다읽으려면적어도3년은더걸릴뻔했는데…

    고맙습니다~헐….

    수제자에서
    요즘공부를안해’수’자가빠진
    그냥’제자’올림…하하
       

  4. 푸나무

    2014년 10월 12일 at 2:58 오후

    쥴님
    전세련되지는못할것같은데요.
    아무리애를서도과학책읽을머리가되질못해서요.
    그런의미에서쥴님은
    무지세련되신거지요?
    물리를이해하는머리에
    밀란쿤데라까지꿰고계시니….하하.   

  5. 푸나무

    2014년 10월 12일 at 3:01 오후

    615페이지라하셔서
    저두다시책마지막페이지봤어요.ㅎ
    같은책으로사료됨.ㅎ

    미술에대한댓글을읽어보니
    아주요즈음물오르신것같더군요.
    혹시그러시다
    현대미술에관한평론가…되시는것아녀요?
    그나저나푸도참대단하지요?
    박사수제자를다두었으니…말이죠.ㅎㅎ   

  6. 푸나무

    2014년 10월 12일 at 3:06 오후

    지언니…
    고리짝유머..
    저와는조금다르군요.ㅎㅎ
    평소에하정신없이살아서
    글쓸때만이라도
    생각하는척???
    하는거겠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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