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독자 새각시 진에게

나비는꽃이쓴글씨

꽃이꽃에게보내는쪽지

나풀나풀떨어지는듯떠오르는

아슬한탈선의필적

저활자는단한줄인데

나는번번이놓쳐버려

처음부터읽고다시읽고

나비를정독하다,문득

문법밖에서율동하는필체

나비는아름다운비문임을깨닫는다

울퉁불퉁하게때로는결없이

다듬다가공중에서지워지는글씨

나비를천천히펴서읽고접을때

수줍게돋는푸른동사들

나비는꽃이읽는글씨

육필의경치를기웃거릴때

바람이훔쳐가는글씨//나비를읽는법/박지웅

오늘이삼월마지막날이구나.

카톡청첩장에서자주네사진을본다.

아까점심식사를하고호수공원을지나쳐오는데

빈지안갠지는갠지

그러니까시야에가득물기운이어려있는데

호수공원내의산수유가노랗게부유하듯피어나있었다.

하다못해저한그루산수유

봄을이해하려면상상력과추리력은필수고말고

가녀린습기에의해가지사라지고나무도사라지고

그렇지노오란꽃들만따로떠있었다.

봄의한생태가부유라는것을말해주는거지.

덩어리가아닌밀가루같은

아니발칸의향기아주사알짝스민코티분같은

그부드러움의향연이

눈에아주미세하게보이는것,

그게봄의순전한제증상이지.

봄이보다에서비롯되었다고하지.

보다는결국보이지않는것이보일때보게되는거라는이야기.

꽃도새순도부드러운훈풍도아지랑이도

없던것들이있게될때

보다봄이된거아닌가라고생각해본다는거지.

저시인도그렇다.

나비는꽃이쓴글씨란다.

꽃이꽃에게보내는쪽지

나풀나풀떨어지는듯떠오르는

아슬한탈선의필적이란다

는개덮힌공원의시춘목만봄일까

탈선의필적인나비만봄일까,

삼월마지막날.마지막이지닌초연함만봄일까

다가오는사월..꽃들의만개만봄일까….

사월그하루

아름다운제주에서평생의약속을하며

새로운시작을만방에고하는네가

오늘내겐가장크고아름다운봄처럼여겨지는구나.

아줌마글을보며처음엔남잔줄알았어요.

나도나중에늙어가면서아줌마처럼…..눍어가고싶어요.“

얼마나고마운이야긴지..

내글을즐겨찾기해놓고자주들여다본다는너.

오년된우정과사랑이결합된남친의부모님이

사회적으로우월하셔서

나에게좋은환경과넘치게사랑을부어주시던

내사랑엄마가…..한숨을포옥내쉰다는

그때넌취업준비생이고

네남친은이미좋은직장에다니고있음에도불구하고

그런것은아무런문제가아니라는

자신이있으니

그러더니결국수많은사람들의염원인

공무원시험에합격했고

이제결혼을한다는…..

바야흐로봄이구나

삼월의끝날이어도봄이고

내일사월이시작되어도봄이지

그런데봄만계속된다면봄이과연특별할까

봄은봄이라서특별한게아니고

여름때문에가을때문에겨울때문에특별해지는거지.

봄의어여쁜신부….진아.

사월의어느날순백의드레스를입고

새로운삶의시작을….

어쩌면시작보다는약속의의미가더많고큰,

신부가되는수진아.

봄에도잘살고

여름에도잘살고

가을에도잘살고

겨울에도잘살기바란다.

계절이여미고있는인생의다양함을잘응시하는

지혜로운신부….에서

지혜로운아내….

지혜로운엄마가되길….

제주도라마다프라자호텔까지갈수없을것같아서

바다가가로막혀

축하의글로참석을대신한다.

일러스트이철원

13 Comments

  1. trio

    2015년 3월 31일 at 3:58 오후

    꽃처럼,나비처럼,예쁘게정감어린
    결혼축하편지…
    이런편지받아보고싶네요.ㅎ
    그럼또시집가야하는것인가?ㅎㅎㅎ
       

  2. J cash

    2015년 3월 31일 at 4:10 오후

    댓글달려다가..눈에뛴윗글읽고웃느라고..
    자일단웃고~으하하~
    못말리는’누구’시군요~하하

    웃기만하고댓글그만둡니다…하하하

    사실은
    4월이되면산수유구경가서막걸리나한잔?어케생각하시는지
    물어보려다가…으하하~
    또사실은
    수진이란신부에게멘토하나는잘뒀다고쓰려다가…으하하~   

  3. 2015년 3월 31일 at 4:25 오후

    제주도에서는혼례때여러날동네잔치한다는데요.
    수진님은잔치잔치~
    외로운밥은그냥잔치국수나한사발이ㅎㅎㅎ
    4월의아름다운신부님행복하세요!^^   

  4. J cash

    2015년 3월 31일 at 4:28 오후

    다시정신차리고…
    맞어요
    어디서읽었는데…?하다가엮인글을보니
    벌써일년반전글이었군요
    수진씨..는이상하고수진양!!
    푸나무팬인저도
    결혼축하합니다~!!!
    잘사세요~
    옛날에…신혼부부들이조그만집이라도사려고궁리하는모습이
    참아름답다고생각한적이있어요
    왜냐하면저는처음부터부모님돈으로
    여의도아파트분양받아서신혼생활시작한
    기분나쁜놈이었거든요…하하
    (푸님….남의집에와서어지럽혀미안합니다…@#???)   

