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디와의 대화
BY 푸나무 ON 11. 28, 2014
작년에도그랬던가회화나무
우리동네에서도몇그루보았는데어제덕수궁에서도그랬다.
원래회화나무는아주늦게새순이나고
이르게노란빛으로물들며져내리곤해서
저친군질긴맛이없어….생에대한갈망이약한겐가.생각하곤했는데
이상하게올핸바싹마른채회색으로변해
아직도나무곁에웅숭거리며매달려있는것이다.
마치이탈리아초하의양광아래은회색으로일렁이던올리브나무처럼
조르지오모란디
이탈리아사람이다.
굵은이야기라빠져나가는것들이많겠지만
눈부신태양이어쩔수없이이탈리아사람들에게부여해준
‘밝음’‘외향’이
깊이사유하는모란디에게는힘에겨웠을수도있었겠다.
그래서그렇게평생집안에서만그림을그렸을지도모른다.
빛가운데서바라보는빛보다는
어두움가운데서바라보는빛이더많은것을보여준다는것을알았겠지.
내몸하나겨우들어갈만한장롱….
아귀맞지않는틈으로길게새어들어오는햇빛속에서그렇게수많은것들이
움직이는것을나도본적이있으니…..
그는자기의방에서말하곤했다.
지금작업중이라고…
그러나실제캔버스도붓도그는들지않고있었다.
머릿속으로그림을그리고있었던모란디,
모란디의다큐를찍은감독은그리해석했지만
풍경을보며
사물을보며
수많은피사체와빛을보며
그는결국보이지않는존재에대한성찰을하고있었던게아닐까.
생의이면에대한사유.
이미지로만보던모란디의그림을친견하며…..
그가그리고또그리던…
그단순한피사체….가그려진작은그림들을보며
문득그가공기…를그리는것아닌가.
어디에나가득차있는공기.
그러나눈에는보이지않는공기를그려냄으로
그는‘존재’에대한새로운해석을하고싶었던것일까.
사실그의모든그림은
그림사이즈도작았고
간결한구도와단순한색채들은흐릿하게섞여있었다.
(우아하거나섬세하다는혹은세련된색상의하모니…이런도식적인수사는
그의그림에맞지않다.그러니그의그림을일천한나의언어로는표현할수없다
실제내글속의모란디이미지도친견햇떤모란디그림과많이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