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항산맥 천계산 ㅡ 노야정에도 노자는 없었다.
BY 푸나무 ON 3. 16, 2015
유무의존재가
혹은그차이가사라지는시대다.
가령지극히고요한곳…아주깊은동굴속….에서
‘그곳은너무고요해서아무소리가들리지않았다.’
라고적는다면거짓말은아니지만
그렇다고정확히맞는문장은아니다.
굳이과학쪽으로까지가서
사람이들을수있는한계치데시벨운운을하지않더라도
소리속에는분명유와무가혼재해있다.
소리(음악)의유무를
즉그간극을영리한존케이지가작곡했다.
이름하여<4분33초>
오케스트라가자리를잡고있고
지휘자가청중의박수를받으며등장한다.
그리고연주는시작되지만.
오케스트라의수많은악기는정지상태다.
즉아무도연주하지않는연주회다..
미세한소음이음악이되었을까?
울리지않는첼로를보며첼로소리를생각해냈을까?.
바이얼린을보며..
가장아름답게들였던바이얼린연주를
사람마다기억할것이다.
비올라….
그렇다.
누군가의기침이음악이되었을까?
옷깃스치는소리?
옆사람의듣도보도못한호흡이들려오며
그호흡의고저음을생각할지도모른다.
소리없는음악회에서
연주되지않는음악회에서
청중들은무수한자기만의연주를듣고있는것이다.
어쩌면연주되지않는음악이라
더욱
수많은음악이
연주되고
기억되고
창출되지않았을까?
4분33초가흐르고
연주는끝났다.
마에스트로는연주자들을일으켜세운다.
청중은박수를친다.
어쩌면이전까지도무지생각하거나연주할수없었던
아주기이한음악이연주된것이다.
천계산입구
무수히구불거리는길을차를타고올랐다.
그리고다시세계에서가장가파르다는
노야정가는케이블카를탔다.
형식적으로라도발밑에무슨그물이라도있으려나해서슬쩍봤는데
아무것도없었다.
다행히도살아서…ㅎ
바구니(가이드가케이블카를바구니라고했는데맘에들었다)에서내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