  5. 선화

    2015년 3월 31일 at 11:33 오후

    먼저엮인글의"그녀"를읽어보고왔습니다

    새신랑은장가를잘가는군요…ㅎ

    저도저런며늘을보고싶어요평범한가정에서자라고
    고운마음결을지니되어디서나자신감이있고당당한그런
    수진씨는매사에현명할듯요~^^

    근데제주에서결혼식을하다니요?제주남자인가요?(궁금)

    마음씀이가득한푸님의편지는수진씨에게큰선물일듯합니다   

  6. 푸나무

    2015년 4월 1일 at 12:12 오전

    트리오님
    시집은…..또가시면번거롭고
    새로조율하시려면넘힘드니
    그냥사시고ㅎㅎ
    뭔가…특별한일
    가령사진전시회를하신다던가하면
    편지써드릴께요.ㅋㅋ   

  7. 푸나무

    2015년 4월 1일 at 12:15 오전

    수진이는결혼사진첩에서정말예쁘더군요.
    갸름하고날씬하고
    단아하기조차….
    거기다너그럽고지혜로워보였어요.

    근데미인사모님이시라
    미인따님두두신거니
    여의도아파트분양정도는당연하신거아닌가요?
    아하,박사님도미남이시라구요?ㅎㅎ   

  8. 푸나무

    2015년 4월 1일 at 12:19 오전

    밥님…저두잔치국수좋아해요.
    저두가끔외롭구요
    그러니
    우리잔치국수…
    한그릇같이먹읍시다요.ㅎ   

  9. 푸나무

    2015년 4월 1일 at 12:21 오전

    신랑두엄청호남훈남형이더군요.
    맞아요.
    수진이는아주당당한현대여성이에요.
    그러면서도엄마의마음을깊이헤아리는지혜로운….
    그러고보니나두수진이같은며느리맞고싶네요.

    왜제주도에서결혼을하는지는모르겠어요.
    물어보고가르쳐드릴께요.ㅎ   

  10. 박수진

    2015년 4월 1일 at 1:30 오전

    새각시진.마음에들어요
    정성어린축하편지읽을수록자꾸웃음나요좋아서ㅎㅎ
    자랑하고싶은데아껴두기로하고맘속에소중히간직하는걸로
    결혼축하해주신푸아줌마친구분들고맙습니다^^   

  11. 벤자민

    2015년 4월 1일 at 6:09 오전

    부러운글입네다

    봄여름가을겨울다잘살아라
    그럼봄과가을이분명치않은곳에사는사람은?ㅋㅋ
    팬을거느리고사시는우리푸나무님
    부럽습니다

    참제가노래방에가면
    즐겨부르는노래!!
    바다가육지라면~~~

    전너무멀지요ㅎㅎ   

  12. 좋은날

    2015년 4월 1일 at 12:05 오후

    저도둘째넘청첩을내면서예식장용식상한문구가싫어
    내가문장을지어보냈더니만
    며늘아기도대찬성으로청첩을박았지뭡니까.

    남과같은평범과허예식을과감히혁신차원으로접근하는데
    주례문제만사돈과이견이지나머지는잘돼갑니다.

    나는주례없이양가아부지들이각자아이들에게해주고픈말을
    주례석에서하자는제안에사돈은그래도..하면서
    주례를세우누만요,

    참반듯한편지에
    새각시가물씬감동을하겠습니다.

       

  13. 김성희

    2015년 4월 3일 at 12:45 오전

    수진씨가부럽당!!!,,ㅎ
    이런멋진축복속에결혼을하니,,것두사월의신부가되어,,
    울아들은언제결혼하려나…
    지난토요일녀석의친구결혼식에서축가불렀는데,,
    10월의어느날,,,이아니라3월이니3월의어느날이라고..
    친구결혼식축가만부르러다닐께아니라
    너도빨리결혼해야지?했더니
    결혼할능력이안돼요!!!,,,오포시대라구요!!!,,
    당분간은결혼은생각지도못해요,,
    웃고말았지만긴여운이남더군요,,ㅠ,ㅠ,ㅠ
    능력없는부모인걸실감하면서^^*
    4월이예요,,,푸님!!
    사이먼과가펑클의aprilcomeshewill을들으면,
    흔적을남깁니다,,ㅎㅎ
    행복한사월이되시길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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