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 마니산과 브람스의 알토 랩소디

토요일교회에서단풍등산을갔다.

매해같은장소인강화도마니산.

조금이르게나서면그다지막히지도않고

또멀지도않아서단체가움직이기에는매우적합한거리.

거기다가마니산산자락아래에있는기도원에미리식사를부탁해놓으면

등산을하고내려와서아주편하고맛있는식사를할수가있으니

많은수가움직이면서일일이따로점심을준비하는복잡함이없어아주편하다.

처음몇년은기도원에서올라가는산길로정상을올라갔는데

삼년전부터는정수사로해서정상엘갔다가기도원길로내려오곤한다.

정수사에서마니산오르는길은

조금가파른느낌의길을올라

산의능선에오르면내내시야가확트인

능선길이계속되어지루할틈이없는길.

가끔아슬아슬한바위타기도하니이보다더좋을수없다.

거기다가드문드문만나는

소사나무는나의반가운지기.

어디선가읽었는데소사나무북방한계선이마니산이라고했다.

능선에서자라노라

바람과추위에이리저리치인신산한木生?

그대로드러나는소사나무몸통들

그리고사랑스러운자그마한이파리들….

마음을한량없이즐겁게해준다.

세상사람아무도모르는

내마음과소사나무와의은밀한조우는

아주아주괜찮다.

금상에첨화다.비의秘儀라고해도좋을까.

그런곳을죽을때까지라도가보겠나.

내셔널지오그라픽에서하는식물에대한다큐에서봤다.

툰드라지역에서수십년을조금도자라지않고그저생존만해있는

수목한계선의침엽수들

신비롭기그지없었다.

마치생명이없는듯

움직임도없고

그저고요만가득한지대

온몸에흰눈을베일처럼덮고고요히하늘을향해서있던

마치창조의뜻을묵상하며

간절하게기도하는이처럼보이던나무들….

비록그런수목한계선은아니더라도

북방한계선인마니산에서만나는소사나무는

수목한계선의아우라를담고다가오곤한다.

멀리참성대가보이고소사나무에방점을찍는

아주커다란소사나무가보이면더욱그러하다.

이제가지눈맞추고오던소사나무가미시적각론이라면

참성대앞소사나무는정교한테제다.

토요일에[는다시기도원에서산을오르기시작했다.

정말사람없는산길이다.

만나는이도없었지만그보다는하나도다치지않는무수한낙엽들이

수북히쌓여있었다.

그러니낙엽카펫이다.

한발자국뗄때마다

바스락거리는소리가크다.

언제나그렇지만산을오른다는것은

인생길과똑같다.

난데없는복병이나타나넘어지게하고

가파른길을오를때면숨차다.

그런가하면다시오솔길로접어들어편안하게하고

사람과만나면수다에빨려들고

혼자걷게되면오롯이고요해진다.

111일이었다.

브람스의알토랩소디가생각났다.

괴테가젊은이와함께올랐다던하르츠산도

이렇게아름다웠을까….

널따란베레모에굵은망토깃을휘날리며산을오르는괴테

그를사랑하고존경하는젊은이의모습을마치실제로보기라도한듯

괜히가슴이저민다.

그러나저멀리있는사람은누구인가

그가걸어가는흔적은덤불속에가려있고

지나고나면덤불은다시엉겨붙

풀은다시일어나무성해지며

황야는그를삼켜버린다

아누가이고통을치유해줄것인가

향유가독으로변해버린그의고통을

사랑의샘에서인간증오의물을마셔버린그

처음멸시당하다가이제는멸시하는사람이된그는

아무도모르게자신의가치를소모시킨다

계속되는이기심으로(괴테)

브라암스는스승의아내를사랑했고

그리고그딸을사랑했다.

수줍고우울한그가혼자하는외로운사랑이

그를음의심연으로내려가게했을것이다.

더깊이더더깊이…..

알토랩소디는괴테의시에사랑하는율이결혼한다는소식을들은후

그의상처가지어낸곡이다.

하여

가을이저물어갈무렵곡들어줘야할음악..

사람의목소리가…….

악기보다그어던악기보다얼마나더….

사랑의근원을

사랑이지닌쓸쓸함의근원을

그리고고통의근원을

그리하여삶의근원을

잘표현해내는가…..를알수있다.

가벼움을찾아유쾌함을찾아부나비처럼떠도는인생살이중

깊고스산한가을이되어

혹영혼을….

생각하게되는깊은밤이면

볼륨을조금만아주조금만높인채

브람스의일토랩소디앞에설일이다.

손을모으고야…..

들을수없다하더라도

대신눈을감고들을것…..

11월첫날밤둘째날밤을그러했으니

아마오늘밤도나는그럴것이다.

그리고고레츠키의슬픔의노래……

이상하게두곡의분위기가거의비슷하다.

마치세잔과피사로의그림처럼….

Pissarro,L’Hermitage,Winter1874Cezanne,HouseandTree,L’Hermitage1874

집과집앞의나무가지형태가거의똑같다

http://blog.daum.net/chungks48

가끔제글에댓글을다시는제이님의미술블로그’그리며,그리워하며’에서퍼옴

>

JanetBakersings"AltoRhapsody

15 Comments

  1. 푸나무

    2014년 11월 3일 at 5:45 오전

    알토랩소디를소재로
    2013년에도
    2012년에도
    포스팅을했더군요.

