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처럼 나무처럼

좋아하는것들중의수위를점하고있다.

숲은.

숲으로정착되었지만실제숲은수풀의준말..

나무와풀….그러니까나무와풀이있는곳이라는것.

언제가숲에대한강의를듣는중

숲에있는것은나무만아니라

짐승수도많고물수도근원을이루고

초도풀만이아니라시작이라는뜻도있다는

수풀에대한자신만의해석,확장개념이었다.

사랑할수록….많이보이는구나잘엮는구나….

강의를들으며그런생각을했다.

신화속에서숲은뮤즈가사는곳이다.

신들이잔치를하면제우스의딸?뮤즈가와서분위기잡는노래를하고

그리고숲이름은잊었다으로돌아간다.

그러니혹자는숲이음악에대한….에너지를주는곳이라는이야기도한다.

더오래전숲은야외라는어원foris….에서왔다,

무성하고정복해야하는

.

내게숲은…..

내가좀정밀해지는곳….

다른어느공간에서보다도영리해지는곳,

(사실은맑아지는곳..이라고쓰고싶은데나이가걸린다.

육십이내일모레인할매가자신에게맑다는형용사를감히?사용하다니…)

숲에들어서면나는나무도풀도하늘도눈에보이는모든것들을

무참할정도로바라본다.

아마내아이들….도그렇게빤히자세히자신들을들여다본다면

엄마라도부담스러워할것이다.

황현상선생의멋진표현대로

곧은형식만남은십일월의숲

아니그냥겨울숲이라하자

눈이내리거나혹은눈이쌓일때를제외하면그저황량함자체다.

거친몸통과날카로워보이는가지

그리고바스러지며흐리고또흐려지는낙엽들

어두운잿빛의그늘

낡아가는색들…..

화려하거나색다르거나그저변화만을즐기도록되어있는

눈을가진사람에게는겨울숲은죽어있는것처럼보인다.

아무말도하지않는다.아니오히려뒤돌아선다.

갓난아기손가락같은사랑스러운순들의노래와

화려한꽃들그리고무성한잎들의향연은

가볍게읽히는시일것이다.

그러나겨울숲은

시적은유와응축이가득한어렵고무서운시이다.

다가오는시가아니라다가서야만하는시이다.

무겁고진중해서고독이라는우산이필요한시.

그래서숲은내가가장진지해지는곳일수도있다.

존스토트의말.

하나님께서는이세상에단두권의책을만드셨다.

당연히한권은성경이고또한권은자연이다.

,수풀에대한묵상은적어도내가생각하기엔

매우성경적이다.

숲의사계는내겐가장확실한창조주를선명하게나타내보이는곳이다.

가난한자가가장부요하다는

낮은자가가장높다는

사랑하는자에게시련을준다는

이기이하게도이율배반적인이야기들이

숲에들어서면저절로체화된다.

특히겨울숲에서면그렇다..

저문장들이난해한이유는

꽃보다경단이라는즉물적인상태에머물러있기때문이다.

지금만바라보는시각때문이다.

하다못해소를데리고반듯하게밭고랑을만들때도절대눈앞을봐서는안된다.

저기먼데밭자락끝을보고나가야한다.

시간이소요되는,

서성거림이필요한,

궁구해야만알게되는…..

그러니까숙성과성숙이필요하기때문이다.

겨울숲은

그래서봄여름가을의무한경이로운숲보다

훨씬더고급한문화이다.

아득한달이다.

얼마전대기업이정성들여만들었다는숲에가보았다.

리조트스키장그곁에숲을만들었다.

이름도그럴듯해서

기대를하며….들어섰다.

약간가팔라보이는야산이었다.

나는산의데크를좋아한다.

그것들이산을보호해줄거라는생각에서다.

처음만들때는어쩔수없는약간의희생이필요하지만

긴시간을두고볼때….는괜찮다.

그러나그숲의데크는일부러걷게하기위한데크처럼

짧은거리를길게하기위한데크를자랑하기위한

갈짓자데크가만들어져있었다.

그리고선술집이름같던테마공원들

엄청나게많은분재들…….

무엇보다그산에계곡을만들어놓았더라.

원래자그마한계곡이흐르고있었겠지.

그곳을파헤치고돌을가져다나르고저위로물을올려다가

아래쪽으로는폭포까지….

나무도많고사위어가는가을풀들도가득했지만

숲은아니었다.

그냥그산에조림좀정성들여하고자그마한소롯길만들어서

숲좋아하는사람들

자연에굶주린사람들에게

자연을느끼게하는너그럽고지혜로운아량은없었을까…..

재벌답게….

위용넘치게…..

거대하게자연을조각내서…..

물론투자고돈벌자는목적이긴하겠지만

자연을이해하지못하는

전혀자연스럽지않는자연에

감히숲이란이름을붙이다니….

홈브로이히미술관이야기를

지인에게들었다

독일에있다고한다.

아주거대한숲을여기저기걷노라면야트막한미술관이나타나는데….

먼데서는전혀보이지도않고

마치숲처럼

된건물들

작품들제목도작가의이름도안붙여놓는다고

그냥느끼라고….

하긴작가이름제목같은것모르면어떤가

설령느낌이안온다한들또어떤가

전혀이해할수없는작품을바라보는기분은

또얼마나좋을것인가.

어느갤러리는아무런작품이없다고한다.

건물이작품이고

그안에들어서면창으로보이는자연이작품인…..

해저물녘이었고

걷는중이었다.

어머세상에그렇게아름다운미술관이요?

