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방짜와 도자기 도시락

그릇에대한욕심을버린지꽤된다.

우연히그릇파는곳을스쳐지나가게될때

아이구예쁘다…..세상에어쩌면이렇게….하며바라보긴하지만

딱히저것을내것으로~~~는하지않는다.

아무런욕심이없다는것이다.

이유는여러가지다.

우선비싸고

사다놓아어울릴집도아니고

비싼것가지고있으면서조심조심스트레스받을일도아니고

그릇도유행이라헌것되면그게그거라는것.

매력은없을지모르지만

갈수록실용이좋다

간단하고깨지지않고거기다청결만하면되지않겠는가.

아이들다떠나고둘이살때면

정말필요한것외에는없는

살림없는간결한삶이내로망이니

그릇같은것은

책이나옷보다훨씬더후순위다.

냄비몇개와그릇몇개..

얼마나아름다운?부엌인가ㅎㅎ.

지금도간단한그릇코렐이내일용하는식기다.

갑자기그릇타령은???

며칠전유기방짜그릇

동인문학상심사위원을하던김주영작가의사퇴의변에서

심사위원들….각자의이름이적힌놋그릇을….

알았기때문이다.

아조선일보에서

심사위원들에대한예우를이렇게하는구나.라는,

그러니까

우리나라최고를다투시는작가분들께서

자신의이름자가적힌그릇에밥을담아서드신다는것….

요즈음있는분들혼사에서유기그릇세트는

그것도누구의작품이라는

.엄청난가격의혼수품이라는데

그보다더럭셔리한

오직단하나의그릇

자신의이름자가적힌

유기방짜

(이상하게방짜는좋은뜻의단어이면서도왠지그느낌에서조폭냄새가나)

김작가는심사위원자리에서물러남을애틋해하며

그그릇이라도가질수있기를하며적었다.

이젠지나가버린시절에대한그리움의소화겠지..

작가의이름이적힌그릇기사을읽은후

잊고있었던도자기도시락생각이났다.

년전에

어느작가의도요터에방문한일이있었다.

작가는도요시절이한참이나지난….미혼이었는데

기이(?)하게도유골함을작업해서

전시회를한사람이었다.

그렇다고전부유골함만하는게아니어서,

이것저것작품을구경하다가

작가가보여준도시락…..이있었다.

그게조그마한도시락이아니라

보통그릇대여섯개정도들어가는쟁반처럼아주커다랬다.

그러니무겁기야이루말할수없었고

거기다가뚜껑까지

의외로가운데에칸을만들어야하고해서

보기에는단순하지만굽기어려운물건이라고했다.

아니이런도시락에누가밥을먹죠?

처음알만한사람들의혼수즉이바지음식을보내는데

만들었다고한다.

실제그이바지음식을보고그후에또주문을받았다고한다.

그리고주문한사람은

마작을하며간식을먹을때

그도시락을사용한다고….

루쉰의소설집을읽다보면

글뒤편에그글을어디에언제발표하고

또무슨뜻으로적었는가에대한주가간락하게실려있다.

어느글엔가는그저아무런뜻이없이적은글이니

그냥독자도그렇게읽어달라는부탁도있었다.

나도대작가노신의흉내를내면서ㅎㅎ

이글은그저아무런뜻이없는글이다.

기사에서본이름적힌유기그릇에이은상념일뿐이니

이글을읽으시는분들께서도그냥그리읽으시라.

(사족:기억이꼭풍경만담는것도아니고….

근데봄은도대체어디쯤오고있는건지…..)

자루/문태준

자루는뭘담아도슬픈무게로있다

초봄뱀눈같은싸락눈내리는밤볍씨한자루를꿔돌아오던家長이있었다그발자국소리를듣고일어나면나는난생처음마치내가작은댁의자궁에서자라난것을알게된것처럼입이뾰족한들쥐처럼서러워서아버지,아버지내몸이무러워요내몸이무러워요벌써서른해전의일이오나자루는나를이새벽까지깨워나는이세상에내가꿔온영원을생각하오니

오늘봄이다시와동백과동백진다고우는동박새가한자루요동박새우는사이흐르는銀河와멀리와흔들리는바람이한자루요바람의지붕과石榴꽃같은꿈을꾸는내아이가한자루요이끊을수없는것과내가한자루이오니

보리질금같은세월의자루를메고이새벽내가꿔온영원을다시생각하오니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