    보이는어둠ᅳ우울증에대한회고ᅳ알토랩소디2013.10.21|블로그명:숲처럼나무처럼
    …브람스가곡을입힌알토랩소디였기때문이다…담장너머로브람스의알토랩소디가솟구쳐올랐다…작년십일월어디쯤에도알토랩소디에관해포스팅을했는데가을…

    모두다사라진것은아닌달ᅳ십일월2012.11.02|블로그명:숲처럼나무처럼
    소디`를지었고.브람스…괴테의시로브람스는알토랩소디를작곡합니다…도생각나구요.;브람스알토랩소디

    읽어보니비슷한내용이약간반복ㅎㅎ   

  2. Anne

    2014년 11월 3일 at 6:32 오전

    세번째사진을보는순간
    바삭거리는낙엽이아닌
    부드러운실크를떠올렸어요.
    그대로프린팅해서큰사각실크스카프로만들고싶은…   

  3. 김성희

    2014년 11월 3일 at 8:09 오전

    가을,,가을산,,그리고브람스,알토랩소디,,
    첫사진마저저를끌어당기네요^^**
    그런데동백엔언제?
    가을이지나가고있어요,,,
    책은언제?
    이해가다지나가고있어요,,푸,,,님,,,
    알토듣기좋아요,,
    첫주를여는날,,,그리고달의날,,
    오늘밤엔하늘한번보려구요,,ㅎㅎ   

  4. 산성

    2014년 11월 3일 at 8:56 오전

    브람스알토랩소디…기억나요.
    저도그제강원도화천엘다녀왔는데
    돌아오는길서울도심단풍이더고왔어요.
    깊은산은이미거의다졌더라고요.
    그러니때맞추기어렵다는말,실감했지요.
    몰랐던일아니나…

       

  5. 말그미

    2014년 11월 3일 at 3:35 오후

    가을이깊어가요.

    브람스알토랩소디!
    그의상처가지어냈을곡이라더스산합니다.   

  6. 데레사

    2014년 11월 3일 at 10:52 오후

    가을마니산,멋집니다.
    올해는단풍이유난히더고운것같아요.

    오늘도즐겁게보내세요.   

  7. 나를 찾으며...

    2014년 11월 4일 at 12:41 오전

    아공~이가을브람스알토랩소디에흠뻑빠져계시는푸나무님,
    사유의바다가너무깊으신것아니세요.ㅎㅎ
    하기사,올리신저사진들을본다면그러시고도남음이넘치실거라는..^*

    저는푸나무님시키시는데로두손꼭모으고눈꼭감으며
    가을날곡들어야할이랩소디를잘듣고갑니다.^^*   

  8. mutter

    2014년 11월 4일 at 1:54 오후

    마니산이네요.
    내려오다기도원도보았어요.
    거기서식사를하는군요.
    마니산단풍도좋네요.층계가많아서힘들었죠?
       

  9.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41 오전

    앤님…말씀듣고사진을보니아사각스카프…..
    멋질듯요.
    가끔특이한상상력하시더라요앤님ㅎㅎ
    전요즘주름스카프목에다하고다닌답니다.
    슬쩍쳐진데가릴려구요.ㅋㅋ
       

  10.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43 오전

    성희님
    동백엔백남준성아에겐….
    언제든내기필코가서
    성희님도만나고
    남준이성아도마난서일목요연하게바라볼거에요.ㅎㅎ
    오늘은금의날인데요..ㅎㅎ
    답이넘늦었지요?
    가끔은늦은답이더반갑기도할때가있었는데요.아주옛날에말이죠..   

  11.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45 오전

    산성님
    몰랏던일아니나…
    그래도서운하죠.
    북한산도위에는다져버려서
    보웅리는겨울산이었어요.
    겨울산은바람소리가달라요휭한게……
    아참올만에간산엄청좋았어요.
    다시예전의사랑이불타오르려고하더군요.
       

  12.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46 오전

    나찾님
    알토랩소디좋잖아요?
    그진중한무게가삶의회한을깊이도나타내주는듯
    이런조금무거운노래속에빠져있다보면
    상갓집다녀온것과비슷한느낌이든답니다.
    생이가벼워지는….
    .
       

  13.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46 오전

    말그미님
    맞아요.
    상처가지어낸곡이죠.
    근데상처들이의외로일을많이해요.
    상처없는사람
    그게어디사람인가요"?   

  14.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47 오전

    마실도못가는데댓글잘달아주시는데레사님
    이번주도잘보내셧죠?
    다음주도잘보내시길요,
    아불금인데
    불금도즐겁게….ㅎ   

  15. 푸나무

    2014년 11월 7일 at 10:48 오전

    무터님정수사족으로가도그렇게기도원으로가도그렇고
    게단쪽은아니라빈다.
    방향이다른곳이어요.
    그곳에가셔서소산무보셧어요?
    아주커다란나무그러나이파리는아주작은사랑스러운나무….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