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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처럼 나무처럼
by 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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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월
BY
푸나무
ON 12. 14, 2014
자서
(
自序
)/
윤제림
내받아쓰기공책을보고
바람과나무
,
아이와노인
,
귀신과저승사자모두
한마디씩하고간다
.
"
내가이렇게말했나
?"
"
내이야기는이게아닌데
."
"
잘못들었군
."
귀가어두워져서걱정이다
***********
자연스레팔짱을끼게하는
차가운겨울
.
팔짱을낀당신은저절로창쪽으로다가설것이다
.
무연한눈길로창밖풍경가지만남은나무원형만남은아무가식없는나무를바라볼것이다
.
어느시인의표현처럼
‘
흠없는혼
’
이되어서있는나무
.
흠없는혼이흠가득한혼을바라본다
.
나무는그저맑고나는흐릿하다
.
식사약속이있어예약해둔방으로들어서는데창문이시원스레넓었다.
아직사람들은오지않았다
.
눈이나풀거리며내리기시작했다
.
눈이아름다운것은내리는모양즉순간에있다.어느때는수줍게어느때는부드럽게어느때는가볍게어느때는경박하게그리고어느때는찬찬히구슬프게내린다
.
이세상존재하는것들중가장과정에충실한정점을찍는것이눈이다쌓이기위해서내리는눈이아니라내리기위해서내리는눈창안의빛과창밖의어둠그경계선사이에서눈은아주잘보인다
.
창안의풍경이허상이라는것을성냥팔이소녀는일찍이우리에게일러주었다
.12
월이면언제나지나가버린내어린시절처럼기억나는소녀
,
그어린소녀는가장순수한결정체로서창밖에서창안을바라보았을것이다
.
성냥불꽃속에서소녀는그리운할머니와새로운곳으로떠났지만그동화를읽은우리는그곳을생각하지못한다.
그저우리가보는것은죽은소녀가엾은소녀불쌍한소녀얼어죽은소녀일뿐이다
.
흠없는혼을바라보고있어선가
,
사실생각은아주깊게오랫동안의궁구끝에나타는것은아니다
.
섬광처럼나타나기도한다
.
실제할머니를따라떠난소녀가오히려여기우리를
,
마치우리가소녀를바라보듯소녀가우리를긍휼한시선으로바라보고있을지도모른다는것…
.
함박눈같은겨울동화가지닌깊은어두움이이나이들어서야바라보이다니
…
이렇게오랜세월을살아왔는데도여전히나는드문드문눈봉사
.12
월
,
팔짱을끼게되면어쩔수없이생각에젖게된다
.
두손에시집도소설도그림도아닌나라서
…..
그럴것이다
.
길지않는시간이라도아주깊은생각을하게하는것
,12
월이우리에게하사하는선물이다
만나야할사람들이들어서니순식간에
12
월의선물은사라져버렸다
.
;
<사진은작년북해도노래는소설가한강이쓰고작곡하고부른12월의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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