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 오후
BY 푸나무 ON 10. 24, 2014
고개를넘어오니
가을이먼저와기다리고있었다
흙빛산벚나무이파리를따서골짜기물에던지며
서있었다미리연락이라도하고오지(…)
그랬느냐는내말에
가을은시든국화빛얼굴을하고
입가로만살짝웃었다.
웃는낯빛이쓸쓸하여(…)
풍경은안단테안단테로울고
나는가만히가을의어깨를감싸안았다(…)
서늘해진손으로내볼을만지다
내품에머리를기대어오는가을의어깨위에
나는들고있던겉옷을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마음이선해진다는걸
나도알고있었다.
늦은가을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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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의가을오후라는시이다.
사실이시는내취향은아니다.
가을의오롯한정취는단풍처럼살아있지만
재치와기능이약간성하기때문이다.
才는미소짓게하지만
격을낮추는작용도가끔겸하고있기때문이다.
시의자리는적어도등경위…정도는되어야한다.
왜냐면시도
교수나정치인처럼혹은시인처럼사회적위치가있기때문이다.
사회적위치에걸맞은격은소유하고있어야한다는것,
아니무조건어렵고고답적이어야한다는것이아니라
가볍고경쾌한격두있으니
그저시도자신을성찰할수있는자리정도는도달해야한다는것이다.
그렇지않으면
신상털기에걸릴지도모른다.ㅎ
그래도나는이시를골랐고오늘아이들과함께읽었다.
“쓸쓸해지면마음이선해진다”
이구절때문이다.
쓸쓸함이여….선함이여….
이둘의관계가낯설어보이면서도그래선지더욱마음에매우들었다.
맞다.
쓸쓸할때사람은더없이선량하다.
아니선량할수밖에없다.
쓸쓸함은사람을부른다.
사람을그리워하는일이쓸쓸함이다..
사람은어디에있는가.
우리는사람곁에살면서도사람을그리워한다.
수많은사람이내곁에있고내곁을지나가지만
내가그리는사람은어디에있는가,
그는누구인가,
나의쓸쓸함을견뎌내게하는이…..
아니이나이들어
사랑일지,
분홍빛설렘을이야기하자는거아니다.
그거야순간아니겠나.
혹은착각아니겠나.
근원에다다르지못하고소멸해가는감정아니겠나.
그러니결국
쓸쓸함은존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