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록은 결국 소멸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랜만에재미있는소설읽었어요.

소설맛이확나던걸요.

두권으로된

필립로스의<미국의목가>

미국뉴저지유대인….190센티미터의잘생기고사업에성공한

전혀폭력이없으며친절하고좋은아빠남편그리고아들….

이세상모든사람이추구하는미덕을한몸에지닌전형적인신사…..

삶을들여다보는거죠.

양파대파마늘….등의양념에서벗어나

조선간장샘표간장소금등간에서벗어나

도서관가는길을걸으니사는것같았어요.

그전에는죽었느냐구요?아뇨.더잘살았죠.

얼마전에그사람이쓴에브리맨이란글도읽었어요.

영감을찾는사람은아마츄어이고우리는그냥일을하러간다…..”

인상적이었어요.

단순하면서도굉장히통찰력있는문장이죠.

점점수사적이거나지나치게비유적이거나

현란하거나모호한문장들이싫어져요.

단순하고명료하며소박한문장

해저물녘같아요.

작가는자신의일생을그런대로괜찮았다고자평을했더군요.

그러면서하는말

자신이가진것으로최선을다했다’..구요..

역시사소한문장처럼여겨지는데,,,,

잘생긴사람처럼돌아보게하죠.

이미인생의후반기에서있는데나는저런말을할수있을까,

소설을천박한장르라고이야기한평론가도있죠.

사람의모든것을디테일하게그릴수밖에없어서그럴거라는거죠.

신다벗어둔양말뒤집는것같은거라는…..

사람자체가그런다는이야기일수도있겠지요.

소설은겉을향하지않아요.

사람은누구나다보여주고싶은부분만보여주려고

아주단단히여미고사는데요..

소설은내면의바리케이드를사정없이파헤치는

좋은소설일수록아주힘이강한포크레인이죠.

스위드와아주대응적인인물로딸메리가등장을해요.

말을더듬는….머이유야여러가지가복합적으로작용해서

메리로인해이평화로운가정에금이가기시작하죠

해일이밀려오니

사람들은도무지어찌할바를모르는채헤매게되는,

소설속의여러가지복선도재미있지만

그들이지어내는알레고리는더흥미롭지만

그보다

메리는아주특이한케릭터예요.

메리의진화는

나는진화를생물체의변화보다

인격체의변화에사용해야된다고생각해요.

원숭이가사람이되었다는진화론은사실좀거시기하지않는가말이죠.

단편적으로

그렇다면왜지금의원숭이는사람이아닌거지?

부여박물관에서백제의토기를보았는데

세상에그토기들의무늬가얼마나아름다운지….

그기술이척박한오래전의백제금동대향로는얼마나아름답고섬세하든지

수많은기술이축적되며또축적되어가는이시대에도

만들기어려운작품이던걸요.

그런오래전의유물을대하면

인간은인간으로창조된거라는확신을갖게되죠.

차라리진화는한개인에게서이루어진다는것을,

메리는눈부신진화를보여줘요.

어린소녀너무나아빠를좋아해서

엄마에게처럼키스를해달라던어린소녀

그소녀는결국살인자가되고

나중에세명이나더죽이게되고

그러면서도혹시자신의숨에의해알지못하는벌레가죽을까봐

다떨어진스타킹으로얼굴을가리는자이나교도가되는,

자신이죽인사람들에대한죄의식도별로없이

그저잘사는사람들에대한증오로가득찬.

자신을사랑하는사람들에대한일말의애정도없는….

이들이무엇을사랑할수있을까요?

이념이라는무산의개념속에빠져서

누구의말도귀에들어오지않는,

지극히특이한진화물.

딸이라는이유만으로스위드는평생그딸을생각하죠.

(생각은사랑이에요)

딸로인해파생되어진숱한사건들

폭발하는화산처럼

흘러내리는마그마처럼

그의삶을침범해들어오는데도

그는아버지라는위치에서벗어나려고하지않아요.

아버지라는자신의자리를지키려는거죠.

미국의목가필립로스는

메리도그반대편의스위드도

그리고그들곁의어떤사람들도편들지않고

그저삶을기록해내요.

자그마한그러나무서우리만큼자신에게강한확증이있던

스위드의아버지도어느날죽고

가문은서서히몰락해가고

사랑하던아내는바람을피우고

(바람은사랑에대한소멸의기록이기도해요.)

암소목장도사위어가고

자신을영위하던스위드는하기그지없는사람이되죠,

어쩌면작가나독자는둘다아주교활한사람들일수도있어요.

자신의내면을보여주는대신

누군가의내면을대신들어내는거죠.

그러면서위로하고위로받는거예요.

이런사람도이러니우리는서로를유추할수있지않겠니.

혹은이해할수도있지않겠니.

그런면에서고통과독서는어느부분도긴개긴이기도해요.

생을알게하는방법론에서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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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기록은결국소멸에대한이야기이다.

뭔가를안다해서

혹은느낀다해서뭐별로달라질것도

없는삶이긴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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