(사진은홈브로이히미술관당연펌)

13 Comments

  1. 데레사

    2014년 12월 2일 at 4:20 오후

    지금창밖을내다보니은세계로변해있네요.
    아침일찍나가서사진을좀찍어볼까생각하면서
    눈감상을합니다.

    숲도나무도다져버린겨울,황량할것같은날에눈이
    내리니이또한보기좋네요.   

  2. 푸나무

    2014년 12월 2일 at 4:36 오후

    아저두눈봤어요.
    잠이오려다가눈보니달아났어요.ㅎㅎ
    아직안주무셨어요?
    너무늦게주무시는거아녀요?

    내일아침아마하얄것같아요.
    지금온도가영하5도이니

    멋진사진기대해봅니다.그래도얼른주무시구요.
    어제두세시다되어서잤는데
    저두이젠자야죠.
       

  3. trio

    2014년 12월 2일 at 7:35 오후

    독일의홈브로이히미술관에대해저도들었는데
    그리고제가갔던뒤셀도르프가까이에있다는것도알았는데
    지난여름들리지못했었어요.

    미술관들이숲속에…위용을자랑하지도않고…
    그들의발상이참멋있지요?

    푸나무님의멋있는아이디처럼…숲처럼나무처럼…

       

  4. Anne

    2014년 12월 3일 at 6:33 오전

    "봄여름가을의무한경이로운숲이
    숙성과성숙끝에다다른겨울숲은
    고급한문화이다"

    겨울숲이란고급문화를이해하지못하는사람에게
    독일숲속의
    작가도설명도없는미술관이란
    관념적으로존재할듯…

    마.
    푸나무님의글이에러버서..ㅎ   

  5. 산성

    2014년 12월 3일 at 8:26 오전

    나이들수록맑아지는게당연한것아닌가요?
    아니라도그런쪽으로몰고가게되는…

    숲처럼나무처럼
    이댁의큰글씨가그대로제목으로내려왔네요.
    숲좀살피다가갑니다.
    안정밀,안영리하게^^

    앤님의후렴구반복하면서…

       

  6. mutter

    2014년 12월 3일 at 10:07 오전

    숲이수풀의준말이라고요?
    맞네요숲.수풀.
    푸나무님은책을엄청나게읽나봐요.   

  7. 푸나무

    2014년 12월 3일 at 2:32 오후

    아,아깝다…..

    트리오님
    언제독일가시면꼭가보세욤.
    그리고제대신봐주시고
    제대신포스팅…ㅎㅎ

    제여행꿈에넣긴햇는데
    꿈이이루어질까요?

    하긴그런의미에서…
    나오시마도…참괜찮긴해요.
    온섬이자연스러운아트니….   

  8. 푸나무

    2014년 12월 3일 at 2:41 오후

    앤님.산성님
    두분께,

    글은어찌보면
    쉬운이야기를어렵게쓰는것일수도있고
    어려운이야기를쉽게풀어쓰는일같기두해요.


    두분이함께어렵다고하시니
    어렵다고치구요.

    그럼에도불구하고저는글이
    언제나쉬울수만은없다고생각해요
    블로그라는쟝르가
    쉬워야하긴하죠.
    그래야편하고..
    무슨이판이
    철학판도아니고
    깊은예술을논하는혹은향하는글판도아니니말이죠.
    그러나그렇다고해도
    그렇다고해서
    같은글만쓸수는없잖아요.

    어울리지않게
    어려운듯한글
    자연스럽지못할수도있긴하죠.

    하지만
    사실난이런글쓰기가제일재미나요.
    머릿속생각느낌그리고
    조금더전진해서어떤성찰
    혹은인생에대한통찰……을겸할수있으면더좋구요.
    그러니
    겨울숲에대한글을겨울숲처럼쓸수밖에요.

    가볍게하신말씀에설명이너무무겁거나길었나요?

    그렇다면대접이라고여겨주세요.
    그동안열심히제글읽고댓글써주신앤님께대한대접…..
       

  9. 푸나무

    2014년 12월 3일 at 2:44 오후

    무터님무슨엄청나게는요.
    그러나책을좋아하긴하죠.
    오늘부터
    중세의가을이라는
    조금무겁고어려운책을읽기시작했는데
    읽어가면서막기분이업되는거예요.

    저자의그수많은생각들이
    맛있는음식처럼…..다가오는것요

    들어오면서바로그냥흘러가버려서문제긴하지만요.ㅎㅎ   

  10. Anne

    2014년 12월 4일 at 12:37 오전

    그러니까그말은
    푸나무님글이좋다는
    반어적표현이라고알아주시길.ㅎ
    쭈욱하던대로하셔요^^   

  11. 벤조

    2014년 12월 6일 at 2:27 오전

    그대기업의수풀이름이혹시외국어아니던가요?
    ‘리틀알프스’라던가,’오후지야마’라던가…ㅎㅎㅎ
    죄송해요,요즘은하두외제이름이범람하고또상업성이보이는것같아서…
       

  12. 푸나무

    2014년 12월 10일 at 12:21 오전

    앤님
    사실주욱하던대로밖에못해요.ㅋㅋ
    어떻게이나이에달라질수가있겠어요.
    그러니앤님도앞으로주욱그렇게읽어주셈^^*
    .   

  13. 푸나무

    2014년 12월 10일 at 12:22 오전

    벤조님엘지에서하는화담숲이여요.
    근데리틀아담스
    오후지야마…
    이런숲
    우리나라에있는거여요?
    전처음듣는걸요.아이고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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